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한길-안철수, ‘報恩공천’ 책임져라

고하승 / / 기사승인 : 2014-07-16 16:14:0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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편집국장 고하승


새정치민주연합 김한길, 안철수 두 공동대표가 국민을 바보취급 했다가 유권자로부터 ‘매운 맛’을 톡톡히 보고 있다.

당초 7.30 국회의원 재보궐선거 초반만 해도 새정치연합이 새누리당 텃밭인 영남권을 제외한 전 지역에서 ‘싹쓸이’ 할 것이란 전망이 있었다.

하지만 지금은 상황이 다르다.

새정치연합에 비상이 걸렸다. 여론조사 결과 수도권과 충청권 등 이른바 중립지대 9곳 가운데 무려 7곳이 새누리당 후보들에게 밀리는 것으로 나타난 반면 새정치연합이 강세를 보인 곳은 단 한곳도 없는 것으로 나타났기 때문이다.

그나마 손학규 전 경기도지사가 출마한 경기 수원병(丙)과 정장선 전 의원이 후보로 나선 평택을(乙) 등 2곳에서 여야 후보가 오차범위 내에서 접전을 벌이고 있는 것을 위안으로 삼아야 할 판이다.

실제 중앙일보 조사연구팀과 여론조사기관인 엠브레인이 지난 10~15일 해당지역 유권자 800명씩을 대상으로 실시한 여론조사(오차범위는 95% 신뢰 수준에서 ±3.5%p)결과를 살펴보자.

새정치연합의 ‘공천파동’으로 이번 선거의 최대 관심지역으로 떠오른 서울 동작을(乙)의 경우, 새누리당 나경원 후보가 43.2%로 새정치연합 기동민 후보(15.0%)와 정의당 노회찬 후보(12.8%)를 크게 앞섰다.

경기 수원정(丁) 역시 새누리당 임태희 후보가 33.7%로 새정치연합 박광온 후보(21.5%)와 정의당 천호선 후보(7.3%)를 가볍게 따돌리는 것으로 조사됐다.

이 두 지역은 새정치연합 후보와 정의당 후보 간 ‘야권연대’가 이뤄지지 않으면 사실상 승리를 기대하기 어렵게 됐다.

다른 지역은 더욱 심각하다. 수원을(乙)에선 새누리당 정미경 후보(44.3%)가 새정치연합 백혜련 후보(20%)를 더블스코어 이상 앞선 것으로 나타났으며, 경기 김포에서도 새누리당 홍철호 후보(37.0%)가 새정치연합 김두관 후보(28.9%)를 크게 앞섰다.

다만 수원병(丙)에서 새정치연합 손학규 후보(34.7%)와 새누리당 김용남 후보(36.1%)가, 평택을(乙)에서 새정치연합 정장선 후보(37.7%)와 새누리당 유의동 후보(33.0%)가 오차범위 내에서 초접전을 벌이고 있을 뿐이다.

특히 지난 6.4 지방선거 당시 광역자치단체장을 싹쓸이 했던 충청권은 더 심각한 상황이다.

대전, 충남, 충북 등 충청권 전 지역에서 새정치연합 후보가 새누리당 후보에게 밀리고 있기 때문이다.

실제 대전 대덕 보궐선거에선 새누리당 정용기 후보(43.0%)가 새정치연합 박영순 후보(33.1%)에 크게 앞섰고, 충북 충주 보궐선거 역시 새누리당 이종배 후보(46.7%)가 새정치연합 한창희 후보(26.3%)를 크게 리드하고 있다. 충남 서산·태안 재선거에서도 새누리당 김제식 후보(35.1%)가 새정치연합 조한기 후보(23.6%)에 앞섰다.

대체 새정치연합이 이처럼 궤멸 위기에 처한 이유가 무엇일까?

거기에는 여러 가지 요인이 복합적으로 작용하고 있겠지만 가장 큰 원인은 권은희 전 수서경찰서 수사과장을 광주 광산을(乙)에 전략공천한 이른바 ‘보은(報恩)공천’ 논란 때문일 것이다.

여론조사 결과가 그것을 말해주고 있다.

한국갤럽 여론조사(표본오차는 95% 신뢰수준에 ±3.1%p) 결과에 따르면 새정치연합의 지지율은 7월 둘째주 조사에서 불과 일주일 만에 3%p가 빠졌다.

특히 광주·전남·전북 등 호남권에서 새정치연합의 지지율은 63%에서 53%로 10%p나 하락했으며, 중립지대로 꼽히는 충청권에서도 새정치연합의 지지율이 37%에서 30%로 크게 하락했다.

뿐만 아니라 전통적으로 야당의 강세 지역이던 서울에서도 새정치연합의 지지율이 35%에서 30%로 하락했다.

권 후보가 새정치연합의 공천을 수락한 7월 9일을 전후로 지지율이 하락했다고 한다.

야당 성향이 강한 30대에서 일주일만에 46%에서 33%로 급락했고, 대학생도 46%에서 36%로 낙폭이 컸다는 것이다. 한마디로 새정치연합의 국민을 무시한 ‘보은공천’이 지지율을 떨어뜨린 요인이 됐다는 말이다.

따라서 이번 재보선에서 새정치연합이 전국 15곳 중 8곳 이상에서 승리하지 못할 경우, 김한길, 안철수 두 공동대표는 잘못된 공천의 책임을 지고 그 자리에서 물러나야 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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