합리적 시장주의(中)

시민일보 / / 기사승인 : 2007-01-24 15:38:19
  • 카카오톡 보내기
  • -
  • +
  • 인쇄
한나라당 진 영 의원 인간의 얼굴을 한 자본주의라 하더라도 자본주의의 본질적인 모습을 훼손해서는 안 되고, 시장을 길들이는 것이 시장의 기능을 위축시켜서도 안 된다. 개인의 이익추구 행위, 재산증식 행위 그리고 소비행위는 정당하고 떳떳한 것이다. 남의 정상적인 이익추구 행위를 잘못된 것처럼 비난하는 사회적 분위기는 경제 활동을 하는 사람들의 의욕을 꺾어버리고 만다. 자신의 능력을 활용하여 돈을 벌어 보다 풍요로운 삶을 누리고자 하는 인간의 욕구는 자본주의를 떠받치는 밑거름이 되어왔다. 우리는 정당한 방법으로 자유롭게 돈을 벌고, 개인의 이익과 행복을 추구할 권리를 가지고 있다.

하지만 자유롭게 돈을 벌고, 재산을 모으고, 개인의 행복을 추구할 권리의 이면에는 눈에는 보이지 않는 묵시의 계약이 하나 있다. 그것은 돈이 있는 사람이나 없는 사람이나 모두 다 똑같이 소중한 사람으로서 더불어 행복하게 살아갈 권리가 있고, 따라서 있는 사람은 없는 사람을 도와주고 배려해야 한다는 무언의 약속이다. 이 무언의 약속은 자본주의를 꽃피우기 위해 반드시 지켜져야 할 사회적 계약이다.

경제성장에서 오는 혜택은 이에 참여한 모두에게 공정하게 배분되어야 한다. 대기업이 성장하면 그에 납품하는 중소기업도 함께 성장하는 것이 원칙이다. 또한 기업에서 일한 근로자에게도 이익이 돌아가야 하고, 국민에게도 혜택이 돌아가야 한다.

부의 사회환원은 사회적 의무이자 책임으로 인식되고 있다. 빌 게이츠는 세계에서 돈을 가장 많이 번 사람으로 알려져 있다. 그의 재산은 그가 가지고 있는 마이크로소프트사 주식의 가치로 계산해서 2006년 1월 현재 총 270억 달러로 평가되고 있다. 그런데 빌 게이츠는 지구촌의 건강, 교육, 도서관 등을 지원하기 위해서 2005년 말까지 그의 자선 재단을 통해서만 총 288억 달러를 사회에 기부했다. 이미 자신의 재산가치보다 더 많은 금액을 사회에 환원한 셈이다. 이런 상황에서 우리 노동자들만 강성이라고 비난할 수 있겠는가?

자본주의 시장경제를 꽃피우기 위해서는 먼저 자본가, 기업인들의 책임이 뒷받침되어야 한다. 자본주의는 고도의 윤리의식, 즉 경제정의라는 사회적 책무를 바탕으로 해야만 발전할 수 있다. 돈은 어떻게 벌고, 왜 벌어야 하고, 어떻게 써야 하나? 자유는 무한정의 자유가 아니며 사회가 양극화로 나아갈수록 자본가, 기업가들의 사회적 책임은 더욱더 커지고 있다. 하지만 우리에게는 이러한 윤리의식이 보이지 않는다. 대기업, 중소기업 가리지 않고 분식회계에 의한 회사 공금의 유용은 수십 년의 관행이 되다시피 했다. 회사를 자식에게 넘겨주기 위해 기상천외한 방법까지 동원하면서 상속세를 회피해 왔다. 선진국에서 회사 간부의 공금 유용 행위는 우리와는 비교할 수 없을 정도로 엄하게 처벌되고 있다.

중소기업은 국가경제의 핵심적 첨병으로 인식되고 있다. 다양한 분야의 기술과 지식들이 결합되어 새로운 산업을 만들어내고 있는 지식정보의 시대, 융합의 시대에 권위주의적·독점적 대기업의 문화만으로는 세계적 경쟁력을 갖출 수가 없다. 중소기업의 경쟁력이 솟아나야만 우리의 국제경쟁력은 회복될 수 있다. 자동차, 휴대폰, 전자제품 등 우리 대기업의 수출 효자 품목은 그 핵심부품 소재의 40% 가까이를 외국에 의존하고 있다. 우리 경제는 세계 11위의 경제대국, 세계 12위의 수출대국으로 성장했지만 핵심부품에 관해서는 미국과 일본의 종속국이란 말이 나올 정도다. 허약한 우리 중소기업으로는 부품 소재 산업을 발전시킬 수 없다. 우리의 중소기업은 기술혁신에 투자할 여력은커녕 생존 자체가 힘들 지경이다. 대기업 간의 담합, 수요 독점으로 생긴 대기업, 중소기업 간의 이윤격차의 문제 등 대기업과 중소기업 간의 불공정 거래 상황은 시장 기능에만 맡길 수 없는 한계상황에 이른 것 같다.

※ 외부 필자의 원고는 본지의 편집방향과 일치하지 않을 수도 있습니다.

[저작권자ⓒ 시민일보. 무단전재-재배포 금지]

시민일보 시민일보

기자의 인기기사

뉴스댓글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