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유를 물어보니 이틀 전 야간근무 때 술집에서 술을 마시다 시비가 돼 싸움이 벌어졌는데 결국 신고가 돼 경찰서 지구대까지 데려왔더니 그중 한 명의 젊은이가 유난히 경찰들에게 시비를 걸고 욕설을 하며 심한 행동을 많이 했다고 했다.
그리고 그 젊은 사람의 아버지가 그 소식을 듣고 CCTV를 보고 싶다고 요청했다는 것이다. 나도 잠시 내 업무를 뒤로하고 CCTV를 보았다. 혼자서 유달리 경찰들에게 삿대질을 해가며 들리진 않아도 큰소리를 내는 듯한 포즈를 취한 젊은 사내, 그냥 보아도 전형적인 주취자의 모습이었다.
때마침 중년의 남성과 아들로 보이는 젊은 남자가 고개를 숙이고 지구대 안으로 들어왔다. 그리고는 CCTV를 보여주기 시작했다. “흠......” 아버지로 보이는 중년 남성의 한숨소리와 함께 연신 손으로 머리카락을 쓸어 올렸다. 그의 아들은 풀이 죽은 채 숨을 죽이며 CCTV를 지켜보았고 자신이 얼마나 한심한 행동을 했는지 다시 보는 것이 좀 괴로워 보였다.
다 보았는지 중년 남성은 더 이상 보고 싶지 않은 듯 "경찰관님 잘 봤습니다. 저희 아들이 얼마나 망나니짓을 했는지 잘 봤습니다."하며 고개를 푹 숙이시며 아들에게 당장 사과하라며 다시 이곳에 오게 되면 부자지간의 인연을 끊자는 말까지 하셨다.
아들은 아무 말도 하지 못한 채 고개만 숙이며 죄송하다는 말만 반복했다. 사람이 술을 마시는 것이 아니라 술이 사람을 마신다고 했던가? 음주 문화의 잘못된 습성을 보여준 전형적인 모습이었다. 당신의 잘못된 음주 습관이 얼마나 많은 이들에게 상처가 되고 아픈 과거가 되는지 아는가?
경찰서 지구대에서 풀이 죽어 나간 그 아들은 과연 반성했을지는 의문이다. 그 난동이 처음이 아니라는 말을 듣고 더욱 의문이 들었고 괜히 아버지라는 분이 안타깝게만 보였다. 정말 반성했다면 아버지 앞에 무릎 꿇고 사죄해야 할 것이다. “아버지, 불효자는 웁니다.”
※ 외부 필자의 원고는 본지의 편집방향과 일치하지 않을 수도 있습니다.
[저작권자ⓒ 시민일보. 무단전재-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