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겸손’ 빛난 김경문 감독

시민일보 / / 기사승인 : 2008-08-27 15:33:51
  • 카카오톡 보내기
  • -
  • +
  • 인쇄
호시노 도발에 시종일관 침착
마지막까지 적장에 예우 지켜


‘세계 최고의 감독’ 김경문 감독은 달라도 뭔가 달랐다.

김경문 감독(50·두산베어스)은 26일 SK 와이번스와의 경기를 위해 청와대 오찬을 마친 후 인천 문학구장에서 평소와 같이 덕아웃을 지켰다.

올림픽 기간 동안 한국야구를 비롯해 김 감독을 자극하는 코멘트로 화제를 불렀던 일본대표팀의 호시노 센이치 감독(61)에 대해 김 감독이 입을 열었다.

김 감독은 “올림픽 동안 호시노 감독님의 인터뷰를 접했다”며 호시노 감독에 대한 이야기를 시작했다.

호시노 감독은 올림픽 시작되기 전부터 “한국에는 특별히 경계하는 선수가 없다”, “위장오더만 내지 않았으면 좋겠다”, “제대로 치지도 못하는 타자(이승엽)를 계속 4번에 두는 한국은 대단하다” 등의 말로 한국을 자극했다.

하지만 당시 김 감독은 이와 같은 일본의 도발에 크게 신경쓰지 않았다.

이에 대해 김 감독은 “호시노 감독님이 부담을 많이 가지고 계셨던 것 같다”며 “내 입장과 달리 호시노 감독님
입장에서는 이겨야 본전인 상황이었다”고 밝혔다.

이어 그는 “우리 입장에서는 잘 싸우다 지면 어쩔 수 없었던 것 아니냐”고 덧붙였다.

호시노 감독은 지난 22일 준결승전에서 한국에 패한 후, “한국을 이제 강팀이라고 불러도 되겠다. 메달이라도 따가고 싶다”고 밝히기도 했다.

일본야구와 호시노 감독이 처절하게 무너지는 순간이었다.

김 감독은 “호시노 감독이 준결승전에서 한국이 승리한 후 결승에 가서 우승하라고 전했다”며 당시의 호의적이었던 호시노 감독만을 기억했다.

김 감독과 호시노 감독의 그릇의 차이를 잘 보여주는 대목이다.

이어 김 감독은 “이번 금메달로 우리가 일본이나 쿠바를 앞지른 건 아니다”며 “어린 선수들의 기량차가 쿠바나 일본과 점점 좁혀지고 있다”고만 밝혔다.

또 김 감독은 인터뷰가 이뤄지는 내내 호시노 감독을 ‘호시노 감독님’이라고 칭하며 예의를 지켰다.

시종일관 겸손함을 잃지 않는 김경문 감독은 다른 사령탑과 한참 격이 달랐다. 진짜 감독은 김경문 감독’님’이었다.

/뉴시스

[저작권자ⓒ 시민일보. 무단전재-재배포 금지]

시민일보 시민일보

기자의 인기기사

뉴스댓글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