바로 왕숙천 인데, 이성계가 무학대사와 함께 한양으로 환궁하던 중에 지금의 진접면 팔야리에서 8일을 머물렀다고 해서 이 마을을 팔야리(八夜里)라 부르게 되었고, 이 마을 앞을 흐르는 하천을 ‘왕이 자고 갔다’라는 뜻으로 왕숙천이라 부르게 되었다고 한다.
왕숙천의 발원지는 포천시 내촌면 신팔리 해발 705m의 수원산 동쪽 계곡이라고 한다.
이곳에서 출발한 천은 한강의 제1지류로 길이가 무려 38.5㎞에 달한다.
한강유역환경청에서는 왕숙천 유역 수질개선을 위해 2800여억원의 예산을 들여 2011년까지 수질개선과 하천 정비작업을 완료할 예정이라고 한다.
이제 시원하게 뚫린 왕숙천의 모습을 몇 년 후면 만날 수 있을 것이다.
이미 구리시 북쪽의 왕숙천은 정화가 잘돼있어서 인지 청둥오리를 비롯, 희뺨검둥오리, 왜가리, 논병아리, 백할미새 등 반가운 손님들이 늘어나고 있다고 한다.
그런데 요즘 포천 쪽 왕숙천 주변에는 때아니게 소규모 공장들이 더 늘어나고 있다고 한다.
물론 시가 다 알아서 잘 했겠지만, 다른 건 몰라도 하천변 오염을 유발할 소지가 있는 공장들의 진입은 최소한 막았어야 한다는 생각이 든다.
얼마 전 포천시 소학리 12번지 일대 9.540㎡의 농지에 공장 4곳이 한꺼번에 허가가 난적이 있다.
하천에 바로 붙어 있는 농지가 공장부지로 완전히 바뀌었다는데, 현장을 가보니 건축폐기물 수백, 아니 수천t을 쏟아 부었는지 엄청난 높이로 성토된 채 변모해 있었다.
축대 없이 10여m 이상 쌓아올린 성토지는 비만 오면 하천으로 쓸려나갈 태세로 엉성하기 그지없었으며 삐쭉삐쭉 튀어나온 대형 배수구는 왕숙천 오염을 부채질 하듯, 하천 정면을 향하고 있었다.
더구나 공장으로 허가 난 부지중앙에는 엄연히 지적도상 국유지 도로가 존재해 있음에도 아랑곳 하지 않고 배짱으로 도로까지 훼손한 채 매립을 강행한 것임을 한눈에 알 수 있었다.
또한 문제의 공장부지 옆 농지에는 불법으로 고물상이 설치돼 있어 오일이 범벅이 된 채 10여m 이상 고철이 쌓여져 있었으며 언제든지 비만 오면 기름띠가 하천으로 유입될 준비가 돼 있었다.
뿐만 아니라 개천 건너편 목장지에는 무허가 주택이 들어선지 오래됐으나 단속이 전무했음인지 야금야금 훼손되고 있었으며 하천을 끼고 내려가는 뚝방 쪽에는 크고 작은 불법 건축물과 공작물이 즐비하게 이어져 있었다.
포천시가 단속업무에 얼마나 등한시 하는가를 보여주는 대목이 아닐 수 없다.
사정이 이럼에도 공장을 허가한 시 공업계는 10여m이상 매립한 사실에 대해선 ‘모르쇠’로 일관하더니 폐기물매립 주장이 제기되자, 매립에 적합한 것으로 판명됐다는 등 업체를 두둔하는 데만 열을 올리고 있었다.
시 건축계에선 매립한 부지 중앙에 국유지 도로가 있다는 사실을 통보했음에도 원상복구에 대해 함구한 채 “준공에 이상 없음”의 의지만을 외치고 있어 역시 ‘가재는 게 편’ 이 확실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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