호남을 중심으로한 국민 모두의 노무현 대통령에 대한 압도적 지지는 모처럼 참신함을 느끼게 했습니다. 특히 호남 민중의 전폭적인 지지는 감동 그 자체였습니다. 수십년 낙후에도 불구, 나라의 미래를 기약하고 지역 분파를 극복해야 한다는 대승적 결단이었기 때문입니다. 사실 열린우리당은 탄생 직후에 자기 정체성을 국민 앞에 확고히 제시하기 앞서 그때 그때 계속되는 각종 선거 대응에 급급한 듯합니다. 그리고 충남의 행정중심복합도시 건설, 공공기관 지방 이전 등 굵직한 현안이 이어졌습니다. 지역 균형 발전정책 등은 역사적인 결단입니다. 오늘의 인기가 아니라 나라의 미래를 생각하는 정책이었기 때문입니다. 그러나 선거에서 패배는 거듭 됐습니다. 참으로 아이러니한 정치 상황입니다.
<왜 이런가?>
이번 5.31 선거는 충격적이었습니다. 만약 한나라당이 다시 집권하여 강력한 보수주의적 정책들을 밀어 붙이면 가장 많은 피해를 보고 결과적으로 극렬하게 저항하게 될 국민까지도 열린우리당을 외면할 정도였기 때문입니다. 민심은 그토록 이탈해 있었습니다. 행정 수도문제로 피해가 올 거라는 수도권 유권자들의 반응은 이해가 됩니다. 그런데 충청권까지 열린우리당을 외면한 것에 대해선 영문을 알기 힘들 정도입니다. 하지만 저희는 반성을 앞세웁니다. 분명히 컸던 기대로부터의 엄청난 반사적 박탈감의 표현이었으리라는 통절한 마음을 갖게 됩니다.
<이제 어찌해야 할 것인가?>
열린우리당은 새로 출발할 지도부를 중심으로 확고하게 단결하며 그야말로 당이 나를 돕기 전에 내가 당과 국민에게 무엇을 해야하는 지를 생각해야 합니다. 그렇게 헌신하는 마음과 태도로 힘차게 전진하면 우리당은 반드시 부활의 기적을 만들 수 있을 것입니다.
그리고 국민을 향해 새롭게 탄생하는 감동을 생산해야 합니다. 이렇게 노력을 끈질기게 진행하며 실제로 열린우리당의 노선과 이념을 국민속에 각인시켜가는 진보가 있을 때 우리당은 바야흐로 선거를 위해 태어났다가 선거로 저물어가는 날림 정당이라는 오해로부터 벗어날 수 있는 것입니다. 답답할수록 침착해야 하겠습니다. IMF 금융 위기 때 김대중 정부는 시급하게 몰아치는 국제 금융시장의 무서운 압박 속에서도 우리는 침작하게 대응함으로써 위기를 빨리 벗어날 수 있었습니다. 지금 열린우리당이 처한 상황은 ‘정치적 IMF`입니다. 그것은 우회하거나 포기해야 할 것이 아니라 극복해야 할 과제입니다. 여론조사에도 나타나듯이 우리 국민은 집권여당 붕괴 또는 소멸을 원하고 있지 않습니다. 금융위기 때 나라경제를 포기할 수 없어 아이 돌반지까지를 국가 회생을 위해 미련없이 바쳤듯이 국민은 이번 지방 선거의 경고 의미를 가슴에 새기고 굳건히 다시 서라는 명령인 것입니다.
존경하고 사랑하는 국민 여러분! 이제 5.31 채찍으로 기진 맥진하다가 기운을 다시 차려 국민의 바다로 돌아가려 합니다. 부족하지만 열린우리당은 지역 감정정치를 탈피하는 전국 정당이 되고 싶어 출발한 정당입니다. 그리고 경제 성장을 위하여 모든 기업 활동을 원활하게 지원하려 합니다. 그리고 부정부패를 척결하는 동시에 분명한 조세 정책을 통하여 서민보호를 철저하게 챙겨가는 그러한 정책 실현 능력의 정당으로 발전하고자 합니다.
그저 선거에 실패하여 마음이 바쁘니까 자신의 모습이 초라하다고 생각하는 국민과 당원이 상당한 것으로 판단됩니다. 이러함을 꼭 헤아려 주십시오. 그저 바쁜 마음에만 쫓기면 안되도록 도와 주십시요. 그리하여 새롭게 꾸려질 비상 지도부와 함께 국민의 무서운 채찍으로부터 반성의 가로수를 휘돌아 희망의 황금 알을 생산하게 하소서.
지역감정의 덫에 갇힌 정당들과 그리고 남북 대립구도를 부채질하여 다시 긴장의 한반도 속에서 자신들의 영달을 꾀하려는 세력들과 기계적인 통합을 서두르지 않도록 우리당을 도와 주십시오. 아무리 어려워도 우리당은 미래를 향해 전진할 수 있는 정당으로 거듭나야 합니다. 이러한 가치를 포기하면 열린 우리당의 존립 이유가 상실되는 것입니다. 통합과 연대는 반드시 이러한 가치 실천으로 국민에게 꿈을 제시할 수 있어야 할 것입니다.
그것을 위해 분발하겠습니다. 당원 여러분 새로 태어날 지도부를 신뢰하고 뭉칩시다. 그리고 전진합시다. 우리는 부모로부터 가장 큰 사랑을 받아 회개해서 돌아온 탕자처럼 거듭 남으로 희망이 될 것입니다. 우리 다시 함께 갑시다. 겸손한 마음으로 함께 갑시다. 우리 자신의 반성에 철저한 당원이 되어 국민에게 기쁨과 새로움을 선사합시다. 우리는 충분히 그 과업을 성공적으로 수행할 능력과 자신을 가지고 있습니다.
뭉치면 삽니다. 우리는 국민과 함께 국민의 사랑을 회복하여 반드시 성공할 겄입니다. 국민 여러분의 평안과 당원 여러분의 행운과 분발을 거듭 부탁드립니다. 2007년 12월 대선에 국민의 바다에서 우리 희망으로 우뚝 서기위해 모든 지혜와 용기를 모아갑시다.
위 글은 시민일보 6월 12일자 오피니언 5면에 게재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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