보통 군대랑 비교해서 다소 차이점이 많은 곳에 복무하고 있는 만큼 보통 군인과는 다르다는 자부심이 있다.
나는 다른 군인들이 군대에서 사람을 해치는 법을 배우는 것과 반대로, 소방서에서 사람을 살리는 법을 배운다.
로프 매기, 소화기 다루는 법, 심폐소생술(CPR) 등 사람을 살리는 것과 관련된 여러 가지 기술을 배웠지만, 가장 와닿은 것은 심폐소생술이었다. 생명과 바로 직결이 되기 때문이다.
살다 보면 언제든지 예측 불가능한 사고를 맞이하게 될 수 있다. 그 중 하나가 뉴스 등에 자주 보도되는 갑작스러운 심 정지 사고이다.
심정지가 오면 뇌에 산소가 공급이 되지 않아 장시간 방치 시 식물인간이 되고, 심한 경우 사망까지 이르게 된다.
우리가 잘 알고 있는 야구 선수 임수혁 선수도 갑작스러운 심정지로 인해 식물인간이 된 경우이다. 사고 후 적절한 심폐소생술이 이루어졌다면 임수혁 선수는 식물인간이 되지 않았을 것이라고 한다. 하지만 안타깝게도 당시 야구장에는 심폐소생술을 할 줄 아는 사람이 한 명도 없었다. 그 건강했던 임수혁 선수의 안타가운 불행을 누가 예측할 수 있었겠는가?
지금 글을 읽고 있는 독자 본인, 가족들, 애인에게도 언제든지 올 수 있는 것이 심정지이다. 두렵지 않은가? 여러분의 소중한 사람이 갑작스럽게 식물인간이 되거나 사망할 수 있다.
옆에 있던 사람이 갑자기 심장이 멈춰서 쓰러졌다고 가정해보자. 119에 신고하는 것만으로는 그 사람을 구하는 데 있어 충분하지 않다. 그렇다면 무엇이 필요한가? 바로 심폐소생술이다. 119에 신고하고 나서 바로 심폐소생술이 이뤄지면 구급차가 도착할 때까지의 시간을 벌 수 있다.
구급차는 5분 내외로 온다. 5분. 단지 그 5분이 심정지 환자에게는 몇 십 년의 세월의 가치에 비견되는 소중한 시간인 것이다.
심폐소생술은 심정지 환자의 심장과 폐를 인위적으로 작동시켜 산소를 가진 혈액이 순환되도록 하는 행동이다. 거창하게 들리지만 사실 심폐소생술은 전문가뿐만 아니라 몇 시간 정도의 연습만 하면 일반인도 누구나 할 수 있는 쉬운 기술이다. 단지 몇 시간의 투자로, 여러분의 소중한 사람을 지킬 수 있다.
나는 사람을 살리는 119 의무소방이다.
현재 내가 할 수 있는 일은 심폐소생술의 중요성에 대해서 조금이나마 사람들에게 일깨워 주는 것이다. 심폐소생술 배우는 법은 인터넷으로 손쉽게 찾아볼 수 있으니 약간의 시간만 투자해서 여러분의 소중한 사람을 지키도록 하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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