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당 조강특위 오디션 석연치 않다

이영란 기자 / joy@siminilbo.co.kr / 기사승인 : 2019-01-14 16:44:1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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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경훈 “심사위원 선정기준 절차 공개하라”...김용태 ‘농간’ 있었나?
"한국당 오디션, 유튜브 농락의혹 해명하라"


[시민일보=이영란 기자] 자유한국당 조직강화특위가 최근 공개 오디션 방식으로 당협위원장을 선출해 이목을 끌었으나 불투명한 심사 과정 등에 대한 참석자들의 불만이 제기되면서 논란이 일고 있다. 특히 당협 위원장 공모 과정에 개입한 것으로 알려진 김용태 조강특위위원장 등의 석연치 않은 행적을 두고도 뒷말이 무성한 상황이다.

실제 최근 해당 오디션을 통해 서울 양천을 당협 조직위원장 공모에 신청했던 오경훈(55) 전 의원은 14일 <조직강화특위에 보내는 공개 석명 요구서> 제하의 성명서를 통해 "이번 공개 오디션 과정에서 제기되는 ‘유튜브 농락 의혹’에 대해 명확히 해명하라"면서 우선 투명한 투표 결과 공개를 요구했다.

오 전 의원에 따르면 총 2명이 참여한 양천을 오디션의 경우, 1차 투표결과는 72 대 72로 동점이었으나 이후 조강특위 심사위원 구수회의로 1분 추가발언에 대한 재투표가 결정했고 그 결과 78 대 63으로 오 전 의원이 패했다.

당시 오 전 의원의 상대는 김용태 의원의 고등학교 4년 후배로 알려진 40대 변호사 출신 손영택(47)씨였다.

오 전 의원은 “당 사무처가 총합산점수만 보여주고 ‘그렇게 알아라’는 식으로 강변했다"면서 “도대체 그 몇 분 사이에 (심사위원들이) 얼마나 큰 심경 변화가 있어 갑자기 그런 큰 차이의 투표 결과가 나왔는지, 1차와 2차 투표 사이의 변화과정을 명확히 공개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특히 4명 심사위원들의 개별 점수 공개를 요구하면서 “배심원단 50명 선정기준과 절차도 밝히라"고 촉구했다.

실제 심사위원 60%, 배심원단 40%를 100점 만점으로 환산하는 당협위원장 선정 배점구조 상 각각 15점씩의 채점 권한을 갖고 있는 4명의 조강특위 심사위원들 의중에 따라 당락이 좌우될 수 있다는 지적이다.

50명 배심원들에게 주어진 배점권은 0.8점에 불과했다.

이에 대해 오 전 의원은 "조강특위가 이번 공개 오디션 방식을 ‘당원들의 직접 선택’이라고 의미 부여했지만, 실제로는 4명 심사위원들이 압도적으로 영향력을 행사하는 방식일 뿐"이라면서 “무엇보다 지역 당원협의회의 운영을 책임질 ‘당협 운영위원장’을 뽑는 건데 해당 지역 당원 의사가 전혀 반영되지 않았고 한국당 당규도 위반했다"고 주장했다.

울산 울주군 당협위원장 공모에 참석했다 고배를 마신 장능인 전 비대위원도 무기명으로 처리된 심사위원 채점결과 등에 대해 " 책임성 강화와 투명성 차원에서 심사위원 실명제가 필요하다"며 문제를 제기했다.

장 전 비대위원은 "배심원은 50명이 40%인데 비해 조강특위는 4명이 60%으로 조강특위 위원 한 명이 100점 만점에 15점을 행사할 수 있기 때문에, 몇 점 차이로 결과가 달라진다"며 "재심이 없다는 전제하에 조강특위 위원 1인에 의해 결과가 완전히 바뀔 수 있는 불안정한 시스템일 수 밖에 없다"고 지적하면서 보완을 요구했다.

특히 "배심원 점수와 조강특위 일부 위원의 점수가 크게 다를 경우 해당 지역구의 총의를 살릴 수 있는 방안을 다시 논의하거나 안정된 시스템 구축을 위해 관련 사항을 기록해 둘 필요가 있다"고 지적했다.

주중 대사를 지냈던 권영세(60) 전 의원의 경우는 더 황당하다는 지적이다.

당초 당협위원장 공모에 관심이 없던 그에게 추가 신청하라는 김용태 조강특위 위원장 전화를 받고 용산지역 오디션에 참여했다 황춘자(66) 전 당협위원장에 낙방한 권 전 의원은 "‘명예’를 사기 당했다"고 분노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실제 권 의원은 최근 SNS를 통해 “제가 금전사기를 당해본 일은 없지만 새해 벽두부터 ‘명예사기’를 당하고 보니 매우 쓰라리다"고 심경을 밝혔다.

이어 “(김 위원장 때문에) 졸지에 하이에나 같은 전형적인 ‘정치꾼’이 되었다"면서 "원래 금전사기에서도 마지막 생계수단을 잃은 사람이 더 황망하듯이 저도 이제 얼마 남지 않은 ‘명예자산’을 탈탈 털려버리고 나니 답답~하다"고 적었다.

업무상 필리핀에 머물고 있다가 당내 모 인사의 전화 권유로 서울 강남을 공모 오디션에 나섰던 이수원 전 국무총리실 정무운영비서관 역시 김용태 의원과 함께 바른정당에서 복당한 정치 스타트업 대표 정원석 씨에 패배한 이후 “뒤통수를 맞았다”며 비분강개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특히 이번 오디션을 통해 경남 밀양ㆍ의령ㆍ함안ㆍ창녕 지역구 조직위원장에 선정된 조해진 전 의원의 경우, 복당처리가 되지도 않은 상태였다는 지적이다. 조 전 의원 역시 탄핵 당시 김용태 의원과 함께 바른정당에 합류했던 인사다.

당 관계자는 "이번 공개오디션을 놓고 새얼굴 약진이니 세대교체니 자화자찬하고 있지만 원칙도 없이 진행된 조악한 밀실 운영으로 지탄을 받고 있다"며 "빛좋은 개살구"라고 직격했다.

특히 이 관계자는 "김용태 사무총장이 석연치 않은 행적이 곳곳에서 잡음을 만들어내고 있는 상황도 심상치 않다"며 "무엇보다 이번 결정이 총선 출마를 보장하는 게 아닌만큼 정상적인 경쟁 기회가 다시 주어지게 될 것"이라고 주장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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