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해 한양대 수시모집 발명특허등록자 전형으로 전자전기컴퓨터공학부에 합격한 김오영(43·사진)씨.
이번 합격자중 최고령인 김씨는 요즘 내년 3월부터 03학번 ‘친구’들과 함께 대학생이 된다는 생각에 들뜬 마음으로 회사에 출근하고 있다.
김씨는 지난 2000년 2월에 설립, 지금은 박사 연구원 등 8명의 연구진과 30여명의 생산직 사원이 일하는 전자부품 회사를 경영하는 어엿한 사장님이다.
중학교를 졸업한 학력이 전부인 그는 그러나 학업의 꿈을 포기할 수 없었다.
지난 58년 경기도 강화의 한 시골집에서 5남매중 둘째로 태어난 그는 수재였던 형을 위해 중학교 졸업후 학업을 포기하고 노점상을 하시는 부모님과 함께 집안의 생계를 이끌었다.
기술훈련원에서 2년간 기술을 익힌 뒤 용산에서 오디오를 조립하던 김씨는 몇해 뒤 고속버스회사로 일자리를 옮겨 자동차 전자부품을 도맡아 손보면서 실력을 인정 받았다.
이후 김씨는 한 회사에서 19년간 근속하는 동안 큰형이 서울대를 졸업하고 행정고시도 합격해 주위의 부러움을 한몸에 받으며 특허청에서 근무하는 것을 바라보며 분발을 다짐했다.
일과가 끝나면 도서관에서 책을 붙잡고 독학을 해온 그는 지난 99년 자동차 통합제어장치를 발명해 지난해 국내특허를 획득하고 미국 등 해외 10여개국에도 특허 출원했다.
김씨가 발명한 장치는 70여개에 달하는 자동차 내의 컨트롤러를 소프트웨어로 대체하고 배선부분에서 선을 없앤 디지털방식의 자동차 통합제어장치다.
이 외에도 10여건의 특허를 출원했지만 매번 ‘중졸자’의 특허안에는 신뢰를 보내지 않는 사람들 앞에서 ‘학력의 벽’을 절감한 김씨는 대학 진학을 결심했고 고등학교 3학년인 딸 유라(17)양과 함께 수능 준비를 해왔다.
학기가 시작되면 회사는 전문경영인에게 맡기고 공부에 전념해 박사학위까지 도전하고 싶다는 김씨는 청소년문화센터를 세워 도전정신을 청소년들에게 심어주겠다는 또 다른 꿈을 꾸고 있다.
/ 연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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