맨체스터유나이티드(이하 맨유)의 박지성은 21일 오후 10시(이하 한국시간) 스탬포드 브릿지에서 열린 2008~2009 잉글랜드 프리미어리그 5라운드 첼시와의 경기에 선발 출장, 전반 18분 시즌 첫 골을 작렬시켰다.
무릎 부상에서 완전히 회복한 박지성은 패트릭 에브라의 패스를 받은 베르바토프의 슛이 골키퍼 체흐에 몸에 맞고 튀어나오자 오른발로 침착하게 밀어 넣어 선제골을 일궈냈다. 올 시즌 처음이자 2005년 7월 EPL 진출 이후 리그 8번째 골이었다.
골망을 흔든 것을 확인한 박지성은 원정팀 응원석으로 달려가 기쁨을 만끽했다.
왼쪽 미드필더로 선발 출전한 박지성은 부지런한 움직임으로 팀 공격을 이끌면서도 첼시의 오른쪽 측면 수비수인 조세 보싱와의 공격 가담을 수차례 막아내며 자신에게 주어진 역할을 완벽하게 소화해냈다.
전반 추가시간에는 터닝슛을 시도하기도 했던 박지성은 후반전에도 활약을 이어갔다. 후반 8분 왼쪽 측면에서 공을 잡은 박지성은 수비수 한 명을 앞에 두고 오른발 슛을 연결하는 등 자신감 있는 플레이를 보여줬다.
쉴 새 없이 공수를 오가며 활약한 박지성은 후반 30분 존 오셔와 교체돼 그라운드를 빠져나왔다.
리그 라이벌 첼시전에서 선제골을 뽑아내며 맹활약한 박지성은 알렉스 퍼거슨 감독의 신임을 더욱 두텁게 쌓았다.
박지성은 경기 후 가진 공식인터뷰 자리에서 “한 골에 그쳤고 무승부로 경기가 끝나 아쉽긴 하지만 좋은 경기였다고 본다”고 평했다.
이어 그는 UEFA챔피언스리그 결승전 결장으로 마음고생이 심했을텐데 이번 골로 아픔을 털어냈느냐는 질문에 “완전히는 아니지만 조금은 그렇다. 당시 결장은 실망스러웠지만 매경기 최선을 다했고, 오늘 (골로) 조금은 회복이 됐다”고 밝혔다.
박지성은 이날 경기에서 자신의 골로 앞서다 첼시에 후반 막판 동점골을 허용하며 비긴 결과에 대해 “앞서고 있는 상황에서 프리킥으로 아쉽게 골을 허용했다”며 “첼시의 홈에서 정말 승리하고 싶었지만 승점 1점을 얻는데 그쳤다”고 아쉬움을 드러냈다.
그는 이날 경기에서 맨유 선수들이 경고를 7장이나 받은데 대해 “공정하지 않았다. 첼시도 반칙이 주어졌어야 하는 장면이 있었는데 주심은 카드를 꺼내지 않았다”며 불만을 거침없이 쏟아냈다.
한편, 2000년대 후반 최고의 라이벌로 떠오른 두 팀의 시즌 첫 맞대결은 승부를 가리지 못한 채 끝났다. 챔피언스리그 결승전 이후 4개월 만에 만난 맨유와 첼시의 격돌은 예상대로 치열하게 전개됐다.
웨인 루니와 디미타르 베르바토프를 최전방에 내세운 퍼거슨 감독은 박지성과 오웬 하그리브스를 측면 미드필더로 배치해 경기를 풀어나갔다.
전반 5분 대런 플레처의 오른발 슛으로 맨유가 기선을 제압하자 첼시는 4분 뒤 조콜의 돌파로 대응했다.
팽팽하게 진행되던 경기는 박지성의 오른발에서 균형이 깨졌다. 특유의 활동량으로 그라운드 곳곳을 누비던 박지성은 전반 18분 기다리던 골을 만들어냈다.
일격을 당한 첼시는 니콜라스 아넬카와 조 콜을 이용해 수차례 맨유 골문을 두드렸지만 골문은 쉽게 열리지 않았다.
후반 들어서도 첼시의 공세를 이어졌다. 후반 시작과 함께 디디에 드록바가 투입된 첼시는 공격이 더욱 위력을 뿜으며 주도권을 놓치지 않았다.
후반 20분 조콜의 슈팅이 골키퍼 정면으로 향해 기회를 놓친 첼시는 14분 뒤인 후반 34분 살로몬 칼루의 헤딩슛으로 균형을 맞추는데 성공했다. 교체 투입된 칼루는 미드필더 지역에서 넘어온 프리킥을 그대로 헤딩슛으로 동점골을 뽑아냈다.
기세가 오른 첼시는 남은 시간 공세를 퍼부으며 승점 3점을 얻기 위해 노력했지만 촘촘하게 구성된 맨유 수비진을 허물지 못한 채 그대로 승부를 마무리했다.
첼시는 스탬포드 브릿지에서의 무패 기록을 85경기로 늘린 것에 대해 만족해야 했다.
/뉴시스
[저작권자ⓒ 시민일보. 무단전재-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