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희태… 정동영… 與野, ‘거물급 공천’ 골치

시민일보 / / 기사승인 : 2009-03-15 19:23: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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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나라-박대표 인천부평→울산북구로 출마 가닥 잡힌 듯
민주당-“공천배제 검토 필요”… 鄭 “무소속이라도 나간다”



한나라당과 민주당 등 여야 모두 4.29 재보궐선거를 앞두고 이른바 ‘거물급’ 정치인 공천 문제로 진통을 겪고 있다. 한나라당은 박희태 대표 공천문제로, 민주당은 정동영 전 의원 공천 문제로 각각 골치를 앓고 있다.

◇박희태, 어디로 출마하나?= 취임 후 첫 휴가를 떠났던 한나라당 박희태 대표가 16일 당무에 복귀하면서 4.29 재보선과 관련, 울산 북구로 가닥을 잡았다는 관측이 나오고 있다.

그동안 인천 부평을 출마설이 흘러나왔던 박 대표는 휴가기간 중에도 재선거 출마 여부에 대해 장고한 것으로 알려졌다.

특히 지난 12일 대법원이 울산 북구의 윤두환 의원에 대한 의원직 상실형을 확정한 뒤에는 고민이 더욱 깊어졌다는 후문이다. 이에 따라 당초 출마의지를 드러냈던 인천 부평을 대신 울산 북구 쪽으로 가닥을 잡은 것 아니냐는 전망이 나오고 있다.

실제 박 대표는 휴가기간 내내 당무와 관련된 보고를 일절 받지 않고 휴식을 취했지만, 지난 12일엔 이례적으로 김효재 비서실장의 보고를 청취했으며, 김 실장의 보고 내용에는 울산 북구 출마에 대한 당내 의견과 현지 분위기 등이 포함됐던 것으로 알려졌다.

특히 박 대표가 당초 이번 주중 이명박 대통령과의 청와대 정례회동을 가질 예정이었으나, 이를 연기함에 따라 이같은 관측에 무게가 실리고 있다.

앞서 박 대표는 당초 부평 출마를 유력하게 검토했고 당내서도 박 대표의 출마를 기정사실화하는 분위기가 우세했었다.

박 대표 역시 원외대표의 한계를 절감해온 터라 승부수를 띄우겠다며 강한 의지를 보였었으나, 이명박 정권 중간평가라는 민심에 밀려 사실상 출마를 포기한 상태에 있었다.

◇정동영, 무소속 불사할까?= 민주당도 정동영 전 열린우리당 의장의 공천 문제로 고민이 깊다.

실제 정동영 전 통일부 장관의 4.29 재보선 출마소식에 민주당 내부는 그의 공천 찬반 논쟁으로 연일 술렁이고 있다.

정 전 장관의 갑작스런 출마소식에 정세균 대표를 비롯해 대부분의 최고위원들도 강한 충격을 받은 것으로 알려졌다.

사전에 협의할 것이라는 당 지도부의 기대를 버린 채 출마발표 직전에 정 대표에게 메모를 전달했기 때문이다.
이에 대해 안희정 최고위원은 15일 “민주당 대선후보 출신답지 않은 행위”라며 “자신의 사당이라고 생각하는 것 아니냐”고 강하게 비판했다.

그러나 정 전 장관의 한 측근은 “처음부터 정 전 장관 출마를 반대해왔는데 사전에 협의를 하게 되면 ‘그래 출마하라’고 할 것 같나”라며 “애초에 협의 자체가 불가능하게 만들어 놓은 곳이 정 대표쪽”이라고 반박했다.

앞서 민주당 지도부는 지난 13일 정 전 장관의 출마선언을 놓고 비공개 논의를 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 자리에서 대부분의 최고위원들은 정 전 장관의 재보선 출마에 강한 불만을 터뜨리며 공천에 대해서도 비판적인 입장을 나눈 것으로 전해지고 있다.

민주당 핵심관계자는 “재보선 출마에 대해 부정적인 발언이 대부분이었다”며 “공천에 대해서는 이번 재보선은 참신한 인물을 내세우는 공천이 되어야 한다는 원론적인 입장을 밝혔으나, 일부는 공천기준을 명확히 해 사전에 논란이 없도록 해야 한다는 의견을 제시했다”고 말했다.

또 민주당 한 재선의원은 “정 전 장관이 전주에서 출마하면 본인은 배지를 달겠지만, 수도권 선거는 어렵게 되고 사실상 재도약을 해야 할 당이 주저앉아 망하게 될 것”이라며 “지역구를 버린 이에게 공천을 배제하는 방안도 검토되어야 한다”고 주장했다.

그러나 정 전 장관측은 “정치인의 출마는 개인의 선택”이라며 “어느 누구도 나가라 나가지 말라고 말할 수 없다”고 반박했다.

그는 “공천 배제론을 있을 수도 없는 일”이라며 “만일 공천을 배제할 경우 그대로 그걸 인정하기 어려운 상황은 이미 그(정 대표)쪽이 만들어 놓았기 때문에 무소속이라도 출마하게 될 것”이라고 으름장을 놓았다.

/이영란 기자 joy@siminilbo.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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