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새정치민주연합 2·8 전당대회를 바라보는 유권자들의 시선은 냉담하다. 국민의 시선을 끌만한 특별한 인물도 없고, 구도의 변화도 없었다. 그러다보니 흥행성적도 영 신통치 않다. 한마디로 국민의 냉대 속에 ‘그들만의 리그’로 전락해 버린 것이다.
선거 구도를 흔들 수 있는 안철수 의원이 “전당대회에 관심 없다”며 사실상 불출마를 선언한데다, 다크호스로 불리던 김부겸 전 의원마저 선거 직전에 출마를 포기함에 따라 일찌감치 문재인·박지원 ‘빅2’ 구도로 굳어지면서 반전의 계기가 사라졌기 때문이다. 게다가 ‘빅2’라고는 하지만 당내에서는 ‘문재인 대세론’을 말하는 이들이 적지 않다.
사실상 게임은 이미 결론 난 것이나 마찬가지였다. 그런 게임이 국민의 시선을 끌지 못하는 것은 지극히 당연한 일일 것이다.
그런데 지난 7일 실시한 컷오프에서 이인영 후보가 본선티켓을 거머쥐면서 미묘한 변화의 조짐이 나타나고 있다.
이른바 ‘양강후보’라는 문재인, 박지원 후보 외에 ‘이인영’이라는 특별한 ‘제 3의 존재’가 있음을 유권자들에게 알렸고, 지금은 ‘3파전 양상’으로 그 흐름이 변해가고 있다.
특히 ‘문재인’ 대 ‘박지원’이라는 친노-비노 대결구도가 그의 출현으로 인해 이제는 ‘낡은 세력 문재인-박지원’ 대 ‘미래세력 이인영’이라는 새로운 구도로 변해가는 부분을 주목할 필요가 있다.
이인영 의원도 8일 문재인-박지원 두 후보를 ‘극복해야할 낡은 정치의 상징’으로 규정하고, ‘세대교체’의 필요성을 강조하는 등 상당한 자신감을 보이고 있다.
이 의원은 이날 평화방송 라디오 <열린세상 오늘 윤재선입니다>에 출연, “불행하게도 (문,박) 두 분은 지나간 정치, 극복해야 할 정치의 상징적인 대표가 되어 계시다”며 “반드시 낡은 정치와 싸워서 승리하겠”고 밝혔다.
그는 자신이 컷오프를 통과한 것에 대해서도 “낡고 오래된 리더십 경쟁에 대한 회의, 실망, 이런 것들이 저에 대한 지지로 새로운 기대로 이어졌다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한마디로 86세대(80년대 학번ㆍ60년대 출생)세대인 자신이 예비경선에서 지지를 받은 것은 극복해야할 낡은 정치세력인 문재인과 박지원 의원에 대한 실망 때문이라는 것이다.
실제 전날 컷오프 결과는 이 의원의 세대교체론이 중앙위원들의 호응을 얻은 것이라는 해석이 나오고 있다.
이 의원 역시 “세대교체의 힘이 낡은 리더십을 도미노로 무너뜨리는 현상이 일어날 것”이라며 대단한 자신감을 보이고 있다.
즉 자신이 선전할 경우, 박지원 후보가 위협을 받게 되고, 박지원 후보가 무너지면 그 여파로 문재인 후보까지 무너지는 도미노현상이 일어 날 수도 있다는 것이다.
정말, 이 의원의 말대로 그런 현상이 2.8 전대에서 나타나면 어떻게 될까?
아마도 이인영 의원은 정치권을 강타하는 ‘태풍의 눈’이 될 것이고, 그로 인해 새정치연합의 지지율도 덩달아 상승하게 될 것이다.
지금 새정치연합 지지율은 초라하기 그지없다. 청와대와 집권당이 아무리 헛발질을 해도 제1야당의 지지율은 늘 제자리다. 심지어 아직 창당도 하지 않은 제3 신당에 오차 범위로 쫓긴다는 기막힌 여론조사 결과까지 나왔다.
실제 여론조사전문기관인 휴먼리서치가 조사한 정당지지율을 보면, 새누리당 39.6%, 새정치연합 21.1%, 국민모임 18.7%였다.
이 같은 여론조사 결과가 무엇을 의미하는 것일까?
국민들에게 익숙한 이름인 문재인-박지원 가지고는 더 이상 안 된다는 경고의 의미가 아닐까?
이인영 의원이 “세대교체보다 더 강력한 야당을 만들 방법은 없다. 세대교체보다 더 완벽한 통합의 길도 없다. 세대교체보다 더 확실한 승리의 길은 없다. 세대교체가 지금의 민심이고, 시대정신이라면 그 힘은 저에게 있다”고 강조한 것은 이 때문일지도 모른다.
필자는 이인영 의원과는 오랜 인연이 있다. 이 의원의 동갑내기인 허인회 씨 등과 함께 식사를 하면서 불공정한 당시 사회에 대해 울분을 토한 적도 있다. 그를 볼 때마다 느끼는 감정은 항상 ‘소탈하고, 정직하다’는 것이었다.
그러다보니 그가 당 대표가 될 경우, 자신이 약속한 것을 지키기 위해 모든 것을 기꺼이 내려놓을 것이란 믿음이 있다.
그런 성품의 재선의원이 ‘노회하고 욕심 많은’ 후보들을 꺾고 제1야당의 당 대표가 된다면, 그것은 분명 ‘혁명’일 것이다. 어쩌면 그런 혁명이 2.8 전대에서 일어날지도 모른다는 생각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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