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초질서는 배려의 시작

문찬식 기자 / / 기사승인 : 2009-10-05 18:35:3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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노인희(남부서 문학지구대) 점심시간, 지구대 앞에서는 어린이들이 거리청소 봉사를 하고 있었다. 그런데 어린이들은 거리에 쪼그려 앉아 고사리같은 손으로 어른들이 버린 담배꽁초를 줍고 있는 것이 아닌가.

거리를 청소한다는 것은 어린이들의 봉사정신을 길러주고 기초질서를 지키게 하는데 도움이 될 것이라는 생각에 흐믓하게 바라보고 있었지만 어린이들의 거울이 되는 어른들이 버린 담배꽁초를 줍는다고 생각하니 참 마음이 씁쓸해졌다.

거리청소를 하더보면 80%이상이 담배꽁초이다. 외국인들은 한국인의 무질서한 기초질서를 가르쳐 하나의 '문화적 쇼크'라고 평하고 있다. 어떻게 자기가 피운 꽁초를 깨끗한 거리에 버리냐고 이런 면에서 보면 우리는 선진국대열에 줄을 서기엔 아직도 모자라는 점이 너무나 많다.

혹자는 '담배꽁초 하나쯤이야' 하는 식으로 하찮은 것에 오바한다고 할지 모른다. 하지만 그것은 결코 아니다. 간단하게 내가 버린 담배꽁초, 쓰레기등을 내 자녀가 거리청소를 하며 줍는다고 가정해 보자. 매일 쓰레기를 버리며 살고 있는 우리는 어떤 생각이 들까.

한번만 더 생각하며 행동한다면 내 자녀, 내 동료, 내 주위모든 사람들에게 기초질서의 시너지를 파급시킬 수 있을 것이다. 또한 기초질서는 남을 위한 배려의 아주 작은 시작이다. 내가 버린 쓰레기는 남에게 불쾌감을, 내가 주운 쓰레기는 상쾌감을 줄 수 있다.

내가 하는 작은 배려는 다른이로 하여금 상쾌함을 선사할 수 있으며 나에게 거리청결유지의 좋은 습관을, 어린 꿈나무들에게는 기초질서 지키는 바른 습관을 선사할 수 있는 기준봏은 배려인 것이다.

그런 배려없는 개인이 가정을 이루면 그리고 이 사회의 중심구성원이 되면 그건 분명 '나'만을 생각하는 이기적 존재가 될 것이다. 이미 그런 증거를 사회 곳곳에 나타나고 있다. 공원 팔각정 주변에는 아무렇게나 버린 어르신들의 담배꽁초가 어지럽게 널려 있다.

그리고 이를 배운 것 처럼 어른들 앞에서 버젓이 피우는 학생들이 늘어만가고 있다. 또 아이들은 여름철 아이스크림 봉지를 거리에 무심결에 버리고 다닌다. 시대의 새로운 정신 개혁운동이 필요하다. 그것은 아주 작은 것에서부터 시작이다.

'사회개혁'이란 거창한 구호도 필요없다. 모두가 거리를 청소하면서 그가 우리가 버린 쓰레기를 치우는 운동이 필요할 것 같다. 자기 집앞 하나 치우지 못하면서 그 무슨 사회적 출세를 바랄까? 지금 우리가 이 사회의 출세를 위한 이기적 인재를 키우고 있지는 않는지 깊히 생각해 볼일이다.

※ 외부 필자의 원고는 본지의 편집방향과 일치하지 않을 수도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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