바른당 내홍에 한국당 보수통합론 탄력?

이영란 기자 / joy@siminilbo.co.kr / 기사승인 : 2019-04-11 10: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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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태경-이준석-권은희, 손학규 퇴진 요구하며 최고위 보이콧
손학규 "나를 끌어내리려는 사람들 의도 뭔지 알 것...어림없다"


[시민일보=이영란 기자] 4·3 재보궐선거 이후 바른미래당이 빠르게 내홍 속으로 빠져들고 있는 가운데 자유한국당 중심의 ‘보수통합론'이 이목을 끌고 있지만 쉽지 않을거라는 전망이다.

9일 현재 한국당 내부에서 태극기세력의 지지를 받고있는 대한애국당과의 통합은 물론 바른미래당 내 바른정당 출신 의원들의 합류 가능성이 제기되는 분위기다.

당 관계자는 “보수빅텐트론은 이어지는 참패를 겪던 한국당 내부에서 꾸준히 거론되던 시나리오"라며 “의원들의 사활이 걸린 총선을 앞두고 있기 때문에 이번에는 현실화 될 가능성이 높다”고 전망했다.

그러면서 “오는 9월 정기국회 시즌부터 사실상 정치권이 총선 국면으로 돌입히게 되는 데 적어도 그 전에는 가시적인 움직임이 나타날 것”이라고 밝혔다.

이와 관련 당 지도부도 앞서 긍정적 사인을 내비쳤다는 주장이다.

실제 나경원 한국당 원내대표는 지난 6일 유튜브 방송에서 창원 성산 선거 패배와 관련 "대한애국당이 얻은 0.8%가 우리에게 왔으면 이길 수 있었다. 우파는 통합해야 다음 선거에서 이길 수 있다"며 통합의 필요성을 제기했다.

나 원내대표의 이 같은 언급은 지난 창원 성산 보궐선거 당시 앞서가던 한국당 강기윤 후보가 민주당과 정의당 단일후보인 여영국 후보에게 504표 차이로 막판 역전패한 상황과 무관하지 않다는 지적이다.

이보다 앞서 황교안 대표도 지난 4일 “헌법가치에 동의하는 모든 정치세력이 함께하는 통합을 꿈꾸고 있다"며 "그렇게 하기 위해선 단계가 있다”고 밝혀 애국당과 선 통합후 바른미래당내 바른정당 계 의원들과 후통합 의지를 표명했다는 해석을 낳았다.

바른미래당 상황은 생각보다 심각하다.

전날 열린 최고위원회의 참석자는 손학규 대표와 김관영 원내대표 둘 뿐이었다.

4.3 재보궐 선거 참패 책임론을 들어 공개적으로 손 대표의 퇴진을 요구하며 최고위원회의 보이콧을 선언했던 바른정당 출신 하태경, 권은희, 이준석 최고위원은 물론 국민의당 출신 권은희 정책위의장과 김수민 청년위원장까지 불참한 것이다.

이날 손 대표는 "당 의원과 지역위원장들이 다음 선거를 불안하게 생각하는 것은 충분히 이해하지만 다음 총선은 다를 것"이라며 "단합하고 분열을 끝내고 통합의 정치로 민생과 경제를 돌보는 정치세력의 위상을 확보하면 총선을 승리로 이끌 수 있다"고 추스르기에 나섰다.

하지만 하태경 최고위원은 페이스북을 통해 "오늘 아침 손 대표를 뵙고 당 위기 타개 방안을 제안했지만 손 대표는 '버티면 길이 있다'고 했다"며 "그것은 바른미래당이 망하는 길"이라고 반발했다.

특히 "손 대표는 지금의 위기를 남 탓하면서 뭉개면 지나갈 것이라고 생각하는 듯 하지만 바른미래당이 성장하지 못하는 가장 큰 원인은 우리 내부에 있다"며 "(그것은) 희망과 비전을 보여주지 못하는 손 대표 체제"라고 직격했다.

이준석 최고위원도 페이스북을 통해 "정당이 3.57%라는 성적표로 현재 운영방식이 부정당한 상황에서 지도부가 일체 쇄신이나 재신임 과정 없이 정부 비판이나 타 정당 평가를 진행하는 건 이치에 맞지 않다"면서 "보궐선거에서 드러난 민심에 맞게 지도부 일신하고 당 방향을 재정립하자는 당연한 주장을 정치공학적 발언으로 덮으려는 건 부적절하다"고 손 대표를 겨냥했다.

이에 대해 손 대표는 최고위 회의를 마치고 기자들과 만난 자리에서 "나를 끌어내리려는 사람들의 의도가 뭔지는 언론도 다 알고 있지 않느냐"며 "어떻게 한국당에서 나온 사람들이 당세를 모아 다시 (한국당과) 통합한다는 이야기를 하느냐. 절대 용납할 수 없다"고 말했다.

이어 "선거 득표율이 떨어졌다고 (지도부를) 바꾸라? 어림없는 소리"라며 "지금은 우리 당이 통합해 제3세력을 확실히 해야 할 때"라고도 목소리를 높였다.

국민의당 출신 당 관계자도 “손대표 퇴진 요구는 당을 장악해 한국당과 통합협상을 나서려는 의도가 역력하다"며 "그러나 한국당 내부의 '배신자론'이 정리되지 않는 한 이들의 한국당 복귀 여정은 여전히 험난할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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