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근혜 대표론은 이재오 옹립설과 무관”

고하승 / / 기사승인 : 2009-06-07 17:31: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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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나라 중립 인사 “일단 살아남아야 한다는 절박감 때문” 한나라당이 ‘쇄신’ 문제로 어수선하다.

‘쇄신’의 핵심이 한나라당과 이명박 정부를 분리하는데 있다는 것을 모두가 알면서도 정작 이를 입 밖으로 꺼내는 사람은 아무도 없다.

하지만 이런 상태가 오는 10월 재보궐선거 이후까지 지속될 것으로 보는 사람도 많지 않다.

익명을 요구한 한나라당 중립진영의 한 관계자는 7일 <시민일보>와의 통화에서 “쇄신의 모든 키는 이명박 대통령이 쥐고 있다”며 “10월 재보궐 이후 까지 대통령이 쇄신을 거부하고 버티면 대통령과 함께 가지 못할 상황이 벌어질 수도 있을 것”이라며 “지금도 레임덕이지만 재보궐 이후까지 어려움이 지속된다면 대통령에게 탈당을 요구하는 목소리가 연말이나 연초 쯤 나올 수 도 있다”고 전망했다.

이어 그는 “지방선거 때문에라도 그런 요구가 불가피하게 될 것”이라고 강조했다.

특히 그는 “오세훈 서울시장 쪽 사람들 일부는 이명박 대통령과 선을 긋는 문제를 고민 하고 있다”고 밝혔다.

그는 “노무현 전 대통령 서거 당시 서울시는 자체적으로 대형분향소 설치를 계획하고 있었는데 경찰이 서울광장을 봉쇄하는 바람에 무산됐다. (서울광장 봉쇄 명분을 위해) 경찰 측이 서울시에 시설보호 요청을 제안했고 이에 대해 당시 서울시는 ‘보호 요청할 시설이 뭐가 있느냐, 잔디밖에 없는 데 무슨 시설보호냐’하고 반발한 것으로 안다”며 “오 시장 쪽 일부 인사는 청와대와 선을 그어야한다는 견해를 피력하고 있는 것으로 알고 있다”고 말했다.

이어 그는 “오세훈 시장 측에선 한나라당 공천을 안받겠다는 건 아니지만, 이대로 가다간 자기도 죽을 판이라는 생각을 하고 있는 것 같다. 적어도 일부 참모들의 입장은 그런 것 같다”고 분석했다.

특히 그는 정두언 의원 등 7인의 쇄신 주장에 대해 “쇄신은 둘째 치고 한나라당 안에서 스스로 살아남아야 한다는 절박감 때문에 나온 얘기”라며 “지금 상황은 이재오 전 의원 처지를 걱정할 만큼 한가하지 않다"고 주장했다.

이어 그는 “정두언, 원희룡, 김성식 의원 등의 입장이 다 같다고 볼 수는 없지만 정치적으로 살아남아야 한다는 생각에 있어서는 같을 것”이라고 강조했다.

대통령의 친형 이상득 의원의 2선 후퇴론에 대해서는 “(이 의원에게) 당내 소장파 의원들이 제안한 내용 가운데 받아들여진 것은 하나도 없는 셈"이라며 "이 의원 측근들의 변동이 없다는 건 ‘너는 떠들어라. 나는 이 순간 모면하고 더 열심히 정치 할거다'라는 뜻 아니겠느냐”고 폄하했다.

최근 정두언 의원 등 당내 소장그룹이 청와대와 친박진영에 대립각을 세우는 배경에 대해 "당초 이상득 천신일 최시중 등을 국정농단 주범으로 지목하고 이들을 배제해야 한다고 하지만 대통령이 받아들이기 힘든 현실"이라며 "특히 정두언 의원의 최근 발언은 사정이 급한데 지도부와 손잡은 박근혜 계를 염두에 두고 돌아갈 것이 아니라 이참에 싸잡아 공격함으로써 여당내 야당 역할로 재미를 보는 박근혜 전대표를 견제하고 자신들의 역할을 찾는 게 그나마 살아남을 수 있는 활로가 될 것으로 계산하는 것 같다"고 분석했다.

그는 친박 세력에 대해 “(쇄신파들은)박근혜 전 대표 말고는 친박 인사들의 영향력에 그다지 큰 의미를 두지 는 것 같다"고 전망했다.

이영란 기자 joy@siminilbo.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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