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 서대문구, 무장애 자락길 산책코스 인기

고수현 / smkh86@siminilbo.co.kr / 기사승인 : 2014-03-27 13:42:5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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흐드러진 벚꽃을 벗삼아 봄향기 그윽한 '안산 자락길' 걷는다
자연+문화 어우러진 지역 대표 관광명소 만든다

[시민일보=고수현 기자] 봄에는 벚꽃이 만개하고 가을에는 알록달록 단풍잎으로 물드는 산이 있다.
서울 서대문구에 위치한 안산은 무악재를 사이에 두고 인왕산과 마주 보고 있는 해발 296m의 산으로 동봉과 서봉 두 봉우리로 이뤄져 산세가 마치 말안장 같다고 해 '안장 안(鞍)' 자를 써서 '안산'이라 불린다.

안산은 도심과 인왕산·북한산·행주산성·한강까지 한눈에 보여 서울의 뛰어난 조망 명소로 손꼽히는 곳이다.
특히 산 위치가 구의 중심부에 위치해 접근성이 높고 산자락이 지역내 명소들과 맞닿아 있어 외국인들도 많이 찾는다.

이에 서울 서대문구는 더 많은 주민들과 내외국 관광객들에게 다양한 볼거리와 즐길거리를 제공하고자 안산을 주민들에게 삶의 여유와 문화생활을 즐길 공간으로 조성한다.

구는 안산을 더 많은 주민과 외국인들이 이용하는 지역관광 명소로 만들고자 자락길을 개통하고 자연체험 프로그램을 운영, 시인의 시비를 건립하는 등 안산내 문화공간 조성에 다양한 노력을 기울이고 있다.

문화와 자연이 함께하는 문화공간으로 변모하고 있는 안산을 소개한다.

■안산 자락길-자연과 함께 걷다

구가 남녀노소 모두가 이용할 수 있도록 조성한 안산 ‘무장애 자락길'이 한국관광공사가 선정한 '3월의 길'에 선정됐다.

한국관광공사는 안산을 3월의 길로 선정하면서 "낮지만 웅장한 산이 내어준 자락길의 한적한 숲을 지나 독립공원으로 되돌아오는 여행은 발로만 느끼기에는 보고 생각할 일이 너무도 많은 길"로 묘사하고 있다.

안산 자락길은 순환형 무장애 숲길이다. 숲길이 오르내리는 편도형이 아닌 순환형인 데다가 길 전체에 계단이 없다. 평평한 목재 데크나 마사토 등으로 만들어져 휠체어를 타고도 산책로를 따라 산등성이까지 무난히 올라갈 수 있다.

또한 순황형인 만큼 서대문구청, 연희숲속쉼터, 한성과학고, 금화터널 상부, 봉원사, 연세대학교 등의 다양한 진입로가 있어 주민들이 접근하기 용이하다는 강점이 있다.

안산 무장애 자락길은 총 3개의 구간으로 나뉜다.

1구간은 시범아파트 철거지~홍제사 0.39km 구간이며 아까시나무 숲, 흔들바위, 너와집 쉼터가 있다.
2구간은 홍제사~한성과학고 1.30km 구간으로 아까시나무 숲, 북카페, 인왕산·북한산 조망이 가능한 전망대 등이 있다.
3구간은 금화터널상부~능안정~무악정~제1만남의장소~연흥약수터 총 5.31km 구간이며 아까시나무 숲, 메타세쿼이아 숲, 잣나무 숲, 독일가문비나무 숲, 청와대 조망이 가능한 전망대, 능안정, 숲속무대 등의 다양한 볼거리가 마련돼 있다.

또한 구간별로 ▲여섯골 거북이길 ▲구불구불 내리막오르막길 ▲능안정 안장길 ▲사색의 숲길 ▲숲속 드라마길 등 다양한 테마 구간을 설정해 운영하겠다는 방침이다.

주민들은 안산 자락길을 한 바퀴 돌며 독립·민주의 역사가 깃들어 있는 서대문형무소역사관을 비롯해 독립문, 이진아기념도서관, 서대문청소년수련관, 서대문자연사박물관, 안산허브공원, 홍제천 폭포마당, 천년고찰 봉원사 등을 함께 둘러볼 수 있다.

