풀뿌리 경제인 재래시장부터 살려야 한다

시민일보 / / 기사승인 : 2009-01-20 17:13: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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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기대 (서울시 성동구의원) 우리 민족 최대의 명절인 설이 코앞으로 다가왔다.

기차표를 예매하기 위해 새벽부터 줄을 서고 고운 설빔에 한아름 선물을 든 가족이 시골을 내려가던 예전의 정겨운 모습을 찾아보긴 어렵지만 여전히 설은 여러 도회지의 모든 친인척이 모처럼 한 자리에 모여 정겨운 대화의 꽃을 피우는 자리임에는 틀림없다.

하지만 이번 설은 경기불황과 짧은 연휴 탓에 자영업자의 58%가 귀향을 포기한다고 하여 다소 썰렁한 설이 될 것으로 보인다. 아마도 최근의 경기불황에 직격탄을 맞은 대표적인 곳은 재래시장이 아닐까 싶다. 시장경영지원센터에 등록된 우리나라의 재래시장은 1800개로 5년 전의 2100개에 비해 300여개가 줄어들었으며 앞으로 시장기능을 상실할 곳은 더 늘어날 것이라 하니 걱정부터 앞선다.

그 지역을 알려면 재래시장부터 가보라는 말이 있다. 모로코 페스의 수크시장, 제네바의 쁠랑 빨레 벼룩시장, 그리스 레팀노의 기념품 시장, 태국의 수상시장 등 그 나라를 대표하는 재래시장은 정부와 상인의 노력으로 일군 대표적인 시장으로 이제는 어엿한 관광 상품으로 자리 잡아 여행객의 필수코스가 되었다.

하지만 우리의 재래시장은 편리함으로 무장한 대형마트와 인터넷 쇼핑몰에 손님을 빼앗기는 등 변화의 흐름을 읽지 못했으며 늦게나마 옛 명성을 되찾기 위해 실시한 지붕개량, 아케이드 설치 등 현대화사업은 무색, 무취로 시장별 개성이 점차 사라져 어딜 가나 그 시장이 그 시장 같은 느낌을 주고 있는 게 사실이다.

이에 우리 성동구의회에서는 우리나라의 크고 작은 의회를 통 털어 처음으로 재래시장의 활성화를 위한 특별위원회를 구성하는 작은 실험에 들어갔다. 세계 최대 규모의 마장축산물시장 등 8개의 재래시장이 있는 성동구는 침체일로에 있는 시장에 활력을 불어넣기 위해 다양한 정책을 제시할 계획이다.

인터넷 시대이니만큼 청년인턴제를 활용해 우수한 인력의 젊은이를 시장에 배치해 각 점포의 물품을 통합해서 판매하는 인터넷쇼핑몰이나 공동마케팅제 등을 운영해 판매 전략의 다변화를 유도하며 부족한 주차장을 대신해선 공동택배제의 도입으로 대량구매와 편리한 쇼핑이 가능하게 해야 한다.

얼마 전 중소기업청과 시장경영지원센터에서 조사한 전통시장과 대형마트간의 설 차례용품의 가격비교 조사에 따르면 전통시장이 대형마트보다 28%나 저렴하다고 발표했다. 그만큼 전통시장의 가격경쟁력은 우수한 것으로 나타났다. 우선 이번 설부터 동네 가까운 시장에 들러 왁자지껄한 시장 풍경도 볼겸 시골에 보낼 선물준비를 위해 풀뿌리 경제의 근간이랄 수 있는 재래시장에 둘러보는 것은 어떨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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