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을이다. 천고마비의 계절답게 평소 뿌연 서울의 하늘에서도 그래도 가끔은 파란 하늘도 볼 수가 있어 계절의 묘비를 즐길 수가 있다. 계절답게 10월에는 독립운동과 관련된 소사들이 많은 것 같다. 1일은 조선어학회 사건이 있었고, 8일은 을미사변이 일어난 날이다. 12일에는 대한제국이 탄생하였고, 26일은 안중근 의사 의거일이다. 그리고 21일은 청산리 전투의 대승이 있었던 날로 제일 기분좋은 날이 아닌가 싶다.
역사에서 배웠듯이 김좌진 장군과 홍범도 장군이 이끄는 독립군이 일본 군대를 크게 대파한 사건이다. 특히 무기도 제대로 갖추지 못한 3000여명의 적은 인원으로 항공기, 기관총, 대포까지 동원한 5만 여명이 넘은 일본군대와 맞서 3.000여명의 사상자를 내며, 독립군 전쟁 중 가장 빛나는 승리를 장식했으며, 무엇보다도 독립의지와 민족적 사기를 고취한 역사적인 사건이다. 청산리 대첩은 김좌진 장군과 홍범도 장군의 탁월한 지휘력과 전략적인 작전의 성공, 일본군을 무찌르고 조국의 독립을 이루겠다는 독립군 병사들의 애국심, 그리고 6일 동안 계속되는 전투에서 밥을 굶으며 싸우는 병사들을 위해 쏟아지는 죽기를 각오하고 주먹밥을 날라준 아낙네들의 용기가 아울러 이루어진 결과라고 생각한다.
요즘은 뉴스와 신문을 보기가 무섭다. 얼마 전까지는 자고 나면 오르는 유가 때문에 걱정스럽더니, 요즘은 전 세계를 강타한 미국발 금융위기로 인한 불안한 경제소식이 우리의 마음까지도 꽁꽁 얼어붙게 하고 있다. 아마도 IMF를 겪은 경험이 있기에 더 긴장하는 것이 아닌가 싶은 생각이 든다. 그러나 우리 속담에 호랑이 굴에 들어가도 정신만 차리면 살 수 있다고 했다. 다른 한쪽의 창문이 닫힐 때 또 다른 쪽의 창문이 열린다고 한다. 상황이 문제가 아니라 상황을 극복하려는 의지가 중요하다는 뜻일게다 . 누가 봐도 질 것이 뻔한 청산리 전투에서 역사에 남을 전승을 올릴 수 있었던 것은 월등한 무기도 많은 수의 군사도 아니었다. 단지 조국을 빼앗은 일본을 응징하고, 국권을 되찾겠다는 의지만이 모든 악 조건을 뒤로하고 승리 할 수 있었던 유일한 이유였다.
역사를 배우는 것은 과거를 통해 현재의 문제를 해결하기 위한 지혜를 찾기 위해서라고 한다. 국권을 회복하고 독립된 조국을 위해 풍찬노숙을 마다않지 않았던 선조들의 뜻을 이어받아, 현재의 어려움에 쓰러지지 않고 세계 일류 국가 대한민국을 다음 세대에 물려줘야 한다는 의지만 있다면, 지금의 어려움은 새로운 성취의 역사를 위한 도전일 뿐이라는 생각이 든다. 역사 속의 위대한 업적들은 평상시 때가 아니라 위기 상황에서 이루어졌다. 우리 모두 개인이나 집단의 이익을 버리고 좀 더 큰 조국이라는 대의를 향해 흩어진 마음을 하나로 모으고, 정신을 바짝 차려 현재의 위기를 기회로 삼자. 그리고 강한 대한민국을 만들에 우리의 후손들이 좀더 잘사는 나라, 자랑스러운 나라에서 마음껏 꿈을 펼칠 수 있도록 탄탄대로를 마련하는 우리들이 되었으면 한다.
※ 외부 필자의 원고는 본지의 편집방향과 일치하지 않을 수도 있습니다.
[저작권자ⓒ 시민일보. 무단전재-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