청백리상[淸白吏賞]

문찬식 기자 / / 기사승인 : 2010-09-19 09:33:4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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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경욱(인천 강화소방서 강화119안전센터) 조경욱(인천 강화소방서 강화119안전센터)

조선 초기의 인물 정갑 손은 함길도 관찰사로 있다가 임금의 부름을 받고 한양으로 가던 중에 마침 길가에는 함길도에서 시행한 향시의 방이 붙어 있었다.

그것은 정갑 손의 아들이 그 지방에서 실시하는 시험에 합격했다는 내용이었다. 정갑 손은 당장 담당시관을 불러 아들의 이름을 삭제할 것을 명하고 부당하게 처리한 시관을 파면시켰다.

공부가 부족하다고 생각했던 자신의 아들이 자신이 관찰사로 있는 지방의 시험에서 합격했다고 하면 분명 사람들이 의심의 눈초리로 바라볼 것을 걱정한 것이자, 아들의 학문을 보다 더 증진시키기 위함이었다.

훗날 정갑 손은 청백리[淸白吏]에 녹선 됐다. 최근 신문을 읽다가 모 장관의 딸이 특별공채에서 석연치 않은 과정을 통해 5급 공무원으로 뽑혔다는 기사를 접하게 됐다. 이 기사는 이슈화가 되었고 많은 시민들의 항의로 결국엔 합격이 취소되었고 장관 본인도 책임을 물어 사퇴하였다.

그리고 며칠 후 뉴스에서는 ‘△△시는 특채의 도시’ 라는 문구가 헤드라인을 장식했다. △△시에서는 시장 친, 인척을 비롯해 국회의원 조카, 시장 운전사 부인, 의회 의장 딸, 시의원 처제, 심지어 재단 이사의 채권자 아들까지 특채됐다고 보도가 됐다.

행정안전부에서 ‘행정고시‘ 라는 명칭을 폐지하고 민간전문가 채용을 확대하는 방안을 발표했지만 연이어 특별채용의 폐단을 담은 기사가 터지고 현대판 음서제도의 부활이라는 비판적인 여론에 밀려 행정안전부는 ‘5급 공무원 특채 비율 50% 방안’을 백지화했다.

요즘같이 시민단체며 네티즌들이 자유롭게 비판을 할 수 있는 환경에서 국민전체에 대한 봉사자의 역할을 하는 공무원들은 준법정신을 발휘해 투명한 사회를 만드는데 공헌을 해야 한다. 공직사회에 청렴과 봉사, 헌신을 확산시키기 위해 수여되는 청백리상[淸白吏賞]이 명목상으로만 남지 않도록 정부에서는 제도적인 장치도 필요하다.

상을 받은 사람에게 실질적인 보상을 제공하는 것과 다른 공직자들이 수상자를 존경할 수 있는 환경을 만들어주는 것이 바람직하다. 요즘 한창 기삿거리로 오르는 모 장관처럼 유혹을 못 이겨 불명예스럽게 사퇴하는 것보단 다수의 공무원들이 청백리상을 명예롭게 생각하고 공무집행의 공정성유지와 깨끗한 공직사회구현에 이바지 하는 것이 내가 사는 현시대 공직사회의 바람직한 모습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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