돌풍의 주인공은 바로 나!

시민일보 / / 기사승인 : 2008-11-02 19:10:5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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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보영 (미국스탠포드대학교 연구원) 미국이 변하고 있다. 3억 인구의 거대한 다인종 사회가 버락 오바마(Barack Hussein Obama) 돌풍 속에서 거센 변화의 파고를 맞이하고 있다. 이 같은 초강대국의 동정에 온 세계인의 이목이 집중되어 있으며, 11월 4일 대통령 선거는 그 변화의 방향을 결정하는 분수령이 될 것이다. 물론 아직까지 그 결과를 속단하기에는 이르지만 오바마 후보로 기울어진 미국인들의 표심을 메케인이 회복하기에는 역부족으로 보인다. 과연 미국 최초의 유색인종 대통령을 기대하게 만드는 오바마 돌풍의 본질은 무엇인가? 그 본질에 대해 꼼꼼히 생각해봐야하는 이유는 일시적인 사회적 현상이나 개인의 단순한 인기몰이 정도로 평가하기에는 그가 가져온 국가적 반향이 너무 큰 동시에 그 영향이 비단 미국이라는 한 국가에 국한되지 않기 때문이다.


오바마는 “흑인”이다. 1865년 수정헌법 제13조에 노예제 폐지가 명시된 후 1868년 수정헌법 제14조와 1870년 제15조에 평등조항과 흑인의 투표권 보장이 제도적으로 명문화되면서 외견상 미국의 인종차별은 없어졌다. 그러나 1896년 선고된 플래시(Plessy) 사건에서 백인과 흑인은 '분리하되 평등하다(separate but equal)'는 판례가 성립되고 1954년 브라운(Brown) 판결로 이 원칙이 바뀔 때까지 실질적일뿐만 아니라 제도적인 차별이 여전히 남아있을 정도로 인종차별의 벽은 높았고 지금까지도 여전히 유색인종에 대한 차별적 정서가 남아있다. 이 같은 미국사회에서 어떻게 흑인 오바마가 주변인으로서의 한계를 극복하고 가장 유력한 정치인으로 등장할 수 있었을까? 그 답은 바로 그가 보연 준 “매력”과 “꿈”에 있다.


미국인들은 오바마의 인간적인 매력에 담뿍 빠져있다. 그의 출생과 성장의 과정은 한편의 드라마 같다. 그는 케냐 유학생 생부를 두고 인도네시아인 계부 아래서 유년기를 보냈으며 하와이의 외할아버지를 통해 인생을 배운 파란만장한 인생의 역정을 넘어왔다. 오바마는 인간적인 매력은 이와 같은 주변인의 한계를 벗어나 미국사회의 핵심에서 당당하게 자기목소리를 낼 수 있는 인물로 성장한 사실에 대한 동경과 애정에 기반하고 있다. 유색인종으로, 상원의원에 당선 된지 이제 2년차 밖에 되지 않은 정치 초년병인 그가 대통령에 도전 한다고 했을 때, 대부분의 주류사회 인사들은 코웃음을 치며 주목하지 않았다. 그러나 그의 매력이 강력한 소프트파워(Soft Power)를 발휘하면서 전미국인의 가슴은 요동쳤고 현재 오바마는 가장 유력한 미국의 대통령 후보가 되었다.


오바마의 인간적인 매력은 미국인들이 그와 같은 꿈을 꾸게 하는 동력이 되고 있다. 거대한 다인종 사회임에도 소수의 엘리트정치에 환멸은 느껴왔던 미국인들은 오바마의 모습에서 진정한 인종의 용광로와 같은 ‘융합된 사회’, ‘기회의 미국’ 만들기에 주저 없이 동참하고 있는 것이다. “여러분이 워싱턴에서 진정한 변화를 이끌어 낼 수 있을 것이라는 저의 능력을 믿기보다는, 여러분 자신의 변화를 위한 능력을 믿기를 바랍니다”라는 오바마의 연설은 미국인 개개인이 변화의 주체이며, 그 꿈을 만들어가는 주인공이라는 강력한 메시지를 전달했다. 정치인 개인의 역량이 아닌 미국인들의 꿈의 집합체가 변화를 주도하는 원동력으로 자리매김한 것이다. 그 실체적 내용의 유무에 대한 비판도 있지만, 오바마가 보여주는 매력과 꿈은 분명 인종의 벽과 단단한 주류정치의 아성을 무너뜨리며 많은 사람의 지지와 동참을 이끌어 내고 있으며 이것이 바로 오바마 돌풍의 핵심인 것이다.


오바마 돌풍을 지켜보면서 비단 정치적 사안뿐만 아니라 사회적 반향과 인물의 리더십에 더욱 관심이 가는 사람은 나뿐이 아닐 것이다. 그것은 변화에 대한 미국인의 갈망이 새로운 시대의 태동을 예고하고 있기 때문이다. 출신배경보다는 개인의 노력과 성공이 평가받고, 인종과 피부색의 차별이 무너지고, 위기에 대한 두려움보다는 미래에 대한 도전으로 가득 찬 사회 그것은 비단 미국인들만이 바라는 꿈이 아닐 것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경제위기로 불안한 오늘을 살아가는 우리국민들에게 과연 이와 같은 꿈을 함께할 정치적 리더십이 있는지에 대해서는 의심스러움을 넘어 개탄스럽다. 이제부터라도 우리 스스로가 돌풍을 만들어 가자. 분명 변화의 주체는 우리 자신이며, 자신을 믿을 때 진정한 변화의 시대가 도래 할 것이다. 실패를 두려워하지 않는 노력과 도전은 젊은이의 특권이라는 사실을 세기면서 변화를 위한 우리의 돌풍을 만들어 가는데 주저하지 말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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