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 안철수-경기 김상곤 ‘황금카드론’

고하승 / / 기사승인 : 2014-01-21 16:31:3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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편집국장 고하승


6.4 지방선거에서 제1야당인 민주당이 그토록 희망하던 ‘야권연대’는 이제 더 이상 기대하기 어렵게 됐다.

무소속 안철수 의원의 창당을 준비하고 있는 새정치추진위원회(새정추)가 3월까지 당을 만들고, 17개 시.도지사 선거에 모두 후보를 내기로 확정했기 때문이다.

특히 민주당과 박원순 서울시장이 후보단일화의 가능성을 가장 높게 보는 서울시장 선거에 대해서도 안 의원 측은 "새정치를 구현하겠다는 목적으로 창당하는데 서울에 후보를 내지 않는다는 것은 맞지 않다"고 배수진을 치고 나섰다.

이로써 이번 6.4 지방선거는 사실상 새누리당 vs. 민주당 vs. 안철수 신당 간 3자대결이 불가피하게 됐다.

실제 윤여준 새정추 의장은 2월 말 창당준비위원회를 발족하고, 3월말 신당을 창당해 전국 지방선거에 모두 참여하겠다고 21일 밝혔다. 이에 대해 안철수 의원도 “이는 공동의 결정”이라고 사실을 확인시켜 주었다.

하지만 지방선거 최대의 승부처인 서울시장 선거에 신당 후보로 누가 나설지조차 확실하지 않은 상황이다.

실제 서울시장 후보로 장하성 고려대 교수가 유력하게 거론됐으나 본인이 출마를 고사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또 다른 일각에서는 정운찬 전 국무총리 영입설도 흘러나온 바 있지만 결국 해프닝으로 막을 내리고 말았다. 이런 상황에서 신당 측이 무얼 믿고 배수진까지 쳐가면서 서울시장 독자 후보 강행의지를 밝히는 것일까?

신당 측이 ‘필승카드’로 생각하는 다른 무엇인가가 준비돼 있는 것일까?

그렇다면, 그 카드는 무엇일까?

혹시 ‘안철수 서울시장 카드’를 염두에 두고 있는 것은 아닐까?

이에 대해 윤여준 새정추 의장은 최근 "안철수 의원이 서울시장 후보로 나서면 당선이 확실할 것이란 말도 들리지만 국회의원에 당선된 지 1년도 안 돼 시장으로 나오는 것은 상식에 맞지 않다"고 일축한 바 있다.

윤 의장은 그 다음날 한 언론과의 인터뷰에서도 ‘안철수 시장 출마설’에 대해 “공동위원장들의 사석에서도 그런 얘기가 나온 적이 없다”며 “내부에서 그런 논의가 있었던 적은 없다”고 정면 부인했다.

하지만 안철수 의원의 서울시장 출마 가능성을 완전히 배제할 수는 없다.

신당이 이번 지방선거에서 서울시장 후보 등 수도권 지역의 광역단체장 후보들을 당선시키기만 하면, 야권 재편의 주도권을 확실하게 거머쥘 수 있기 때문이다. 반면 수도권에서 패하면 신당은 창당과 동시에 해체수순을 밟아야 할지도 모른다. 한마디로 서울시장 선거는 신당의 생존이 걸린 선거나 마찬가지다. 따라서 신당 입장에서는 서울시장 선거에서 반드시 승리해야만 한다.

그러려면 수도권에서 ‘안풍(安風)’이 불어줘야 하는데, 그 유일한 방법은 바로 안 의원이 직접 서울시장 선거에 뛰어 드는 것뿐이다.

만일 안 의원이 서울시장 후보로 나선다면, 민주당 소속 박원순 시장의 입장은 매우 난처해 진다. 출마를 포기하지 않으면 ‘정치 도의적으로 배은망덕한 사람’으로 낙인찍힐 지도 모르기 때문이다. 안 의원이 최근 한 언론사와의 인터뷰에서 지난 서울시장 보궐선거와 대선 등 두 차례나 후보를 양보한 사실을 거론하면서 “이번에는 양보 받을 차례”라고 밝힌 것은 그런 상황을 염두에 두고 한 말인지도 모른다.

사실 신당은 현재 ‘안철수 서울시장 후보’라는 초강수를 고려해야 할 만큼 절박한 상황에 직면해 있다.

실제 호남을 제외한 다른 지역에서는 인재영입에 난항을 겪고 있다. 특히 수도권 지역이 더욱 그렇다. 서울시장 선거 영향을 가장 크게 받는 경기도지사 후보영입도 어려운 상태다.

안 의원이 김상곤 경기도 교육감을 직접 만나는 등 경기도지사 후보감으로 영입에 공을 들이고 있지만 김 교육감은 여전히 선을 긋고 있다. 부산의 김영춘 전 의원이나 대구의 김부겸 전 의원 등도 신당 입당에는 부정적이다.

호남을 강타하고 있는 안풍이 다른 지역에서는 미풍으로 끝날 조짐을 보이고 있기 때문일 것이다. 하지만 안 의원이 직접 서울시장후보로 나서면 상황은 180도 달라진다. 서울과 경기는 물론 인천에도 안풍이 태풍처럼 몰아닥칠 것이고, 그 여파는 전국적으로 큰 영향을 미칠 것이기 때문이다.

그래서 필자는 ‘서울시장 후보 안철수, 경기 도지사 후보 김상곤’이라는 ‘황금카드론’이 현실로 이루어질지도 모른다는 생각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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