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러한 질문에 대한 대답이 무수히 존재하겠지만 과거의 성현인 노자가 제시하는 사회가 지역치안의 책임을 지고 있는 경찰의 입장에서는 한번쯤 고려해 볼만한 바람직한 틀을 제공하고 있는 것 같다.
같은 시대를 살던 공자는 입신양명을 위해 천하를 떠돌아다니면서 사회의 제도적 장치를 마련하기 위해 노력한 것에 비해, 노자는 무위자연을 이야기 하며 세상을 뒤로하고 국경의 관(關)을 빠져나갈 때 小國寡民(소국과민 : 나라는 작게 만들고, 백성의 수는 줄인다 )이라는 이상향을 제시하고 역사 속으로 사라졌다.
바로 이 대목이 지역 인구 수는 점점 늘어나는데 관리 인력은 한계를 느끼고 있는 지역치안 활동 종사 경찰관의 입장에서는 반가운 조언이 아닐 수 없다.
현대 사회에 있어 백성(주민의 수)의 수는 인위적으로 줄일 수는 없을것이다. 그러나 자기가 살고 있는 지역을 작게는 만들 수 있을 것이다.
어떻게 작게 만들 수 있을까? 경찰서가 담당하고 있는 지역을 일정한 조건에 의해 나눠 그 지역을 일정한 경찰관에 의해 살피고 근무하게 하는 지역책임제가 바로 그것이다.
이 지역책임제는 전체 지역을 모두 총괄하는 것보다 작은 부분에 집중할 수 있어 치안이라는 분야에서는 효율이 높아진다.
현장에서 일하는 사람들에게도 이 제도는 무척이나 반가운 제도다. 일정지역에 근무 배치된 경찰관은 그 작은 지역의(小國)의 한 가족의 가장의 역할을 수행하는 관리자로서 자기 가족을 보살피고 보호한다는 마음가짐으로 근무할 수 있다.
이것은 자연스럽게 주민들과 소통의 창구를 만들어내고, 흉허물 없는 자연스러운 소통은 범죄 발생시 주민 제보, 각종 치안 관련 제도 시행시 빠른 파급효과를 가져온다.
이것이 바로 노자가 말했던 소국과민의 현대적 모습에 가깝다 할 수 있을 것이고, 또한 노자가 제시하는 이상국가에 가장 가까운 모습이 아닐까 하는 생각을 해 본다.
각종 강력범죄가 나날이 증가하는 시대에 한정된 경찰인력으로 경찰본연의 존재 목적을 수행해 나가기란 무척이나 고된 일이다.
이를 위해 다양한 방법들이 제안되고 시행되고 있는데, 중요한 점은 모든 제도와 계획은 의식 및 관점의 전환이 바탕에 깔려있어야 한다는 것이다.
그런 면에서 노자가 제시한 소국과민의 이상향이 현 시점의 경찰조직의 지역책임제로 환원될 수 있고 모토가 될 수 있다는 것은 매우 고무적인 현상이다.
누구나 머릿속으로만 생각해오던 관점 및 의식의 전환이 현실로 다가올 수 있다는 점을 알려줬다는 점에서 그러하다.
이번 지역책임제가 생각과 발상의 전환을 실천할 수 있는 하나의 계기가 될 것이라고 생각한다. 가장 현대적인 사회에 살고 있음에도, 백성들의 삶을 위하는 시각에는 큰 차이가 없었다.
지역의 안전은 구석구석 살펴보는 면밀한 눈빛과 부지런한 발걸음에서 만들어 진다는 것을 2500년 전 세상을 등진 성현의 말 속에서 단초를 찾을 수 있다는 점에 세삼 고개가 절로 숙여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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