독도열풍이 한국의 진을 뺀다

시민일보 / / 기사승인 : 2008-07-28 18:20:4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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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수식 (부천시 원미구 시민봉사과장) ‘독도는 우리 땅!!'이라고 온 국민이 목이 터져라 외치고 있다. 그래도 분이 풀리지 않아 독도에 배를 타고 들어가 머리띠를 두르고 주먹을 불끈 쥐고 외쳐대는 사람들이 독도를 뒤덮는다.

언론보도를 보면 한반도 전역에서 연일 항일 분노가 들끓고 있으며 식을 줄 모른다. 정부에서는 독도에 대형함정을 증강배치하고 독도경비대를 증원하여 순시순찰을 강화하는 등 철통같은 방위태세를 갖추고 있다고 한다.

그런데 이상하지 않은가? 독도에는 엄연히 태극기가 펄럭이고 있고 일본인은 단 한사람도 얼씬대지 못하는데 왜 한국인은 매번 독도를 우리 땅이라고 당연한 말을 외쳐대야 할까?

지구상에서 가장 크고 권위 있는 도서관이 미국의 의회도서관이라고 한다. 따라서 도서에 관련된 정보나 자료에 대해서 미국 의회도서관의 정보 자료가 국제사회의 기준이 되며 국제사회에서 그 영향력은 대단하다고 한다.

그런데 공교롭게도 독도문제로 한국인의 분노가 한반도를 들끓게 하고 있는 요즈음 미국 의회도서관에서는 도서목록에서 한국의 독도라는 명칭을 삭제하고 “리앙쿠르 바위”라고 바꾸는 작업이 진행되고 있다.

메스컴 보도에 의하면 케나다에 살고 있는 한 교민의 노력으로 미국 의회도서관에서 시도하고 있는 독도명칭 삭제작업을 중단시켰다고 한다. 그 사람은 케나다 토론토대학 동아시아도서관 한국학 책임자로 근무하고 있는 김하나(32세·여)씨 이다.

김씨는 북미 동아시아도서관협의회 한국분과위원회 회장의 직에 있으며 케나다 영주권과 동시통역사 자격증을 갖고 10년째 살고 있다고 한다. 그런데 김하나씨가 이번 일을 하게 된 데에는 어머니 권천학(62)씨의 충고가 크게 작용했다는 것이다.

김씨가 미의회도서관 관계자로부터 독도관련 자료의 분류어 변경을 위한 회의가 7월16일 개최된다는 이야기를 듣고 어떻게 할까 고민하고 있을 때 어머니는 “행동하지 않으면 매국노”라며 충고를 해주어 한국대사관과 북미의 한인사회에 알려 공동대응에 나서섰으며 의회도서관과 주요 의원에 전화, 편지, 팩스 및 문서를 통해 적극적인 저지행동으로 “회의 무기연기”라는 결실을 이끌어 낸 것이다.

미의회도서관 측은 15일 「독도 지명문제는 사안이 민감하며 지명위원회와 한국대사관 등에서 충분한 의견수렴이 필요하기 때문에 회의를 보류하기로 결정했다」고 밝혔다.

문제는 일본 측의 보이지 않는 노력이 작용했느냐의 여부인데, 한국대사관은 최근 한일간의 독도문제와는 아무 관련이 없다고 발표하고 김하나씨는 일본이 독도를 자기네 영토로 만들기 위한 교묘한 술책이라고 보는데 아직까지 어떤 주장이 맞는지는 알 수 없다.

제헌절 아침 MBC-TV 07:40 프로에서 어느 일본인(대학교수, 이름은 기억못함)과 MBC의 독도문제에 관한 대담내용을 소개한다. 그 일본인은 한국인의 독도문제에 관한 반응을 보고 도저히 이해가 되지 않는다는 것이다. 일본인 교수의 발언내용은 다음과 같다.

첫째, 일본에서 독도를 자기 것 이라고 말도 안 되는 주장을 함에 대해 한국인 들은 왜 국내에서만 흥분하고 떠드는지 모르겠다. 국제문제이므로 국제사회에서 정당성을 확보할 수 있는 자료를 확보하고 분쟁지역화 하지 못하도록 국제무대에서의 활동이 필요하지 않은가?

둘째, 일본에서 독도문제를 제기한 지가 오래전인데 그 때마다 한국에서는 반짝 떠들기만 하다가 시들어버리고 지속적으로 치밀하게 대처하지 못하고 있다.

셋째, 일본에서는 독도와 비슷한 암석의 주변을 매립 유인도화해 정식 영토로 인정받은 사례가 있는데 독도의 경우에도 이와 같은 방법으로 한국영토화 하면 분쟁이 발생치 않고 근원적으로 해결될 텐데 왜 그와 같은 방안을 강구하지 않는지 모르겠다는 내용의 맨트였다.

나는 이 방송을 시청하면서 일본인이 한국인에게 병주고 약주고 하면서 한국을 놀리고 있구나 하는 느낌과 더불어 어찌해 한국인이 고민해야할 독도문제의 정확한 해답을 일본인이 가지고 있을까? 그리고 그것을 언론에 발표할 수 있을까? 하고 생각했다.

