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안, 신경전 과열되면 동반하락”

이영란 기자 / / 기사승인 : 2012-10-11 15:21: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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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국교수, ‘정당혁신위원회’ 공동구성 제안...윤태곤 팀장 “아직 부적절” 반대
[시민일보] 민주통합당 문재인 후보와 무소속 안철수 후보의 후보단일화를 촉구하고 나선 조국 서울대 교수는 11일 “신경전이 과열되면 문재인-안철수 모두 동반 하락할 것”이라고 경고 했다.

조 교수는 이날 CBS라디오 <김현정의 뉴스쇼>에 출연, 이해찬 민주당 대표와 문재인 후보가 “무소속 대통령은 안 된다, 무소속으로는 국정운영이 안 된다”고 언급했고, 안철수 후보가 “여당이 대통령되면 밀어붙이기 할 거고, 야당 대통령이 나오면 끌려 다니기 하다가 끝날 것”이라고 반격한 데 대해 “기 싸움을 하는 것”이라며 이같이 지적했다.

특히 조교수는 안 후보가 ‘무소속 대통령도 국정운영할 수 있다’고 언급한 데 대해 “전 세계 OECD 국가에서 무소속 대통령이 있는 나라는 없다”며 “그 점에서는 안 후보의 말씀에 동의하기 힘들다”고 밝혔다.

그러나 그는 “그렇다면 무소속 대통령은 안 된다고 말을 하면서 안 후보 측을 압박하는 것, 그게 또 좋은 거냐, 그것 역시 아니라고 생각한다”며 “무소속이 아닌 정당 소속을 갖는 대통령이 되려면 지금 민주당이 또 해야 될 일이 있다. 그걸 하지 않은 상태에서 무소속 대통령은 안 된다고 하면 안 후보 측에서는 압박으로밖에 안 들리고 또 굴복하라는 메시지로밖에 안 들린다. 오히려 반발할 수밖에 없다”고 지적했다.

이어 그는 “안철수 후보까지 포함한 새로운 수권대안정당을 어떨게 만들 것인가, 이렇게 논의를 바꿔야 된다”고 강조했다.

특히 조 교수는 그 일환은 ‘정당혁신위원회를 함께 만들자’고 제안했다.

그는 “안철수 후보께서 단일화의 전제 조건으로 당 혁신, 정치혁신을 내걸었다. 굳이 비유를 하자면 민주당에 숙제를 내준 건데, 당 혁신 내용이 정확하게 무엇인지는 양쪽 다 정확히 모른다”며 “그래서 민주당에서도 아주 고민하고 혁신안을 냈는데도 안 후보 측에서는 ‘아직 부족합니다, 모자랍니다’ 하고 손을 놓고 멀리 도망갈 수가 있다. 아직 부족하다고 하면 또 시간을 버니까”라고 말했다.

이어 그는 “사실 안철수 후보가 요구하는 당 혁신 내용이 구체적으로 밝혀진 바가 아무것도 없다. 이런 상태로 추상적으로 혁신이 됐다, 혁신이 안 됐다, 혁신이 필요하다, 어떻다는 논쟁만 하다 보면 서로 그냥 감정싸움만 벌어진다”고 우려했다.

따라서 그는 “민주당과 안철수 캠프가 공동으로 정치혁신위원회를 구성하고 그 혁신위원은 서로 반반 추천, 위원장은 합의추천해서 만들면, 그 조직은 민주당 안에 있지만 동시에 민주당 밖에 있는 것인데, 거기서 서로 솔직히 다 얘기해서 민주당이 어떻게 바뀌어야 될 것인가를 치열하게 논의하고 합의가 되지 않겠느냐”고 말했다.

또 그는 “지금 상태에서 민주당 안에 혁신위원회가 만들어질 예정인데, 그걸 만들어서 어떤 안을 만들더라도 안 후보 캠프에서 흔쾌히 참 잘했습니다 라고 도장 다섯개를 찍어줄 것인가. 아닐 가능성이 있다”며 “그러니까 애초에 깨놓고 얘기해서 공동위원회를 만들어서 결정하고 합의하고 그걸 바로 실천하자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이어 조 교수는 “그렇게 해서 정당혁신 모양이 갖춰지고 나면 그때 책임총리제로 단일화하라”고 조언했다.

그는 “책임총리라는 단어를 썼나, 안 썼나가 차이가 있지만, 실제로 법률적으로 얘기하면 책임총리를 이미 양쪽 모두 얘기를 했다. 그렇다면 책임총리제의 권한, 대통령의 권한 얘기를 서로 논의하면서 서로 합의를 봐야 된다”고 설명했다.

다만 그는 “자리 나눠먹기가 아니어야 하기 때문에 공동의 정책을 합의하고 공동의 정책을 발표해야한다”고 덧붙였다.

후보단일화 시기에 대해 조 교수는 “11월 25일이 후보 등록일인데 그 이전에 이루어져야 되지 않겠느냐”며 “그러면 11월 초 정도에 상황을 보고 단일화를 어떤 방법과 어떤 절차에 따라갈 것인지 그때 얘기해야지. 지금 얘기하는 것은 안 된다”고 밝혔다.

그는 단일화 방법에 대해 “한쪽에서 과감하게 감동에 의한 양보가 좋다”면서도 “그렇지 않다면 지난번에 박원순 시장 선거 때에서 여러 가지 안들을 만들어둔 게 있다. 물론 약간 조정을 해야 되지만, 몇 번의 실험을 했기 때문에 그 실험들을 종합해서 만들려면 얼마든지 만들 수 있다”고 말했다.

그는 안 후보가 이른바 ‘페이퍼 정당’을 만들 가능성에 대해 “절차적으로도 쉽지 않을 것 같고, 새로운 정당을 만들게 되면 정당 자체의 동력이 생겨버린다. 이런 경우 단일화가 상당히 멀어질 수도 있고 11월 25일에 후보 등록하고, 12월 19일 선거 하루 전까지 끝까지 밀고 가다가 하루 전날에 벌어지는 단일화 합의만 하는 이런 일들이 벌어질 수도 있기 때문에 그건 옳지 않다”고 일축했다.

한편 무소속 안철수 후보 캠프의 윤태곤 상황팀장은 같은 날 SBS라디오 <서두원의 시사초점>에 출연, 조국 교수가 ‘정당혁신위원회를 함께 만들자’고 제안한 것에 대해 “안철수 후보가 이미 여야 합의체라든지, 세 후보 간의 모임을 갖든지 실무진들이 모여보자. 이런 이야기를 했다”며 “그런 부분에 대한 제안은 이미 해 놓은 것이고 단일화를 위한 기구 같은 것은 아직은 조금 부적절하다”고 반대입장을 분명히 했다.

이영란 기자 joy@siminilbo.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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