협상에서는 감정이나 분위기에 휘말리지 않는 냉철함이 필요하다. 상대방이 큰소리를 치거나 감정이 격해져도 거기에 휘말리지 않고 이성적으로 대처해야 한다. 이성적인 태도를 견지하려면 어떠한 경우에도 천천히 부드럽게 말하는 화술이 필요하다.
목소리를 높이지 않고 부드럽게 말하면서도 할 말 또한 다 하려면 성급하게 결론부터 내세우지 말아야 한다. 먼저 상대방의 입장과 자신의 약점을 인정한 다음 상대방 논리의 허점과 내 주장의 타당성을 차근차근 입증하면서 서서히 결론으로 이끌어 가도록 해야 한다.
또한 협상을 잘 하려면 ‘뜸’을 들일 줄 알아야 한다. 협상을 할 때 당장 담판을 짓겠다는 생각은 금물이다. 성급하게 문제에 덤벼들면 자칫 상대의 트릭에 빠질 수도 있으며, 미처 보지 못하고 놓치는 문제가 생기기 마련이다. 가급적 천천히 협상을 진행하면서 수시로 검토할 사항들을 충분히 살피는 엄밀함이 있어야 한다.
“우리 측에서는 이런 방법으로 문제를 해결했으면 하는데, 어떻게 생각하십니까?”
“생각을 많이 하신 기획안이로군요. 저희 회사의 입장을 많이 고려하신 흔적이 보입니다.”
“그럼, 이대로 협상을 추진하시겠습니까?”
“다 좋긴 한데 가격이 좀 높은 것 같군요.”
적절히 ‘뜸’을 들이는 것은 상대방에게 긴박감을 주어 원하는 대답을 이끌어내는 좋은 협상 테크닉이 될 수 있다. 긴장하면 성급해지기 마련이다. 이러한 테크닉을 적극 활용할 줄 아는 사람이 협상의 주도권을 잡는다.
처음부터 자신이 가진 협상 카드를 모두 내보이거나, 자기가 주장하고 싶은 결론을 쏟아놓는다면 협상에서 실패한 것이다. 자신이 원하는 게 뭔지, 자신이 내놓을 대안이나 타협안이 무엇인지는 협상이 진행되면서 하나씩 꺼내놓아야 한다.
미국인들이 일상적으로 잘 쓰는 영어 표현 중에 ‘Let’s meet halfway’라는 표현이 있다. 약속 장소를 정할 때 ‘내가 너희 집 근처로 갈까? 아니면 네가 우리 집 근처로 올래?’ 이렇게 물을 수 있다. 이때 ‘우리 중간에서 만나자.’라고 대답할 수 있는데, 이런 경우에 쓰는 표현이 바로 ‘Let’s meet halfway.’이다. 눈치 빠른 사람들은 짐작했겠지만 이 말은 협상을 하자는 의미로 쓰이기도 한다.
극과 극인 서로의 주장을 조금씩 양보해서 중간에서 타협점을 찾자는 뜻이다. 바둑의 격언 중에도 사소취대(捨小取大)라는 것이 있다. 흑이든 백이든 한쪽 편에서 적은 수의 돌을 내주어 상대방이 그것을 잡고 있는 동안 더 큰 세력이나 집을 차지하는 것을 말한다. 사소취대는 협상에서도 똑같이 적용할 수 있다.
또한 비교적 손해가 작은 부분을 상대방에게는 중요한 것처럼 인식시키는 것도 협상의 기술이다. 상대로 하여금 내가 중요한 부분을 포기했다고 인식하게 함으로써 상대에게도 그만큼의 양보를 요구할 여지가 생기기 때문이다.
성공적인 협상이란 상대방이 만족할 만한 것을 주면서 내게 꼭 필요한 것을 얻어내는 것이다. 내가 원하는 것을 얻기 위해서는 아주 조금씩 양보를 해야 한다.
상대방이 원하는 것을 처음부터 덜컥 내주면 자신이 원하는 것을 받아내기는 힘들다. 상대는 원하는 것을 얻었으니 여유를 부릴 것이기 때문이다. 그렇다고 너무 인색하게 굴면 협상은 이루어지지 않는다. 적당한 양을 적당한 시기에 내주는 기술이 필요하다. 그리고 양보라는 카드를 내밀기 전에 꼭 챙겨야 할 것과 잃어도 비교적 손해가 적은 것을 확실히 구분하여 어떤 경우에도 가장 중요한 것은 잃지 않도록 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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