국힘 지도부, ‘한동훈 무시’ 현명하다

고하승 / gohs@siminilbo.co.kr / 기사승인 : 2026-02-09 13:58:5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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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필 고하승



국민의힘에서 제명당한 한동훈 전 대표가 지난 주말 1만5000명이 운집한 대규모 토크콘서트를 열고 세를 과시하면서 "극단주의 장사꾼"이라는 등 현 지도부를 겨냥한 험한 발언을 쏟아냈다.


하지만 국민의힘 지도부는 ‘그러거나 말거나’다. 당적도 없는 사람의 말에 일희일비할 필요가 없다는 태도다.


아주 현명한 처신이다.


어차피 가만두면 제풀에 꺾일 것이고 국민에게는 곧 잊힐 존재이기 때문이다. 거기에 끌려 들어갈 필요가 없다.


사실 6.3 지방선거를 앞두고 전직 당 대표가 사람들을 불러 모아 세 과시를 하면서 현 지도부를 공격하는 것은 지방선거 출마자 예정자들 가슴에 못을 박는 짓으로 해선 안 되는 일이었다.


한동훈 전 대표는 그걸 ‘묘수’로 생각했는지 모르지만 많은 사람을 적으로 돌려놓았다는 점에서 그건 ‘자충수’일 뿐이다.


사실 그가 토크콘서트를 연다고 할 때는 그 자리에서 어떤 메시지를 내놓을지 관심이 컸다.


그런데 실망이다. 그의 메시지는 고작 "제풀에 꺾여 그만둘 거라는 기대 말라"라는 게 전부였다.


아마도 정치를 그만두지 않겠다는 말을 뭔가 멋져 보이게 하려다 보니 그렇게 말한 것 같은데, 그러면 구체적인 방안을 제시해야 하는 것 아니겠는가.


그런데 아무것도 없다. 그만두지 않겠다는 분노만 표출했을 뿐, 그래서 나가서 신당을 차리겠다거나 이번에 국회의원 재·보궐선거에 무소속으로 출마하겠다거나, 그것도 아니면 다른 당에 입당하겠다는 등 자신이 나아갈 방향을 제시해야 하는데 그게 없다.


그는 “행동하는 다수의 역전승을 시작하자”라는 말도 했다.


아마도 그는 국민의힘을 자신이 다시 장악하겠다는 생각을 지닌 것 같다.


그런데 이미 한동훈 계는 국민의힘에서 ‘다수’가 아니다.


다수가 될 기회를 스스로 걷어차 버렸다. 처음 당원 게시판 논란으로 징계 이야기가 나올 때만 해도 당 안팎에선 동정론이 우세했다.


한동훈 전 대표가 잘못한 것은 맞지만 그렇다고 제명까지 하는 것은 너무했다는 것이다.


그런데 장동혁 대표가 단식할 때 모든 당내 인사들이 그를 찾아 격려했음에도 한 전 대표는 그의 단식 농성장을 단 한 번도 방문하지 않았다. 마치 고개를 뻣뻣하게 치켜든 것 같은 그의 모습에 동정론은 일시에 사라지고 제명은 불가피하다는 쪽으로 여론은 급격하게 기울고 말았다. 이런 상황에서 어떻게 ‘역전승’을 한다는 것인가.


그 방법도 제시하지 않았다.


국민 혹은 당원에게 전하는 메시지는 멋있는 말을 하는 것이 아니라 구체성이 있어야 한다.


그래야 조직을 규합할 수도 있고 그 세를 불릴 수도 있다.


그런데 그런 게 전혀 없다. 돈이나 벌어보자는 속셈에서 토크콘서트를 개최한 게 아니라면 이런 콘서트를 왜 했는지 고개를 갸웃거릴 수밖에 없다.


장담한다. 이런 식이면 한동훈에게는 적어도 국민의힘에선 ‘별의 순간’이 다가오지 않는다.


그러니 나가시라. 신당을 창당하든 다른 당에 입당하든 개의치 않겠다.


그게 아니라 국민의힘으로 다시 돌아오고 싶다면 입을 닫고 기다리시라.


지방선거를 앞둔 시점인 만큼 당 지도부 공격도 삼가시라. 비난하고 싶으면 선거 이후에 해도 된다.


지금은 당이 결집하고 그 힘을 바탕으로 중도층으로 외연 확장에 나서야 할 때다.


장동혁 대표를 중심으로 하는 현 지도부도 이제 한동훈 논란에서 벗어나 외연 확장에 힘쓰는 모습을 보여야 한다.


선거는 언제나 그렇듯 양극단의 지지층이 아니라 관망하고 저울질하다가 막판에 마음을 움직이는 중도층에 의해 승패가 결정되는 까닭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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