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극단적 팬덤 정치, 굉장히 위험…지지자에게만 호소 안 돼”
정청래 “제일 멍청한 정치인이 강력 지지하는 사람과 싸워”
[시민일보 = 이영란 기자] 정청래 더불어민주당 최고위원이 11일 “제일 멍청한 정치인은 지지자와 싸우는 것”이라며 전날 토론회에서 “극단적 팬덤 정치는 한국 민주주의에 굉장히 위험하다”고 목소리를 높인 비명계를 성토했다.
정 최고위원은 이날 KBS 라디오 인터뷰에서 “선거 때 되면 부지깽이들 다 필요하다고 그러는데 민주당을 강력하게 지지하는 사람들과 척지고 적이 되면 선거를 어떻게 치르냐”면서 이 같이 지적했다.
그러면서 “정치인은 대중의 이슈를 대중의 언어로 대중에게 직접 말하라는 게 있다”며 “그리고 유명한 정치인은 안티가 양산되고, 훌륭한 정치인은 안티를 관리하며, 위대한 정치인은 안티를 활용한다. 그래서 대통령이 된다”고 주장했다.
이어 “유권자와 정치인이 싸우면 정치인은 무조건 손해 보게 돼 있다”며 “그래서 지지자들을 향해 이런 모욕적 언사는 자제해 주시기 바란다”고 강조했다.
앞서 전날 이낙연계 싱크탱크인 ‘연대와 공생’은 국회에서 ‘정치공황의 시대, 우리는 어디로 가야 하는가’를 주제로 토론회를 열었다. 지난 8일 이낙연 전 민주당 대표가 장인상 때문에 일시 귀국한 가운데 열린 이날 토론회에는 김철민 윤영찬 의원과 신경민 전 의원 등 친이낙연계 뿐 아니라 박용진 조응천 의원 등 비명계 의원이 참석해 눈길을 끌었다.
특히 팬덤정치와 정치적 양극화 문제 등이 주요 논의 주제로 다뤄졌는데 이재명 대표의 강성 지지층인 '개딸'들은 물론 지난 대선 패배 이후 이들과의 접점을 의도적으로 늘리면서 테러행태를 사실상 방관한 이 대표 등이 표적이 됐다.
토론회를 주최한 친문계 홍영표 의원은 개회사에서부터 도널드 트럼프 전 미국 대통령의 극단적 지지자들이 선거 패배 후 미국 의회를 점거했던 사건을 언급하면서 “‘태극기’와 ‘개딸’로 상징되는 극단적인 팬덤정치가 우리 한국의 민주주의 현주소”라며 “굉장히 위험한 상황”이라고 진단했다.
토론에 나선 신경민 전 의원도 “2월 이 대표의 체포동의안 표결 이후 ‘수박’(겉은 민주당, 속은 국민의힘이란 뜻의 은어) 리스트가 돌아다녔는데 나는 현역 (의원)도 아닌데 리스트에 있더라”며 “정치 팬덤이 가짜뉴스를 제공하는 ‘무당급 유튜브’와 정치 지도자들이 결합한 것”이라고 개딸들을 겨냥했다.
특히 “결국 무당이 여야 지도자들과 긴밀하게 결합해 당헌·당규, 공천, 국가 정책까지 주무르고 있다. 이들에게 나라를 맡길 수 없다”며 “자기 지지자들에게만 호소하는 정치를 해선 안 된다”고 우회적으로 이대표를 질책했다.
내년 총선 승리를 위해 민주당의 ‘입법 폭주’ 등 문제점을 해결해야 한다는 자성의 목소리도 나왔다.
조응천 의원은 “우리가 다음 총선에서 절대 압도적인 승리를 해야 한다, 아니면 궤멸적 타격을 입을 것이라고 말하지 않느냐”며 “압도적 승리를 한 다음에 어떻게 할 것인지, (그때도) 계속 이 의석수를 바탕으로 자랑, 근육 자랑을 더 하겠다는 취지라면 (승리 필요성에) 국민도 동의하지 않을 것”이라고 했다.
김철민 의원도 “여야가 공생과 상생을 했으면 좋겠다는 것이 국민의 요구인 것 같은데 제 눈엔 전혀 이뤄지지 않는 것 같다”며 “민주당 내에서만이라도 정당의 민주화와 사당 방지 등이 이뤄졌으면 한다”고 말했다.
[저작권자ⓒ 시민일보. 무단전재-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