독도가 리앙쿠르암석(Liancourt Rocks)으로 이름 붙여진 것은 조선시대에 독도를 발견한 프랑스 포경선 리앙쿠르호의 이름을 따서 붙여진 것이며 현재 미국 국무부와 중앙정보국 홈페이지와 세계적으로 유명한 지도책에도 대부분「Liancourt Rocks」으로 표기돼 있다고 한다.

외국 교과서들이 유명지도출판사의 지도를 그대로 인용한다는 점에 비추어 볼 때에 작은 섬이나 암석의 경우 이름 밑에 주권국가명을 표기하는 것이 통상 예임에도 독도가 “한국령”이라고 표시된 외국의 유명 지도가 하나도 없다는 사실은 심각한 문제가 아닐 수 없다.

위성영상으로 전 세계에서 가장 많이 이용되는 전자서비스가 “구글어스”인데, 현재 여기에 한국지명이 일본식으로 표기된 사례는 165건이나 되며 일본식 한국지명 표기는 갈수록 늘어나고 있다고 한다.

이유는 구글어스는 미국 지리정보국에서 관리하는 데이터베이스를 토대로 만드는데 미국의 지명 데이터베이스에는 일제시대에 사용된 한반도 지명이 많이 남아있기 때문이라는 것이다. 대만은 우리나라보다 더 오랜 기간 일본 지배를 받았음에도 구글어스에는 일본식의 대만지명은 하나도 남아있지 않다고 한다.

미의회도서관의 이번 7월 16일 주제어 변경을 추진한 배경은 미국의 국립지리원과 지명위원회에서 이미 독도를 리앙쿠르암석으로 바꿨기 때문인데 주제어가 리앙쿠르암석으로 변경되면 독도는 참고어로 그 지위가 떨어지게 된다.

또한 미국의 국공립 도서관과 각종 문헌을 다루는 대부분의 기관은 기준이 되는 의회도서관의 결정 내용을 따르게 될 것이라는 점을 생각할 때 독도문제에서 이것은 얼마나 중요한 문제인지 짐작할 수 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한국정부는 미국의 국립지리원과 지명위원회에서 독도의 지명을 리앙쿠르암석으로 언제 바꾸었는지 그에 따라 의회도서관에서 주제어 변경작업을 진행하고 있다는 것도 파악하지 못하고 있었으니 한국인 으로서 정말 한심한 생각이 들지 않을 수 없다.

여기에서 오늘날 한국인이 “독도는 우리 땅”이라고 연일 울분을 토하며 국민적 에너지를 소비하고 진을 빼고 있는 우리의 모습을 잠시 생각해 볼 필요가 있지 않은가. 한국인의 신경을 건드려서 울분 하는 모습을 보고 일본인은 즐기고 있지 않을까?

독도문제로 일본만행에 항의하고 대비하기 위한 한국의 전 국민적 국가적 비용이 얼마나 될까? 이제 우리는 흥분을 가라앉히고 국제사회에서 독도를 완전히 한국영토로 만들기 위해서 해야 할 일이 무엇인가를 냉정히 그리고 조용히 생각해 목록을 만들고 이의 실현을 위한 마스터풀렌을 침착하게 마련하여 장기적으로 하나하나 실천해나가야 하지 않을까?

첫째, 세계 각국의 지리관련 기관을 파악하고 지도와 지명관련 문헌과 자료들을 하나하나 점검해 독도지명 표기와 한국령이 표기되도록 하고
특히 국제사회에서 막강한 영향을 갖고 있는 미국에서 국립지리원과 지명 위원회에서 삭제된 독도의 지명을 복원시킴과 동시에 의회도서관에서 독도명칭 변경작업을 아주 포기하도록 설득시켜야 한다.

둘째, 그보다 더욱 중요한 것은 일본이 독도를 자기네 영토로 만들기 위한 근거를 만들어 놓으려는 교묘한 국제적 술책을 은밀히 차단하는 일이야 말로 우리는 항상 잊어서는 안 된다. 일본은 십수 년 전부터 특별조직과 예산을 활용해 국제사회에서 독도의 일본화 작업을 은밀하게 진행해 왔음을 최근 보도를 통해 들은바 있다.

셋째, 독도암석의 주변을 매립해 유인도화 함으로써 영구히 한국 영토로 만드는 일을 국민적 중지를 모아 추진하기를 바라는 간절한 소망을 가져본다. 우리정부에서 독도주변 매립을 검토하기 시작했다는 반가운 보도를 7월20일 뉴스에서 들은바 있는데, 언론보도용 발표로 그치지 않고 실제 추진돼 한국인의 독도에 대한 분노와 열망을 쏟아 넣을 수 있게 되기를 간절히 기원한다.

종전에 매번 그랬던 것처럼 이번에도 시끄럽게 흥분만 하다가 시들어버리고 말 것인가? 독도열풍으로 한국의 진을 이제 그만 뺐으면 좋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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