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무현 티셔츠 등장, 다음 선거 짐작 간다”

고하승 / / 기사승인 : 2009-06-25 14:18: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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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노무현 티셔츠 등장, 다음 선거 짐작 간다”
이상돈 교수, 한나라당 선거 참패 가능성 지적

보수대논객 이상돈 중앙대 법대교수가 25일 “이명박 정권이 노무현 전 대통령의 죽음에 대해 완전히 자유롭다고 보는 사람은 우리 사회의 소수에 불과하지 않는가”라며 “‘노무현 신드롬’을 극복하고 싶다면, 보다 냉철하고 이성적으로 대응해야 할 것”이라고 지적했다.
이 교수는 이날 자신의 홈페이지에 올린 ‘노무현 티셔츠’라는 제목의 칼럼에서 “‘노무현 신드롬’을 달갑지 않게 생각하거나 심지어 기가 막힐 노릇이라고 분노하는 사람들도 있겠지만 거칠게 대응하는 것은 역효과를 낼 뿐”이라며 이같이 말했다.
그는 먼저 자신이 한 여러 가지 발언 중에 '노 전 대통령은 신화가 됐고, 또 문화적 코드가 됐다'고 말한 부분이 몇 군데에 인용됐고, 그 덕분에 자신은 한동안 “노 전 대통령을 미화했다”는 비난에 시달려야만 했다고 고백했다.
이어 그는 이런 현상에 대해 “우스운 일”이라며 “이른바 ‘보수’라는 사람들이 ‘신화’니 ‘문화’니 하는 데 대해 개념이 없기 때문"이라고 꼬집었다. 노무현 추모를 하나의 사회현상으로 보고 객관적으로 말한 것을 두고 노무현 미화라고 흥분하는 것은 일종의 피해망상증이라는 것.
이 교수는 “‘문화적 코드’가 무엇을 의미하느냐?"는 기자의 질문에 “체 게바라처럼 티셔츠 인물로 남는 것을 의미한다”고 답변하면서 혹시나 노 전대통령을 체게바라에 비유했다고 욕 먹을 것을 우려해 티셔츠 이야기는 쓰지 말아 달라고 당부했음을 밝히기도 했다.
그는 지난 24일에 프랑스 방송 앵커가 노무현 티셔츠를 입고 쇼를 진행하는 모습이 화제가 된 사실을 언급하면서 “‘노무현 티셔츠’가 과연 ‘게바라 티셔츠’처럼 유행하게 될지는 알 수 없지만, 상당한 호응을 얻을 것"이라는 전망을 내놓았다.
이와 관련 이교수는 “‘게바라 티셔츠’ 속의 게바라는 쿠바 정부 사진사가 찍은 것인데, 세상에서 가장 잘 알려진 인물 사진이 되고 말았다. 카스트로와 게바라가 1960년대 신좌파 운동의 아이콘인 데다가, 게바라는 비극적인 죽음을 맞았기 때문에 그대로 ‘신화’가 되었다”며 “사실 게바라를 ‘신화’로 만든 사람은 다름 아닌 카스트로였다. 대중적 인기가 높아서 자신을 위협하자 카스트로는 게바라를 외지로 내보내서 죽게 하고 영웅으로 만들어 버렸다. 일단 ‘신화’가 되자 게바라가 저지른 잔인한 학살 등 어두운 면은 잊혀졌다”고 강조, 보수진영의 성급한 대응이 노무현 전 대통령을 영웅으로 만든 장본인이라는 사실을 우회적으로 비판했다.
끝으로 이 교수는 “티셔츠라는 ‘문화적 코드’가 등장하는 판인데 다른 쪽에서 하고 있는 일을 보면, 다음 선거에서 어떤 일이 벌어질지 대충 짐작이 간다”는 말로 한나라당이 이어지는 선거에서 참패 가능성을 내비쳤다.
이영란 기자 joy@siminilbo.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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