바른당 내홍, 계파 별 '따로국밥 통합론' 전초전 되나?  

이영란 기자 / joy@siminilbo.co.kr / 기사승인 : 2019-04-11 01: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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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태경 "전대 소집해 지도부 재신임 묻겠다" 손 퇴진 압박
김동철-박주선 "제3정치세력 필요..옛동지 평화당과 합해야"


[시민일보=이영란 기자] 손학규 대표 거취 논란을 두고 불거진 바른미래당 내홍 사태가 계파 간 힘겨루기 양상으로 이어지는 가운데 민주평화당 발 '제3지대 통합론'에 이목이 쏠리고 있다.

그동안 바른정당 출신 권은희 이준석 최고위원 등과 함께 4,3 재보궐선거 패배 책임론을 명분삼아 손 대표 퇴진을 요구해오던 하태경 최고위원은 10일 “전국당원대표자대회(전당대회)를 소집해 당 지도부에 대한 재신임 여부를 묻겠다”면서 재차 손대표 압박에 나섰다.

하 최고위원은 이날 언론과의 통화에서 “손 대표가 (재신임을 묻는) 총당원투표를 반대하면서 중간 평가를 받지 않으려 하고 있다”며 “손 대표가 총당원 투표를 거부한 만큼 전당대회를 소집해 지도부 중간 평가에 관한 안건을 올려서 재신임 여부를 묻겠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전당대회는 당 소속 지역위원장 3분의 1 이상의 요구가 있으면 소집할 수 있다”고 강조했다.

그러나 손 대표는 지도부 재신임을 묻는 총당원 투표 요구를 거부하면서 '정면돌파' 의지를 밝힌 기존의 뜻을 굽히지 않았다.

손 대표는 이날 오전 국회에서 열린 최고위원회의에서 참석해 “제 부족함과 불찰 때문"이라고 몸을 낮추면서도 “서로 감정을 좀 낮추고 포용하는 자세를 보여주길 바라며 저 자신부터 그런 자세로 당을 이끌어 나가겠다”고 사퇴하지 않겠다는 의지를 분명히 했다.

이런 가운데 민주평화당 의원들을 중심으로 자유한국당 발 ‘보수통합론’에 맞서 이른 바 '제3지대 통합론'이 제기되고 있어 주목된다.

유성엽 평화당 의원은 10일 “정의당과 공동교섭단체 구성은 안타깝지만 물 건너 간 것 같다”며“제3의 새로운 세력의 정비와 결집이 필요하다”고 주장했다.

이날 tbs라디오 ‘김어준의 뉴스공장’에 출연한 유 의원은 “(제3지대는)국민의당에서의 잘못된 헤어짐과 바른미래당의 잘못된 만남이 얽히면서 지리멸렬해지고 사분오열된 상태”라면서 이 같이 주장했다.

같은 당 최경환 의원도 전날 한 언론과의 인터뷰에서 “내분으로 혼란에 빠져 있는 바른미래당과 아무런 존재감이 없는 민주평화당을 가지고는 내년 총선을 치를 수 없다”며 “그래서 그런 제3 지대의 여론을 받들 수 있는 큰 그릇을 만들어야 한다”고 밝혔다.

특히 박지원 의원은 양당 통합에 대한 손학규 바른미래당 대표의 결단을 촉구하기도 했다.

바른미래당 일각에서도 통합의 필요성을 주장하는 목소리가 있었다.

박주선 의원은 전날 언론 인터뷰를 통해 “당이 소용돌이에서 빠져나오고 앞으로도 존재할 정당이라는 것을 나타내기 위해서는 세력 확장이 먼저”라며 평화당과의 통합을 주장했다.

특히 박 의원은 지난 2월 같은 당 김동철 의원과 함께 토론회에서 평화당과의 통합을 강조하다 당 지도부로부터 징계조치 경고까지 받은 바 있다.

실제 김동철 의원은 '한국정치 발전과 제3정당 정당의 길' 주제로 열린 해당 토론회에서 "민주당과 한국당을 대체할 합리적 진보와 개혁적 보수, 중도세력을 아우르는 제3세력의 결집이 필요하다"고 주장했고 박주선 의원은 "옛 동지였던 평화당 정치세력과 바른미래당이 하나가 되면 존속하는 당 역할로 평가받을 수 있다"고 통합의 필요성을 강조했다.

하지만 양당 대표 모두 제3지대 통합론에 대해 강경한 입장을 견지하는 모습이어서 쉽지 않아 보인다.

실제 정의당과의 공동교섭단체 구성에 관심을 보이고 있는 정동영 민주평화당 대표는 최근 당 회의에서 "역대 정치에서 이합집산으로 성공한 정치는 없다"면서 '통합론'을 일축했다.

손학규 바른미래당 대표도 이날 열린 최고위원회의 직후 ‘언론에서 통합론이 나온다’는 질문에 “해석일 뿐”이라고 무게를 싣지 않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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