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라우쯔와(老子)와 지역책임제"

문찬식 기자 / / 기사승인 : 2010-04-12 09:11: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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양석신(인천 부평경찰서 생활안전과) 사람이 살아가는데 가장 적합하고 이상적인 사회는 어떠한 모습일까?

이러한 질문에 대한 대답이 무수히 존재하겠지만 과거의 성현인 노자가 제시하는 사회가 지역치안의 책임을 지고 있는 경찰의 입장에서는 한번쯤 고려해 볼만한 바람직한 틀을 제공하고 있는 것 같다.

같은 시대를 살던 공자는 입신양명을 위해 천하를 떠돌아다니면서 사회의 제도적 장치를 마련하기 위해 노력한 것에 비해, 노자는 무위자연을 이야기 하며 세상을 뒤로하고 국경의 관(關)을 빠져나갈 때 小國寡民(소국과민 : 나라는 작게 만들고, 백성의 수는 줄인다 )이라는 이상향을 제시하고 역사 속으로 사라졌다.

이 대목이 지역치안 활동을 전개하는 경찰관의 입장에서는 반가운 조언이 아닐 수 없다.

현대 사회에 있어 백성(주민의 수)의 수는 인위적으로 줄일 수는 없으나 자기가 살고 있는 지역을 작게는 만들 수 있을 것이다.

어떻게 작게 만들 수 있을까? 경찰서가 담당하고 있는 지역을 일정한 조건에 의해 나누어 그 지역을 일정한 경찰관에 의해 살피고 근무하게 하는 지역책임제가 노자가 제시하는 이상국가에 가장 가까운 모습이 아닐까 하는 생각을 해 본다.

일정지역에 근무 배치된 경찰관은 그 작은 지역의(小國)의 한 가족의 가장의 역할을 수행하는 관리자로서 자기 가족을 보살피고 보호한다는 마음가짐으로 근무할 수 있어 주민들과의 소통이 빈번히 이뤄질 수 있는 여건이 자연스럽게 조성될 수 있을 것이다.

한정된 경찰인력으로 경찰본연의 존재 목적을 수행해 나가기 위해서 다양한 방법들이 제안되고 시행되고 있는데 모든 제도와 계획은 의식 및 관점의 전환이 바탕이 되어야 할 것이다.

노자가 제시한 소국과민의 이상향이 현 시점의 경찰조직의 지역책임제로 환원될 수 있고 모토가 될 수 있다는 관점 및 의식의 전환이 필요한 시기이고 실천할 수 있는 동기가 될 수 있을 것이다.

지역의 안전은 구석구석 살펴보는 면밀한 눈빛과 부지런한 발걸음에서 만들어 진다는 것을 2천5백 년 전 세상을 등진 성현의 말 속에서 단초를 찾을 수 있다는 점에 세삼 고개가 절로 숙여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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