민주, ‘20대 비하’ 논란에 청년 미래기획단 구성했으나

이영란 기자 / joy@siminilbo.co.kr / 기사승인 : 2019-02-27 06:00:5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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바른 “저급한 인식 드러내”...정의 “청년을 수동적 존재 취급” 
[시민일보=이영란 기자] 더불어민주당이 소속 의원들이 ‘20대 청년 비하’ 발언으로 논란을 빚자, 청년 미래기획단을 원내에 설치하는 등 대책마련에 나섰지만 야당 반발을 수습하기에는 역부족이라는 지적이다.

홍영표 민주당 원내대표는 26일 원내대책회의에서 “20대 절망감과 상실감을 보듬는 것은 기성세대의 당연한 임무”라며 “원내에 (원내대표를 단장으로 하는) 청년미래기획단을 설치하겠다”고 밝혔다.

그러면서도 전날 홍익표 수석대변인이 “(홍 원내대표)사과에 동의하지 않는다”고 반발한 건에 대해서는 말을 아꼈다.

앞서 홍 원내대표는 지난 15일 홍 수석대변인이 국회 토론회에서 ‘지난 정권에서 박정희 시대를 방불케 하는 반공교육으로 적대감을 심었기 때문에 20대가 보수적’이란 취지로 발언했다가 도마 위에 오르자 전날 대리사과에 나선 바 있다.

하지만 홍 수석대변인은 즉각 “원내대표가 내 발언을 모르고 사과하신 것 같다”고 반박하면서 사과의사가 없음을 분명히 했다.

이에 대해 바른미래당과 정의당이 연일 날선 비판을 이어가고 있는 것이다.

김관영 바른미래당 원내대표는 이날 국회에서 열린 원내대책회의에서 “최근 민주당에서 20대 청년들을 두고 나온 실언들은 청년세대를 바라보는 저급한 인식을 그대로 드러내고 있다”며 “홍영표 민주당 원내대표가 나서서 사과했는데도 이에 동의하지 않는다는 발언까지 다시 나오고 있다”고 비판했다.

이어 “청년세대는 무조건 대통령과 민주당을 지지해야만 한다는 오만한 인식에서 나온 발언”이라며 “과거정권의 교육 탓을 했는데, 그런 식이라면 1960~80년대까지 군사정권 하에서 교육 받았던 세대들은 전부 다 반공주의자가 돼야 한다는 말인가”라고 날을 세웠다.

하태경 최고위원도 “홍 수석대변인이 청년들의 건전한 비판을 반박하기 위해 유럽의 신나치까지 거론하는 극단적 선동을 했다”며 “청년들의 보수화 경향을 분석하면서 신나치까지 거론한 것은 청년들의 가슴에 대못을 박는 도저히 묵과할 수 없는 망언”이라고 가세했다.

이어 “민주당은 자신들의 생각과 조금만 다르고 비판을 받으면 극우, 보수, 친일, 독재라는 프레임을 씌우고 있다”며 “그런 기준에서 청년들 역시 보수화 됐다고 주장하고 신나치까지 거론하는 궤변을 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노영관 상근부대변인은 “20대 비하는 5·18 망언 못지않게 청년과 국민을 기만하는 망언”이라며 “홍 수석대변인은 청년을 이명박·박근혜 정권 교육의 꼭두각시처럼 취급하고 있다”고 논평했다.

같은 날 윤소하 정의당 원내대표도 의원총회에서 "민주당 일부 의원들이 우리의 20대 청년들이 이명박, 박근혜 정부 기간 동안의 학교교육과 각종 매스컴의 영향으로 민주주의를 제대로 배우지 못했고, 통일문제에 부정적 인식을 갖게 됐다고 발언했다"며 "적절치 못한 인식이자 발언으로서 유감을 표명한다"고 말했다.

이어 "20대 청년들이 교육과 매스컴의 영향으로 보수화되었다고 판단하는 것은 20대를 단순히 수동적 존재로 취급하는 일"이라며 "만약 교육과 매스컴의 영향으로만 보자면 박정희 정권 시절, 유년기와 청년기를 보낸 40대에서 50대는 극우파가 돼 있어야 할 것"이라고 반박했다.

그는 "각종 지표에서 드러나는 20대의 문제인식은 20대 청년들이 보기에도 현재 우리 사회가 공정성에 문제가 있고, 기회의 균등, 결과의 정의를 실현하고 있지 못하고 있다는 데에 대한 반감이라고 보는 게 타당할 것"이라며 "그럼에도 이 문제를 교육과 매스컴의 문제로 돌린 것은 상황인식이 안일한 것이라고 볼 수밖에 없다"고 비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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