■자연체험 프로그램-아이들의 놀이터

구는 안산을 체험공간으로 활용한 다양한 프로그램을 연중 운영한다.

3~11월 운영하는 '안산 자락길 체험'은 숲 해설가와 함께 안산을 둘러보며 산의 역사·문화에 대한 상세한 설명과 자연생태에 대한 생동감 넘치는 해설을 같이 들을 수 있다. 또한 아이와 부모는 자연생태 관찰, 꽃, 열매, 나뭇가지로 곤충, 동물 모형 만들기, 잎사귀 탁본, 생태 자연놀이 등에 참여할 수 있다.

이밖에도 가족들이 여가시간을 자연과 함께 보낼 수 있도록 연령·테마별 다양한 특화 프로그램도 마련된다.

어린이들을 대상으로는 ▲4·5월 '양서류 관찰교실' ▲5·9월 '천연염색 교실' 등 다양한 자연 체험 프로그램이 열린다.

성인들은 오는 4~11월 자연재료 소품을 만들 수 있는 '우드버닝' 프로그램과 '꽃누르미 교실' 등에 참여할 수 있다.

이밖에도 가족단위로 참가할 수 있는 '아빠와 함께하는 목공교실' '원예교실' 등도 운영한다.

또한 오는 4월부터 단체 프로그램인 '숲 유치원'이 지역내 유치원 어린이들을 대상으로 운영된다.

숲 유치원은 지역내 유치원 가운데 구청 홈페이지(www.sdm.go.kr)를 통해 참가 신청을 한 세종유치원, 예그린유치원, 푸른숲어린이집, 홍제어린이집, 한솔키즈클럽 등 5개 어린이집의 유아 132명을 대상으로 정해진 요일에 따라 월 2회 운영한다.

세부 프로그램으로 ▲봄꽃관찰 ▲모내기와 벼베기 체험 ▲나뭇잎탁본 ▲ 생태놀이 ▲자락길 걷기 ▲나무재료를 활용한 만들기 등 다채로운 체험활동이 준비돼 있다.

안산 자연체험 프로그램 신청은 '서울의 공원' 홈페이지(parks.seoul.go.kr/park)에서 선착순으로 접수하며 해당날짜 20일 전부터 신청이 가능하다. 단체 참여의 경우에는 인원과 일정 등을 정해 안산공원관리사무소(02-3140-8383)로 신청하면 된다. 단 프로그램 중 해당 월에만 진행하는 것도 있으므로 신청시 유의해야 한다.

■시비 건립-문화가 함께하는 곳

최근 서대문구청 뒤편에 위치한 안산 자락에서 청록파 박두진 시인(1916~1998)의 시비 제막식이 열렸다.
숲과 자연을 노래한 박 시인의 시비 건립을 축하하는 이번 행사에는 박 시인의 부인 이희성 여사와 유족, 제자, 후배시인, 구 관계자들이 함께했다. 또한 탤런트 이동건씨가 참석해 시비에 새겨진 박 시인의 '푸른 숲에서'를 낭독했으며 신승철 시인이 해설을 맡았다.

박 시인의 시비는 나란히 선 높이 210cm, 폭 120cm의 비석 3개로 이뤄져 있으며, 1946년 청록집에 실린 ‘푸른 숲에서’가 나뉘어 담겼다.

구는 이번에 건립한 박 시인의 시비와 함께 윤동주·이육사·박목월·유치환·김현승·김춘수·박남수 시인의 작품이 곳곳에 위치해 있는 안산이 ‘문학이 어우러지는 힐링공간’으로 발돋움할 것으로 전망했다.

한편 박 시인은 박목월·조지훈과 함께 ‘청록파’로 잘 알려졌으며 격동의 한국사 속에서 60여년간 자연과 인간·사회를 노래한 한국 시단의 거목이다.
또한 이화여대와 연세대에서 교수로 재직하고 연희동에서 40년 이상 거주하는 등 서대문구와 인연이 깊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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