얼마 전 야간근무를 마치고 직원들과 산행을 했다. 경기도 동두천에 위치한 소요산이었는데 울긋불긋 얼룩진 단풍과 함께 시원하고도 맑은 공기가 도심속의 답답함과 업무로 인한 스트레스를 날려버리기에 충분한 시간이었다.
그날은 평일이었음에도 불구하고 많은 사람들이 산을 찾아 단풍을 만끽하는 것을 보니 우리들의 마음도 한결 여유로워지는 것을 느꼈다. 그런데 산을 거의 다 내려왔을 무렵 어떤 아주머니 한분이 근육 경련으로 인해 쓰러져 있는 것을 발견했다.
우리는 그 아주머니에게 소방대원임을 알리고 바로 119에 신고를 한 후 간단한 응급처치를 시행했다. 현장에 도착한 구급대원에게 인계해주고 다시 내려오는 길에 매표소 근처에서 또다시 쓰러져 있는 아저씨를 만나게 됐다.
이번에는 주차장 근처에 119안전센터가 있었던 것을 생각하고 직원들이 번갈아가며 아저씨를 업고 안전센터까지 모시고 갔다. 직업은 속일 수 없었던지 쓰러져 있는 사람을 보니 바로 119를 부르고 응급처치를 하는 것을 보면서 직원들끼리 서로를 웃으며 집으로 발길을 돌렸다.
그런데, 이번 산행을 통해서 이런 생각을 해보았다. 단풍을 즐기고 세상의 때를 벗어버리기 위해 찾아온 산이지만 산을 찾아오는 사람들을 보니 산을 너무 쉽게 생각하고 있지 않은가 하는 생각을 하게 됐다.
앞에서 보았던 아주머니나 아저씨의 공통점은 신발이 구두 같은 모양이었다는 것이다. 산이 아무리 쉬워 보이더라도 산은 역시 산이라는 것이다. 충분한 장비를 착용하지 않는다면 이번 사례와 같은 일은 반드시 일어나게 돼있다.
단순 근육 경련뿐만이 아니라 골절이나 최악의 경우 추락에 의한 사망사고까지도 발생할 수 있다. 그렇다면, 산행에서 지켜야할 기본수칙은 어떤 것이 있을까?
첫 번째, 산행을 시작하기 전에 반드시 스트레칭 등 간단한 준비운동을 해야 한다. 내가 아무리 체력에 자신이 있는 사람이라도 준비운동이 없다면 근육에 무리가 생기게 되고, 근육경련과 같은 일이 빈번히 발생하기 때문이다.
두 번째, 산행을 하기 위해서는 산행에 알맞은 장비를 착용해야 한다는 것이다. 등산복은 땀을 흡수하고 배출하는 기능이 있기 때문에 바람직하며 신발도 등산화를 신어서 돌에 대한 충격흡수와 함께 발목의 보호를 위해 반드시 필요하다.
마지막으로 산행을 할 때는 반드시 정해진 등산로를 이용하는 것이 바람직하다. 나의 산행실력을 과신하면서 새로운 길로 가다보면 길을 잃거나 실족에 의한 사고를 당하는 경우가 발생하기 때문이다.
우리의 건강과 삶의 활력소가 되는 가을산행. 안전한 산행은 우리에게 이러한 것들을 주겠지만, 자만심에 의한 안전하지 못한 산행은 우리의 신체를 상하게 하고, 가정의 행복도 사라지게 하는 위험한 산행이라는 것을 명심해야 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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