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 광진구, 교통특구 지정사업 순조

박기성 / pks@siminilbo.co.kr / 기사승인 : 2014-02-13 14:05:5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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눈·비 와도 사고 없는 '사람중심' 걷기좋은 도시 만든다
▲ 광진구는 지하철 강변역 인근의 구남초등학교 근처 삼거리를 보행자 우선구역으로 정하고 횡단보도 직선화, 보행자용 방호울타리 등을 설치했다.
6개학교 밀집지역 통학로 10월 완공
미끄럼 방지 포장ㆍ자전거 보관대 설치

강변역 환승센터 '다목적 버스승강장'
현금 자동입출금ㆍ휴대폰 충전 등 가능

[시민일보]최근 서울 최초의 고가도로인 아현고가차도의 통행이 전면 금지되고 철거 작업에 들어갔다. 고가도로는 도심의 통행을 원활히 해준다는 장점이 있다. 하지만 유지비가 많이 들고 차량중심의 시설이기 때문에 최근의 ‘사람중심 교통정책’과는 맞지 않는 면이 있다. 서울시는 고가차도를 유지해 차량의 흐름이 원활해지는 것보다는 이를 철거해 끊긴 버스전용차로를 연결함으로써 대중교통의 이용이 더 편리해지고 도시미관이 살아나는 것에 더 큰 가치를 둔 것으로 보인다.
서울 광진구도 이러한 교통정책의 흐름에 발맞춰 전국 최초로 교통특구 사업을 진행해오고 있다. 광진구의 지하철 2호선 강변역 일대는 대형 쇼핑몰이 있는 한편 동서울터미널이 있어 유동인구가 많고 교통이 혼잡한 지역이다. 구는 이 일대를 교통특구로 지정해 소음, 매연, 사고없는 ‘3무(無)’ 지역으로 만들기 위한 노력을 실시해왔다. 최근에는 중곡4동의 학교 밀집지역을 제2교통특구로 지정하며 지역내 교통문화 선진화를 위한 작업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

▲ 교통특구 사업의 추진 배경
2009년 14세 이하 어린이 사망자 2000여명 가운데 32%의 사망원인이 안전사고였다. 그중 45%가 교통사고다. 이처럼 교통사고는 어린이 사망원인 중 높은 비중을 차지하고 있다. 광진구에서도 2011년 교통사고로 어린이들이 사망하는 사고가 발생했다. 구는 이를 계기로 특히 교통환경이 열악한 강변역 일대를 교통특구로 지정해 안전한 교통환경을 조성하기로 했다. 이를 위해 사고가 잦고 유동인구가 많은 지역을 중심으로 관련 시설을 정비하기로 했다. 또한 대부분의 교통사고가 운전자·보행자들의 부주의로 일어난다는 점을 감안해 주민들의 인식 전환을 위한 홍보 활동도 병행하기로 했다.

▲ 강변역 다목적 버스승강장 설치
광진구 구의동의 강변역 버스환승센터는 강변역, 동서울버스터미널, 대형 쇼핑몰이 위치하고 36개 버스노선이 지나는 대중교통 환승센터다. 때문에 교통이 매우 혼잡하고 사고의 위험도 높은 지역이었다. 구는 이런 환경을 개선하고 주민들에 더 안전한 교통환경을 제공하기 위해 버스 환승센터에 다기능을 갖춘 버스승강장을 설치했다. 이를 짓는 데 들어가는 예산을 절감하기 위해 구는 민간업체와 협약을 체결해 민간자본으로 설치했다.
이 승강장은 가로 10m, 세로 3.3m, 높이 2.7m 크기로 내부에는 ▲현금자동입출금기 ▲버스정보안내시스템 ▲휴대전화 충전기 ▲자판기 ▲자동제세동기 ▲구정홍보전광판 등이 설치됐다. 이를 통해 승강장을 단순한 대기공간에서 편의시설이 있는 대중교통 서비스를 제공하는 공간으로 탈바꿈시켰다. 또한 승차대의 윗부분에는 태양광발전시스템을 설치해 에너지 사용량을 줄이고 친환경적으로 운영되도록 했다. 구는 이 승강장의 운영 현황을 분석한 후 앞으로 역세권 등 교통흐름이 혼잡한 곳에 중점적으로 승강장을 설치할 계획이다.

