97년 IMF 외환위기 이후 선진금융 노하우를 지닌 외국계 은행 출신의 젊은 전문가의 영입으로 시작된 ‘젊은 은행’이 되기 위한 움직임이 이제 관행으로 자리 잡은 느낌이다. 얼마 전 차기 조흥은행장 후보에 40대의 홍석주 상무가 만장일치로 내정되면서 금융권에서는 놀라움과 우려를 함께 보냈다.
40대 은행장이 탄생한 것은 놀라운 일이지만 과연 수많은 선배들을 이끌고 은행을 제대로 경영해 나갈 수 있겠냐는 것이다. 하지만 이와 같은 우려는 곧 기우일 수 있다. 사실 따지고 보면 40대 은행장은 이번이 처음은 아니기 때문이다.
지난해 한미은행장으로 선출된 하영구(49)씨가 있기 때문이다. 하영구 행장이 외국계 은행 출신의 젊은 리더였다면 홍석주 조흥은행장 내정자는 조흥은행 출신이라는 것이 다른 점이다.
현재 홍석주 조흥은행장 내정자를 포함해 한미, 제일은행 등 시중은행장들의 평균 연령이 54.4세라는 조사결과가 나왔다.
지난 95년 당시 15개 시중은행장의 평균 연령의 59.9세보다 5살이나 젊어진 것이다. 최고 경영자를 내부 승진이 아니라 다른 곳에서 모셔오는 것도 특징으로 자리 잡았다.
홍석주 조흥은행장 내정자와 이인호(59) 신한은행장, 김승유(59) 하나은행장을 제외한 나머지 은행장들은 타행출신자로 `이방인’들이다. 김정태(55) 국민은행장은 동원증권 출신이고, 김종찬(55) 기업은행장은 금감원 부원장 출신이다.
이러한 변화는 시대변화에 빠르게 적응할 수 있고, 참신한 아이디어로 시장경쟁력을 높이는데 큰 역할을 할 수 있을 것으로 본다.
다만 전통적으로 안전성과 보수성이 중시돼 왔던 은행권 특성상 젊은 피 수혈에만 급급하지 말고 오랜 경륜에도 귀를 기울여 주는 여유도 필요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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