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철수 서울시장 출마설, 현실이냐 상상이냐

고하승 / / 기사승인 : 2014-01-27 14:51: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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편집국장 고하승


“안철수 의원이 이번 지방선거에 서울시장후보로 출마하는 겁니까?”

필자가 지난 16일 ‘만일 안철수 의원이 서울시장에 출마한다면’이라는 가정 하에 많은 상상을 하는 칼럼을 게재한 바 있다. 그 글을 보고 지인이 필자에게 한 말이다.

당시 필자는 “그냥 흥미로운 상상일 뿐”이라고 대답했다.

그러나 그 이후 요즘 공공연하게 ‘안철수 서울시장 출마설’이 언론의 지면을 장식하고 있다.

새누리당 서울시장 후보경선 출마의사를 밝힌 이혜훈 최고위원이 최근 안 의원에게 본인이 직접 서울시장에 나서는 용기를 보이라고 촉구하는가 하면, 일부언론에서는 윤여준 새정치추진위원회 의장이 안 의원에게 직접 서울시장 출마를 권유했다는 보도가 나오기도 했다.

물론 윤 의장은 이에 대해 "안철수 의원이 서울시장 후보로 나서면 당선이 확실할 것이란 말도 들리지만 국회의원에 당선된 지 1년도 안 돼 시장으로 나오는 것은 상식에 맞지 않다"고 일축한 바 있다.

그런데도 안철수 의원의 서울시장 출마설은 여전히 정가 주변을 유령처럼 맴돌고 있다.

실제 노무현 전 대통령의 후원회장을 지낸 이기명 팩트 TV논설위원장은 27일 ‘안철수의 서울시장 출마’라는 제목의 칼럼에서 “안철수가 시장에 출마해야 한다는 것은 ‘새 정치’가 지향하는 정치적 명분과 신념 때문이다. 일체의 구시대적 계산정치를 청산한다고 했다. 원칙대로 간다는 것이다. 원칙은 무엇인가.
‘새정치’의 중심인 안철수가 시장에 출마하는 것”이라며 “이름만의 후보를 내세워 희생양을 삼는 것은 ‘새정치’와 맞지 않는다. 안철수에 대한 평가가 기로에 서 있다. 선택은 안철수가 할 것”이라고 밝혔다.

이는 안철수 의원 측의 새정치추진위원회가 서울시장 후보를 내겠다는 의지를 피력하고 있지만, 정작 마땅한 후보감을 고르지 못하고 있는 현상을 꼬집어 하는 말이다.

그는 특히 윤여준 의장이 서울 시장 후보가 여의치 않을 경우 안철수가 직접 나서야 한다며 ‘마지막 카드’라는 취지의 발언을 한 사실을 상기시키면서 “선택의 여지가 없다. 당연한 이치다. 남은 것은 안철수의 결심뿐이다. 윤여준이 누군가. 이제는 안철수의 멘토 수준이 아니라 ‘새 정추’의 의장이다. 그의 말 한 마디는 바로 ‘새 정추’의 의사며 안철수의 생각이라고 해도 틀리지 않는다. 왜냐하면 안철수의 서울시장 출마 같은 발언을 윤여준 혼자서 어떻게 할 수 있는가. 못한다”며 “적어도 안철수와 어떤 형태로든지 교감이 있었을 것이다. 그렇기 않으면 정치 상식에 어긋난다. ‘새정치’가 아니다”라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국민들은 서울시장 후보를 내지 못하면 그게 무슨 정당이냐고 한다. 안철수도 윤여준도 그렇게 말했다. 백 번 옳은 말이다”라며 “이번에는 양보도 연대도 없다고 단언했다. 김성식은 자신이 있는 한 연대는 없다고 단언했다. 이런 불퇴전의 임전태세로 볼 때 ‘새 정추’의 서울시장 출마는 의심할 여지도 없다. 이를 의심한다면 안철수의 ‘새 정치’를 모독하는 것이 된다”고 주장했다.

그러나 그는 “국민은 여전히 헷갈린다. ‘새정추’에서 과연 서울시장 후보를 낼 것인가. 아무리 여론조사라는 것이 엉터리라 해도 박원순 시장은 50% 대의 지지를 받는다. 새누리도 후보가 없어 전전긍긍이다. ‘새 정추’라고 무엇이 다르랴. 안철수가 나와야 그나마 그림이 되는데 국민들은 고개를 젓는다. 당선된다는 보장도 없다”고 덧붙였다.

그러면서 그는 “안철수 의원이 서울시장 후보로 나온다면 엄청 흥행할 수 있다. 하지만 내가 본 안철수 의원은 배짱이 없어 다른 후보를 낼 것”이라고 전망한 민주당 박지원 의원의 발언을 언급하면서 “그럴까. 정치 9단의 말이니 안 믿을 수도 없다. 소문에는 전직 젊은 의원을 후보로 이미 물색해 놨다고 한다. 그럼 대타자 출마가 기정사실이다. 3파전이 돼서 새누리가 당선되고 ‘새정치’후보가 박원순 낙선의 원인이 된다면 그 때 안철수가 할 말이 궁금하다. 당당하게 정치를 했다고 하겠지”라고 비아냥거렸다.

이어 “출마해라. 안철수!! 박원순이 떨어지던 새누리가 당선되던 나라가 망하던 책임질 것도 아니지 않느냐. 언제는 당신들이 책임 졌느냐”고 쏘아붙였다.

이기명 논설위원장의 이 같은 ‘안철수 서울시장 출마설’은 사실상 안 의원의 불출마를 요구하는 데 방점이 찍혀 있는 것으로 보인다.

그가 안 의원 측을 향해 “언제는 당신들이 책임 졌느냐”고 질책하는 것으로 끝을 맺고 있기 때문이다.
하지만 이는 결과적으로 안 의원의 시장 출마 가능성이 그만큼 높아지고 있음을 의미하는 것이기도 하다.

필자가 단지 흥미로운 상상으로 시작한 ‘안철수 서울시장 출마설’이 이제는 정치권 유력인사들의 입방아에까지 오르내리는 것을 보면, 상상이 현실로 될 수도 있다는 생각이다.

정말 궁금하다. 만일 안철수 의원과 박원순 시장, 새누리당 후보가 격돌하는 3파전이 벌어질 경우, 과연 최후의 승자는 누가 될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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