▲ 보행자 우선구역 조성
광진구 구남초등학교는 강변역에서 도보 5분 거리에 있다. 이 학교에 다니는 수백명의 학생들이 하루 유동인구 20만명이 이용하는 강변역 근처로 통학하지만 어린이를 위한 교통안전시설이 부족해 어린이 교통사고의 위험성이 늘 제기되던 곳이다. 구는 국토교통부의 ‘보행우선구역 조성사업’에 공모하고 서울시 주민참여예산에 교통환경개선사업을 응모하는 등 이 구역의 교통 개선을 위한 예산확보에 노력해왔다. 그 결과 관련 예산 15억5000만원을 확보하는 데 성공했고 지난해 12월 말 사업을 마무리지었다.
이 사업을 통해 학교 앞 사거리 횡단보도가 직선화됐고, 강변역로·아차산로58길의 보도포장·가로수 제거가 이뤄졌다. 이를 통해 어린이들이 교통사고 위험에서 어느 정도 벗어난 것으로 평가되고 있다. 이외에도 ▲차량의 속도를 줄일 수 있는 사고석 포장 ▲운전자들이 더 쉽게 교차로를 구별할 수 있는 교차로 무늬 포장 ▲무단횡단을 막아 교통사고를 예방하는 보행자용 방호울타리 ▲방범용 CCTV설치 등이 이뤄졌다.
구남초등학교 앞 외에도 그동안 교통사고 잦았던 동곡삼거리, 어린이대공원역 사거리에서 ‘교통사고 잦은 곳 개선공사’가 이뤄졌다. 교통신호를 위반하거나 과속하는 차량을 줄이기 위해 ▲횡단보도 위치 옮기기 ▲신호등의 위치조절 ▲교차로 유도선 설치 등의 작업이 이뤄졌다.

▲제2교통특구 지정
지난 1월 광진구는 중곡4동의 학교밀집지역을 지하철 강변역에 이어 제2교통특구로 지정하고 오는 10월까지 보행친화적인 통학로를 조성하기로 했다.
이 지역은 좁은 면적에 용곡초등학교, 대원국제중학교, 대원외국어고등학교, 대원고등학교, 대원여자고등학교의 6개 학교가 있어 7000여명의 학생들이 매일같이 통학로로 이용하는 곳이다. 하지만 경사진 도로와 이면도로 등으로 교통사고 발생 가능성이 높고 눈·비가 오면 미끄러지는 안전사고가 발생할 위험이 높아 지속적인 교통환경 개선의 필요성이 제기돼왔다.
구는 이런 환경을 개선하기 위해 제2교통특구를 지정하기 전 용곡초등학교 앞의 200m구간에서 보행환경 개선공사를 실시했다. 이를 통해 기존 2m이던 인도를 3m로 확장하고 무단횡단 방지를 위한 방호울타리, 미끄럼방지 도로포장 등을 실시해 어린이들이 더 안전하게 통학할 수 있도록 환경을 조성했다.
현재는 교통특구 조성을 위해 현장조사 실시 중이며 오는 8월 착공해 10월 완공한다는 계획이다. 공사를 통해 기존에 보행로가 없던 이면도로 5곳에 보행로가 생기고 학교 정문부터 도로까지 연결되는 내리막길 3곳에 악천후에도 학생들이 미끄러지지 않도록 미끄럼방지 포장을 실시한다. 자전거로 통학하는 학생들이 많다는 점을 감안해 6곳의 자전거 보관대에 비가림막을 설치하고 공기주입기, 간단한 수리용 공구 등을 비치해 학생들의 편의를 더욱 높일 예정이다. 이와함께 교통사고 예방을 위해 과속방지턱과 도로반사경 등의 시설이 추가되고 낡은 시설물들은 교체된다.

이외에도 광진구는 더 안전한 교통환경을 조성하기 위해 횡단보도 안전대기장치·투광등 설치, 도로교통공단과의 업무협약체결, 방치된 자전거를 정비해 소외계층에 기증하는 ‘자전거에 사랑을 싣고’, 어린이들에게 교통안전을 교육하고 맞춤형 교통정책을 제공하기 위한 ‘어린이 교통기자단’ 등의 정책을 추진해왔다. 또한 상습적인 교통정체를 완화하기 위해 영동대교 북단사거리·영화사삼거리를 대상으로 ‘도로교통소통 개선사업’을 추진 중이다. 이러한 노력의 결과 지난해 국회 교통안전포럼이 주최한 ‘2013 선진교통안전대상공모’에서 전국 광역·기초자치단체 중 유일하게 기관부문의 대상을 수상하기도 했다.

김기동 구청장은 “우리나라 어린이 사망원인 1위인 안전사고 중 교통사고가 절반을 차지할 정도로 심각한 만큼 우리구는 교통사고를 미연에 방지하기 위해 사람 중심의 안전한 교통환경을 조성하는 ‘교통특구’사업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며“앞으로도 교통약자와 보행자가 안전하게 통행할 수 있는 보행자 중심의 환경을 조성하고, 상습적인 교통정체 구간을 완화할 뿐 아니라 교통사고 예방을 위한 교통안전시설물을 확충·정비해 나가는 등 안전하고 쾌적한 ‘소음·매연·안전사고가 없는 3無 도시 교통특구 광진’ 조성을 위해 지속적으로 노력할 것”이라고 말했다.


박기성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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