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철수 "金, 전권 준다더니...보여주기식 봉합 아닌지"
[시민일보 = 이영란 기자] 내년 총선을 앞두고 당 주류 인사의 희생 문제를 놓고 평행선을 달리던 국민의힘 김기현 대표와 인요한 혁신위원장이 전격 회동에 나선 성과를 두고 당내의 해석이 온도 차를 보이고 있어 주목된다.
김병민 최고위원은 "(회동 직후) 인요한 위원장이 "김기현 대표의 희생과 혁신 의지를 확인했다"고 언급한 메시지에 나름 대로 답이 실려있다고 생각했다"고 의미를 부여했다.
이날 오전 mbc라디오에 출연한 김 최고위원은 "(인 위원장으로선)결국 김기현 대표가 어떤 희생의 의지를 갖고 있느냐가 중요했을 텐데 그 내용들이 충분히 설득됐기 때문에 아마 '희생과 혁신 의지를 확인했다'라는 메시지가 낸 게 아닐까 생각한다"면서 이같이 강조했다.
그러면서 "그동안 혁신위가 내세웠던 '안'들에 대해 지도부가 배척하고 역행하는 게 아니냐, 하는 모습들이 있었고 (특히) 김기현 대표가 울산 지역구를 찾아 의정보고를 하면서 희생에 대한 김 대표의 진정성을 믿지 못하는 상태가 돼 버렸다"고 현 상황 배경을 설명했다.
특히 김 최고위원은 '지금 타이밍에 구체적으로 밝힐 수는 없지만 김 대표가 혁신위의 불출마 또는 험지출마 요구를 어느 시점에 가면 수락한다는 해석이냐'는 진행자 질문에 "저는 충분히 그렇게 해석할 수 있다고 본다"고 강조했다.
이어 그는 "지도부에서는 (혁신안 실행이 지연되는 이유에 대해) 두 가지를 얘기한다, 지금 당장 가장 중요한 카드를 먼저 소진할 수 없다는 '타이밍' 문제, 지도부의 의결 사안이 아닌 만큼 공천관리위원회로 넘겨야 하는 절차와 프로세스 문제"라며 "그런 내용들이 인 위원장에게 잘 전달됐을 가능성이 높기 때문에 (혁신위가) 희생과 혁신 의지를 확인했다고 나오지 그게 없으면 저런 메시지가 나오겠냐"고 낙관했다.
그러면서 김 전 대표에 대해 "가장 중요한 순간에 당과 그리고 윤석열 정부 성공을 위한 희생 의지를 분명히 밝힐거라고 생각한다"고 전망했다.
반면 안철수 의원은 "너무 짧았다"며 인위원장과 김 대표의 '20분 회동' 시간을 문제 삼으면서 "그동안 여러 가지 고민하고 쌓였던 현안들을 제대로 해결할 수 있었을까, 단순히 보여주기식 봉합은 아닌가 이런 게 많이 걱정됐다"고 지적했다.
안 의원은 이날 SBS라디오에서 "혁신위원들은 정치적인 욕심보다는 당을 살리기 위해 헌신하러 들어오신 분들인데 전적으로 거부당했지 않냐, 김기현 대표가 전권을 주겠다고 약속하고 전권이 아니라 무권(을 줬다)"고 날을 세우면서 이같이 강조했다.
이어 그는 "(김 대표와 인 위원장이 20분 회동했는데) 그런 짧은 시간 내에 해결할 수 있었을까"라며 "그 타협안이 과연 국민들께서 받아들일 수 있는 정도일지 그게 걱정이 된다"고 거듭 우려를 표명했다.
특히 그는 '긴 호흡으로 지켜봐달라'는 김 대표 언급과 관련해 "호흡이 길면 숨 넘어 간다"며 "모든 건은 정치인의 눈이 아니고 국민의 눈높이로 봐야 되는 것 아니겠냐"고 강조했다.
그는 "사실은 이 혁신위가 생긴 배경 자체가 강서구청장 선거에서 정말 엄청난 차이로 참패를 했기 때문에 그것을 제대로 고쳐달라 그런 뜻에서 전권을 주겠다고 한 것"이라며 "그렇다면 좀 속도가 빠르게, 받아들일 수 있는 점들은 받아들이고 (혁신안에 대해 김 대표가) 분명하게 입장을 내야한다"고 강조했다.
그러면서 "조직을 이끌고 있는 리더는 솔선수범하고 희생을 할 때만 힘을 갖는다"며 "그렇지 않고 개인적인 이익을 챙기면 힘이 없어지고 조직은 제대로 돌아갈 수가 없게 된다"고 주장했다.
앞서 김기현 대표와 인요한 위원장은 전날 오후 5시 국회 국민의힘 대표실에서 20여 분간 비공개 회동했다.
박정하 수석대변인은 회동 직후 "'지도부의 혁신 의지를 믿고 맡겨 달라'는 김 대표 발언에 인 위원장이 '오늘 만남을 통해 김 대표의 희생과 혁신에 대한 의지를 확인했다'고 화답했다"고 전했다.
실제 김 대표는 “혁신위 안건은 혁신과 총선 승리에 도움이 될 거로 확신한다. (인 위원장의) 공천관리위원장 제안은 혁신을 성공시키기 위한 충정에서 한 말이라는 데 충분히 공감한다”면서도 “최고위에서 의결할 수 있는 사안이 있고, 전략적으로 선택해야 할 일들이 있어서 지금 바로 수용하지 못하는 점은 이해해 달라”고 인 위원장의 양해를 구했다.
이에 인 위원장은 “혁신위가 절반의 성과를 만들어냈다면 나머지 절반의 성공은 당이 이뤄줄 거로 기대한다”면서 “이번 일을 하면서 많이 배웠다”고 한 것으로 알려졌다.
한편 혁신위는 이날 혁신안을 최고위에 넘기는 대신 논의를 거쳐 11일 최고위에 혁신안을 종합 보고하기로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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