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민모임, 신당 성공가능성은?

고하승 / / 기사승인 : 2015-01-12 15:32:0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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편집국장 고하승


새정치민주연합 상임고문인 정동영 전 의원이 지난 11일 새정치연합을 탈당하고 재야와 시민사회가 주도하는 ‘국민모임’에 합류했다.

국민모임은 ‘합리적 진보’를 표방하는 인사들이 주도하는 결사체로 김세균 서울대 명예교수, 이수호 전 전국민주노동조합총연맹 위원장 등 각계 인사 100여명이 참여했으며, 새로운 야당을 창당하기위해 발 빠른 움직임을 보이고 있다.

실제 국민모임은 12일 오후 서울 프란치스코 교육회관에서 '새로운 정치세력, 왜 필요한가'라는 주제로 1차 국민대토론회를 열고, 신당 창당의 명분인 제1야당의 무능과 분열상을 부각시키며 새정치연합과의 차별화를 시도했다.

토론회 발제를 맡은 이도흠 한양대 교수는 새정치연합을 겨냥, "여당 독주를 막아 국민 생존권을 지킬 의지와 능력을 이미 상실했다"면서 "여당 2중대로 전락했다"고 직격탄을 날렸다.

특히 한신대 이해영 교수는 신당의 정체성을 "비(非)중도 진보정당"으로 규정하면서 "과거 정치사에서 명멸했던 수많은 중도 실험으로 시간을 낭비할 여유가 없다"고 선언했다.

과연 국민모임이 추진하는 신당 창당 작업은 성공을 거둘 수 있을까?

일단 신당창당에 대한 여론은 상당히 우호적인 편이다.

실제 여론조사기관 휴먼리서치가 지난달 30일과 31일 이틀간 성인 1520명을 대상으로 여론조사를 실시한 결과, 유권자의 37.5%가 '신당 창당이 필요하다'고 답변했다.

특히 새정치연합 지지층에서조차 ‘필요하다’(48.8%)는 의견이 ‘필요 없다’(41.5%)는 의견보다 많은 것으로 집계됐다. 지역별로는 지역별로는 △서울(41.1%) △경기·인천(41.8%) △호남(40.0%)에서 긍정 응답이 상대적으로 높게 나타났다.

유권자 10명 가운데 무려 4명 가량이 신당창당을 기대하고 있는 것이다. 그런 면에서 ‘신당창당’을 위한 여건이 조성된 셈이다.

하지만 ‘국민모임’이 유권자들이 기대하는 ‘제3의 정당’인지에 대해서는 상당히 회의적이다.

신당 창당을 기대한다는 응답자들도 국민모임을 지지하지 않고 있기 때문이다.

실제 '국민모임'의 신당 창당시 정당 지지도를 물은 결과 지지율은 18.7%에 불과했다. 물론 아직 창당도 하지 않은 상태에서 제1야당인 새정치연합(21.1%)과 오차범위 내에서 2,3위를 다툰다는 사실은 매우 고무적이다.

하지만 1위인 새누리당 지지율 39.6%에 비하면 절반 수준에도 미치지 못할 뿐만 아니라, ‘신당 창당이 필요하다’는 응답자 가운데서도 겨우 절반가량만 국민모임을 지지하고 있는 것이다.

이 조사는 유·무선 임의전화걸기(RDD) 방식으로 실시됐으며 95% 신뢰수준에서 신뢰오차는 ±2.51%포인트다. 이 여론조사 결과는 무엇을 의미하는 것일까?

한마디로 제1야당에 실망한 유권자들이 신당 창당을 기대하고 있으나, 국민모임은 유권자들이 기대하는 신당이 아니라는 의미일 것이다.

필자 역시 같은 생각이다. 지금 국민이 기다리는 신당은 좌 클릭하는 ‘진보신당’이 아니라 외연의 폭을 넓히는 ‘중도신당’이다.

국민이 새정치연합에 등을 돌린 것은 제 1야당이 극단적인 장외투쟁 등으로 민생을 외면한 탓이다. 그런데 그런 야당을 향해 되레 "여당 2중대로 전락했다"고 지적하는 걸보면, 국민모임은 아무래도 헌법재판소의 팔결로 최근 해체된 ‘통합진보당’의 재탄생을 의미하는 게 아니냐는 의구심을 지우기 어렵다. 과연 그런 급진적인 정당이 성공을 거둘 수 있을까?

지금 국민은 정당의 이념공세에 신물 날 지경이다. 좌우 편 가르기에도 넌덜머리가 난다. 제1야당인 새정치연합의 지지율이 헛발질하는 집권당 지지율의 절반 수준에 불과한 것은 지금까지 줄곧 그런 모습을 보여 왔기 때문이다. 그런데 새정치연합보다 더 극단적인 이념정당이 나온다고 하니 걱정이 태산이다.

국민은 그런 신당이 아니라 야권의 중도성향의 인사들이 만드는 신당을 기대하고 있음이 분명하다.

만일 손학규 전 상임고문, 안철수 김한길 전 공동대표, 박영선 조경태 의원, 김부겸 김성식 전 의원, 이상돈 교수와 같은 사람들이 손을 잡는다면 그 신당의 파괴력은 상상을 초월할 것이다. 장담하건데 단숨에 제1 야당의 지지율을 뛰어 넘어 집권당을 위협할 수준에 이를 것이다. 문제는 누가 그 총대를 메느냐 하는 점이다. 서로 눈치만 보다가 영영 기회를 놓치게 되는 것은 아닌지 모르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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