차명진 '그만 우려먹어라" 비난 글 올렸다 삭제 [시민일보=이영란 기자] 문재인 대통령과 정치권이 16일 5주기를 맞는 세월호 참사 사건에 대한 애도 분위기를 이어가고 있는 가운데 한국당 내부에서 세월호 유가족을 비난하는 발언이 잇따라 제기돼 논란이 예상된다.

문재인 대통령은 이날 페이스북을 통해 진상규명과 책임자 처벌을 약속했다.

문 대통령은 "세월호의 아픔을 추모하는 것을 넘어 생명과 안전을 최고의 가치로 선언하는 공간인 '4.16 생명안전공원'도 빠르게 조성하기 위해 노력하겠다"면서 이 같이 밝혔다.

홍영표 더불어민주당 원내대표도 같은 날 CBS라디오 인터뷰에서 "세월호 폐쇄회로(CC)TV 영상장치 조작 의혹에 대한 재수사도 필요하다"며 "전 정권의 핵심 관계자들이 참사를 조직적으로 은폐하고 유가족을 악의적으로 폄훼한 일에 대한 진실도 반드시 규명돼야 한다"고 강조했다.

황교안 자유한국당 대표도 이날 세월호 5주기를 추모하며 “가슴 속에 큰 상처를 안고 살아가고 계시는 피해자와 유가족 여러분께 진심으로 위로의 말씀을 드린다”고 전했다.

같은 당 나경원 원내대표도 원내대책회의 시작 전 세월호 희생들을 위한 묵념 의식 뒤 “어린 자식을 안타깝게 잊은 어머니와 아버님의 아픔을 나눠지고 싶다”고 애도했다.

하지만 한국당 내에서는 세월호 유가족들을 비난하는 발언이 잇따랐다.

차명진 한국당 부천소사 당협위원장장(전 한나라당 의원)은 전날 페이스북 글을 통해 “세월호 유가족들이 자식의 죽음에 대한 세간의 동병상련을 회 처먹고 찜쪄먹고 그것도 모자라 뼈까지 발라 먹는다. 진짜 징하게 해쳐 먹는다”며 “유가족들이 개인당 10억원의 보상금을 받았는데, 이를 이 나라 학생들의 안전사고를 위해 기부했다는 얘기는 못 들었다”고 비난했다.

이어 “귀하디 귀한 사회적 눈물 비용을 개인용으로 다 쌈 싸 먹었다”며 “나 같으면 죽은 자식 아파할까 겁나서라도 그 돈을 못 쪼개겠다”고 지적하기도 했다.

차 위원장은 특히 세월호 유가족들이 박근혜 전 대통령과 황교안 대표의 형사처벌을 촉구한 것에 대해 “유가족들의 욕망은 거기서 멈추지 않는다. 세월호 사건과 아무 연관 없는 박근혜, 황교안에게 자식들 죽음에 대한 자기들 책임과 죄의식을 전가하려 하고 있다”며 “보통의 상식인이라면 내 탓이오 할 텐데 이자들은 ‘좌빨’들한테 세뇌당해서 그런지, 전혀 상관없는 남 탓으로 돌려 자기 죄의식을 털어버리려는 마녀사냥 기법을 발휘하고 있다”고 힐난했다.

그러면서 “자식 팔아 내 생계 챙긴 것까진 동시대를 사는 아버지의 한 사람으로서 그냥 눈감아줄 수 있지만, 애먼 사람한테 죄 뒤집어씌우는 마녀사냥은 사회를 병들게 한다”며 “해당자를 죽이는 인격살인”이라고 거듭 비난했다.

이날 차 위원장은 비난 댓글이 이어지자 해당 글을 삭제했다.

같은 당 소속 정진석 의원도 페이스북에 “오늘 아침에 받은 메시지”라며 “세월호 그만 좀 우려먹으라 하세요. 죽은 애들이 불쌍하면 정말 이러면 안 되는 거죠. 이제 징글징글해요”라는 글을 올렸다.

한편 이날 삭제된 차명진 위원장의 글에 대한 네티즌들의 반응은 극명하게 엇갈렸다.

일부 네티즌들은 "아이들 죽은 건 원통하고 분하지만, 일부 부모도 정치인도 죽은 아이들 이용하는 상황으로 변질된 건 분명한 현실(wong****)", "말은 맞다. 천안함 순국자들과 비교해도 너무하지 않나? 언제까지 해야하나(ghle****)", "국가대응 센터가 제기능을 못한건 맞지만 해상교통사고를 천안함 장병들보다 대우해주는 일은 잘못된 것이다. 세월호 운송회사에 소송걸고 해야지 국민세금으로 보상을 왜 하나(ajir****)", "안따깝고 슬퍼해야 할 세월호를 지겨운 대상으로 만든 민주당과 유가족 대표들은 반성하고 사과하라(hop5****)" 등의 반응으로 차 전 의원의 의견에 동조하는 의견이 있었다.

반면 "살릴 수 있는 아까운 아이들이 떠난 이 아픈 날에 이런 소리를 하는 사람이 정치인이라니 어이가 없다(lily****)", "이런 사회적 식견을 가진 사람이 국회의원을 지냈다니 믿을 수 없다. 어느 부모가 자식 잃은 걸 이용해 먹나. 사회가 안고 갈 아픔을 이렇게 치부하다니 너무하다(lily****)" 등의 반박도 의견도 눈에 띄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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