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FA컵은 우리가 차지한다.’
물러설 수 없는 외나무다리에서 ‘제철가(家) 형제’가 만났다.
프로축구 포항스틸러스와 전남드래곤즈가 오는 25일 광양축구전용구장에서 2007 하나은행 전국축구선수권대회(FA컵) 1차전 경기를 갖는다.
프로축구 포항 스틸러스의 세르지오 파리아스 감독(40·오른쪽)과 전남 드래곤즈의 허정무 감독(52·왼쪽)은 22일 오후 2시 서울 신문로 축구회관 5층 회의실에서 열린 2007하나은행 전국축구선수권대회(FA) 결승 미디어데이 행사에 참석해 각오를 밝혔다.
파리아스 감독은 이번 경기에 대해 “한국축구의 모든 팀이 참가하는 FA컵에서 전남과 포항 모두 힘든 경기를 통해 결승에 올라왔다. 전남과 올 시즌 두 번 만났는데 매 경기 어려웠고, 흥미로운 승부를 펼쳤다. 멋진 승부가 될 것으로 본다”고 말했다.
허 감독은 “재미있게도 포항과 전남이 만났다. 묘한 관계이기도 하지만 K-리그 우승팀과 결승전에서 만났다는 것이 썩 기분이 나쁘지 않다. 멋진 경기를 치르겠다”고 각오를 다졌다.
허 감독은 지난 K-리그 플레이오프에서 경남FC, 울산현대, 수원삼성, 성남을 꺾고 올라온 파리아스 감독과의 승부에 대해 파리아스 감독이 외국인이라는 점을 특별히 의식하지는 않는다고 밝혔다.
허 감독은 “감독은 지도력으로 평가받아야 마땅하다”며 “만약 이번 결승전에서 국내 감독이 맡고 있는 팀과 경기를 해도 같은 생각일 것이다”고 국내파와 해외파의 대결구도로 보는 시각을 경계했다.
파리아스 감독 역시 “상대팀 감독이 한국인이건 외국인이건 그것은 중요한 문제가 아니다. 전남은 포항과의 경기에서 강한 모습을 보여온 팀이다. 결승전인만큼 지금까지와는 다른 어려운 경기가 될 것으로 본다. 좋은 결과를 기대하고 있다”고 말했다.
포항과 전남의 이번 맞대결은 ‘제철가(家) 형제’라는 점과 더불어 ‘K-리그2007 우승팀(포항)’과 ‘2006년 FA컵 우승팀(전남)’간의 대결 등, 여러 가지 이슈 속에 축구팬들의 관심을 집중시키고 있다.
이에 대해 허 감독은 “(포항이)제철가 형제이지만, 여지껏 우리는 (승부를) 양보한 적이 없었다”며 친정팀을 상대로 양보없는 승부를 펼치겠다는 입장이다.
파리아스 감독 역시 “주어진 환경에서 최선을 다하겠다. K-리그에 이어 이번에도 우승한다면 보너스가 두둑하지 않겠느냐”는 농담으로 자신감을 드러냈다.
특히, 파리아스 감독은 정규리그 및 FA컵 동시석권을 상징하는 ‘더블크라운’에 대해 “한국 뿐만 아니라 어느나라에서든 리그와 컵대회를 동시에 석권하는 일은 힘든 일이다. 한국에서 리그와 FA컵을 동시에 우승한 팀은 없다고 알고 있다. 쉬운 일은 아니지만, 기회가 왔기 때문에 그 기회를 놓치고 싶지는 않다”고 각오를 다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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