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재명, 자신이 키운 ‘개딸’에 부메랑 맞나

전용혁 기자 / dra@siminilbo.co.kr / 기사승인 : 2023-03-27 14:13: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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거듭된 자제 촉구에도 통제 안 되는 ‘계륵’

[시민일보 = 전용혁 기자]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가 지지자들을 향해 내부 분열을 조장하지 말아 달라고 거듭 요청하고 있지만, 지지자들의 극단적 행동은 날이 갈수록 더욱 거세지는 양상이다.


정치권 관계자는 27일 “과거 극성 ‘문파’를 ‘양념’이라고 부르며 옹호했던 문재인 전 대통령에 이어 이재명 대표 역시 개딸의 당내 목소리를 과도하게 키워줬다”라며 “이 대표가 부메랑을 맞은 셈”이라고 했다.


실제로 이 대표는 지난 21일 당내 의원 모임인 ‘민주평화국민연대’ 간담회에서 “요즘은 나에게도 여러분들이 받는 항의 전화가 온다. 나보고 ‘원래 이재명은 사이다였는데 이젠 변했다’며 손절하겠다 하더라”라고 말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 대표 강성 지지층인 ‘개딸’들의 당내 의원들을 향한 전화와 문자메시지 공격이 논란이 되는 것과 관련해 “요즘 나도 당한다”고 고충을 토로한 것. 이 대표가 자신에 대한 체포동의안 부결 이후 연일 개딸들을 향해 ‘내부공격 자제’를 촉구하고 있지만, 어느덧 이 대표조차 통제할 수 없는 수준으로 넘어섰다는 지적이 나온다.


앞서 비명계 이원욱·박용진 의원 등은 민주당 의원 텔레그램 방에 이 대표 지지자가 사무실에 찾아온다며 “너무한 것 아니냐, 지도부가 막아달라”고 요구했다.


이 의원은 페이스북에 “이제 개딸에 대한 분노조차 아깝다는 생각이 밀려온다”며 “(집회 공지에 쓰인) 제 사진이 악한 이미지로 조작됐다. 악마가 필요했나”라고 썼다.


박용진 의원도 페이스북에 자신의 지역구사무실 앞에서 ‘주인을 무는 개는 더 이상 애완견이 아니다’라는 피켓을 들고 있는 지지자 사진을 올린 뒤 “이런 행동이 당의 총선 승리에 도움이 되느냐. 자기만족적 행동으로 민주당과 이 대표를 이용하는 것 아니냐”고 비판했다.


그러면서 “개딸과 헤어질 결심을 해야 한다”고 압박했다.


이에 이 대표는 지난 25일 페이스북에 “조작된 이미지까지 동원한 내부 공격, 민주당원이라면 이재명의 동지라면 멈추고 제지해달라”고 적었다. 비이재명(비명)계 이원욱 의원을 엄호하면서는 “이 의원 지역사무실 앞에서 집회가 있었다고 합니다. 사는 아파트 단지 입구에서 1인 피켓시위도 계속되고 있다고 합니다”라며 “진짜 우리 지지자들일까, 민주당원일까에 대해 의심이 든다”고도 했다.


이 대표가 개딸들에게 내부공격 중단을 당부한 것은 이달 들어서만 5번째다. 지난달 자신의 체포동의안 표결 부결 이틀 뒤 당 회의에서 처음 공격 자제령을 내린 데에 이어 이달 14일엔 당사에서 당원들을 직접 만나 자제를 호소했다. 페이스북에도 4일과 15일, 25일 세 차례 관련 메시지를 낸 바 있다.


하지만 개딸들의 공세는 그치지 않았다.


한 지지자 커뮤니티에는 “화합을 위해 왜 한쪽만 참아야 하느냐, 이원욱에게도 도 넘은 발언은 자중하라고 해야 한다”는 글이 올라왔다. 일부는 내년도 총선 당내 경선까지 거론하며 “그때가 쟤네(비명계) 모가지 날아가는 순간”이라고 언급하기도 했다. 민주당 권리당원 게시판에는 “박용진 공천 절대 불가” “이원욱이라는 자를 제명해야 한다”라는 글이 쏟아졌다.


민주당의 한 중진 의원은 “개딸은 이제 이재명에게 통제가 안되는 ‘계륵’이 된 것”이라고 했다.


이런가운데 국민의힘은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를 겨냥, "개딸들과의 결별은커녕 개딸들을 이용해 정치적 목적을 이루려고 한다"고 비꼬았다.


국민의힘 김예령 대변인은 논평에서 “과거 민주당은 개딸과 절연할 기회가 있었지만, 이 대표는 오히려 개딸의 대활약을 내심 반기면서 방조하고 격려하기까지 했다”며 “이 대표가 ‘중재자 코스프레’만 하고 있을 뿐”이라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이재명 대표로 인해 민주당의 시계는 거듭 거꾸로 흐르고 있다"고 지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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