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0. 창의행정이 진정한 서비스다
-주민의 소리에 귀 기울이다
현장에 나가보지 않고, 현장의 소리에 귀를 열지 않고는 삶이 녹아든 실감나고 재미있는 이야기를 만들어 낼 수 없듯이 행정 역시 탁상공론으로는 결코 훌륭한 정책을 펼칠 수 없을 것이다.
임기 초부터 좋은 정책은 ‘현장’에 있다는 믿음으로 자주 구정의 현장을 찾았다. 수영을 잘 하려면 물에 들어가야 하고 농사를 지으려면 논과 밭으로 나가야 하듯 주민을 위한 행정을 하려면 주민들이 있는 곳으로 가야 하는 것은 당연한 이치다.
직접 거리에 나가보지 않고, 시장의 소란에 묻혀보지 않고, 현장의 경험을 쌓아가지 않고는 주민에게 감동을 주는 행정은 그저 수사(修辭)에 머무를 뿐이다.
앞으로도 직원들과 함께 중소기업, 재래시장, 재개발 현장, 경로당, 어린이집 등 지역의 구석구석을 찾아갈 것이다. 주민들의 삶의 희로애락(喜怒哀樂) 속으로 같이 뛰어 들어갈 것이다.
직접 찾아가 현장의 소리를 청취하고, 효과적인 사업추진 아이디어도 구해오고, 우리구의 비전(Vision)에 대해서도 함께 이야기를 나눌 계획이다. 구민과 함께하는 지방자치, 고객 감동의 일류 행정은 ‘부지런한 발’과 ‘대화’로 만들어 가는 것이다. 나는 그렇게 믿는다.
-지분 쪼개기 차단으로 지역개발의 디딤돌을 놓다
투기꾼에 의해 자행되는 기획 부동산, 미등기 전매, 지분 쪼개기 등 다양한 방식의 불법, 탈법 행위가 증가하고 있다.
성동구 역시 이러한 부동산 투기에서 자유롭지 못했다. 2005년 6월 성수동 뚝섬 지역 상업 용지가 평당 5,665만원~7,732만원에 달하는 고가에 낙찰되고, 강북지역 업그레이드 개발 전략인 ‘U-Turn Project'가 발표되자마자 대상지인 성수동 한강변 지역이 부동산 투기 행위로 몸살을 앓기도 했다.
구청장 후보시절 성수동에서 있었던 일이다. 나를 부동산 중개사무소로 안내하며 불만을 쏟아내시던 분이 계셨다. 재개발 지구지정 기준에 미달되어 서울시의 뉴타운 개발지구 지정이 부결되었는데, 이후 우후죽순 7~10평 규모의 다세대 주택을 짓는 투기꾼들이 늘어나 평당 4~5천만 원을 호가한다는 것이다.
개발이 확정되었을 때 투기꾼들이 분양권을 가지게 되면 일반 분양이 줄어들어 결국 투기꾼들만 이익을 얻게 된다. 결국 지역 주민들에게 부담이 늘어날 수 밖에 없다는 이야기였다.
이런 부도덕한 건축행위를 그대로 방치했다가는 구에서 추진하는 모든 지역 개발 사업들도 수포로 돌아갈 위험성 크다는 생각이 들었다.
나는 구청장 정식 취임 때까지 그냥 이 문제를 기다리고만 있을 수 없었다. 담당 국장과 과장을 불러 성수동 개발예정지에 건축 허가를 중지시키도록 했다.
그러나 허가를 거절할 규정이 없다보니 난색을 표했다. 임의로 사유재산권을 제한하는 조치를 할 수 없다는 것이다. 바로 서울시와 협의하여 근거를 마련하고 2006년 7월 18일, 전국 최초로 성수동 한강변 주거지역 개발 예정지에 건축 허가 제한을 단행하게 되었다.
개발 예정지에 대한 건축 허가 제한 조치는 생각보다 효과가 빨리 나타났다. 실제로 조치 이전과 비교하니 부동산 거래가 절반 이하로 뚝 떨어졌다.
이렇게 그 효과가 입증된 개발 예정지 부동산 투기 방지 대책은 ‘서울시의 뉴타운 지구 부동산 투기 방지 대책’으로 도입되었다.
-좋은 서비스는 창의적인 아이디어에서 나온다
직원들의 자유로운 발상과 사고가 그 기업의 경쟁력을 말해주는 시대가 되었다.
하지만 관료제로 상징되는 공무원 조직은 아직도 개성보다는 무난하게 처리하려는 문화가 팽배한 곳으로 인식되고 있다. 이러한 아쉬움을 일소하고, 경쟁력 있는 조직으로 거듭나기 위해서는 공직 내부에도 창의적인 아이디어가 늘 숨을 쉴 수 있도록 해야 한다.
나는 ‘좋은 서비스는 좋은 아이디어가 만든다.’는 생각으로 창의 행정 추진회의를 운영해오고 있다. 또한 매월 ‘e-성동보감(직원들이 제안을 올리고 지식을 공유하는 성동구 지식관리시스템 명칭)에 올라온 제안 중에서 창의적이고 내실 있는 아이디어를 골라 발표회를 열고 있다.
이러한 제도를 시작하자마자 공직사회에 대한 편견은 보기 좋게 깨졌다. 그동안 막혀 있던 물꼬가 트이듯 직원들이 수많은 아이디어를 제안하고 다수의 창의적인 사례를 발표하는 등 경쟁적으로 창의적인 아이디어를 생산했다.
직원들로부터 많은 공감을 얻은 아이디어는 주로 업무를 하면서 일상적으로 느끼고 겪어왔던 것들에 대한 내용이 많았다. 평소 우리가 사소하다고 생각하는 것, 당연하다고 느끼는 것에서 위대한 발명이나 혁신적인 정책도 나오는 법이다.
기존에 없는 것을 새로 만드는 것이 아니라 불합리한 것을 조금씩 바꾸어 나가는 것, 이것이 바로 창의이고 혁신이라는 생각이 들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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