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야구위원회(KBO)가 지난 21일 현대인수를 놓고 두달 여 동안 지루한 줄다리기를 벌여온 STX에 대해 협상결렬을 선언하자마자 곧바로 후폭풍이 몰아치고 있다.
22일 현재 KBO, 현대유니콘스 등 프로야구 관련 홈페이지에는 이번 사태의 책임을 지고 신상우 KBO총재가 퇴진하라는 야구팬들의 글이 줄을 잇고 있다.
야구팬들은 올초 농협에서 STX에 이르기까지 현대매각협상 과정에서 신 총재가 자초한 ‘설화’에 넌더리를 내고 있다.
비밀리에 치러져야 할 인수협상과정을 매번 언론에 노출시켜 결과적으로 협상결렬에 일조한 격이 된 신 총재의 행태는 단순한 ‘말실수’가 아니라 그릇된 ‘정치적 감각’에서 비롯됐다는 것.
더욱이 연말로 다가온 대선과 앞두고 신 총재의 거취가 불투명한 가운데 프로야구의 산적한 현안을 해결할 추동력이 있는지 의구심을 품고 있다.
여기에 파업직전까지 갔던 7월 심판파동 등 프로야구 현안에서 보여준 신 총재의 대응능력에 대해 회의를 느끼고 있다.
KBO측도 수장의 연이은 실책에 당황하기는 마찬가지다. KBO 관계자들은 올초부터 신 총재가 벌인 예상치 못한 언행을 뒷수습하느라 연신 진땀을 흘려야 했다.
한 야구 원로자문위원은 “신총재가 정치적으로 테크닉을 부린 것이 있다”면서도 “상대방 농협, STX가 들어오도록 광고효과를 노린 것 같지만 결국은 홍보만 해준 꼴이 됐다”고 말했다.
현대가 공중분해될 위기에 몰림에 따라 그간 연내 매각을 누차 공언해왔던 신 총재가 어떤 식으로 이번 사태에 대응할지 귀추가 주목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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