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통령 지지율 하락? 신경 쓸 거 없다

고하승 / / 기사승인 : 2015-01-28 16:13:4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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편집국장 고하승


요즘 각 언론을 보면 마치 박근혜 대통령에게 이미 조기레임덕이 눈앞에 닥치기나 한 것처럼 호들갑이다.

실제 28일에는 각 언론이 박근혜 대통령의 지지율이 마침내 20%대로 추락했다는 보도를 일제히 쏟아 냈다.

여론조사기관 리얼미터가 26~27일 양일간 전국 성인 1000명을 대상으로 조사한 결과 박근혜 대통령의 국정수행 지지도는 전날보다 0.4%p 떨어진 29.7%를 기록하면서 취임 후 처음으로 20%대로 떨어졌다는 것이다. 사실 이 조사의 오차범위가 95% 신뢰 수준에서 ±3.1%p인 점을 감안하면, 전날과 아무런 차이가 없는 것이나 마찬가지다.

그런데도 ‘조기 레임덕 현실화되나’라는 제목의 기사가 봇물처럼 쏟아졌다.

일단 결론적으로 말하면, 박 대통령의 이 같은 지지율 하락은 충분히 예견됐던 것으로 그다지 신경쓸만한 일이 못된다.

어떤 면에서는 이미 각오했던 일인지도 모른다.

박근혜 대통령은 공무원연금 개혁 등 역대 정권에서 감히 생각조차 하지 못했던 개혁을 과감하게 추진하고 있다.

사실 공무원연금 개혁은 공무원의 집단적 영향력 때문에 수술한다는 게 결코 쉬운 일은 아니다. 자기 이익을 침해받는 공무원들이 반발하는 것은 지극히 당연한 일이고, 그로 인해 지지율이 추락하는 것은 불 보듯 빤한 일이다. 김대중·노무현·이명박 정권이 공무원연금에 손을 대지 못한 것은 바로 이런 이유 때문이다.

그런데 박 대통령은 ‘미래 세대를 위하여’ 이를 적극적으로 추진하고 있는 것이다. 국민의 혈세로 적자보전액을 채워 넣고 있는 공무원연금의 구조개혁을 미루는 것은 빚더미를 미래세대에 떠넘기는 것이다.

실제 공무원연금 적자는 현 정부 15조 원, 차기 정부 33조 원, 차차기 정부 53조 원등 시간이 흐를수록 폭발적으로 증가한다. 더 큰 문제는 이러한 적자 증가에 점점 가속도가 붙어, 2080년에는 무려 1,278조 원의 재정적 부담을 갖게 된다는 사실이다.

그럼에도 표를 의식하거나 지지율을 의식했다면, 공무원 집단의 반발이 예상되는 공무원연금개혁은 생각조차 못했을 것이다.

어디 그 뿐인가. 박 대통령은 관료사회의 적폐(오랫동안 쌓이고 쌓인 폐단) 해소의지를 드러내기도 했다.
사실 그동안 공무원의 3무(無), 즉 ‘무사안일ㆍ복지부동ㆍ전문성부족’에 대한 비판은 끊임없이 제기돼 왔다.

그럼에도 역대 정부가 이 문제를 해결하지 못했던 것은 거대한 관료사회의 보이지 않는 저항 때문이었을 것이다. 그런데 박 대통령이 공직사회를 병들게 하는 환부를 도려내기 위해 ‘국가공무원과의 전쟁’을 불사하고 나선 것이다. 당연히 공무원연금개혁과 같은 저항이 따를 것이고, 그것이 지지율을 떨어뜨리는 요인이 되고 있음은 두말할 나위조차 없다.

어쩌면 박근혜 정부가 추진하는 공공, 금융, 노동, 교육의 4대개혁 모두가 표를 갉아 먹는 요인일지도 모른다. 그러니 어쩌란 말인가. 이제 기득권의 저항에 그만 항복하고 개혁을 포기하란 것인가.

아니다. 올해는 큰 선거가 없는 해다. 비록 대통령 지지율이 저항세력의 반발로 크게 추락하더라도 선거에 영향을 미치는 일이 발생하지 않는다는 말이다.

따라서 개혁을 추진하려면 올해가 적기다. 일시적으로 하락하는 지지율 때문에 다잡은 마음이 흔들려서는 안 된다. 장담하거니와 개혁이 성공적으로 마무리된 후에는 대통령 지지율이 큰 폭으로 상승할 것이고, 그 이후에 치러지는 선거는 대통령 영향력 안에 놓이게 될 것이다.

그런데도 집권당인 새누리당의 태도가 영 못마땅하다. 말로는 개혁을 하겠다지만 실제 김무성 대표 등 당 지도부가 그런 의지를 지니고 있는지 의문이다.

기득권 세력의 저항을 뚫고 성공한 개혁을 만들어 내는 일은 대통령 한 사람의 의지만으로 되는 게 아니다. 당정청이 하나가 되어야만 개혁의 동력을 얻을 수 있다.

거듭 말하지만 지금 한낱 수치에 불과한 지지율에 연연해서는 안 되고, 또 그럴 필요도 없다. 어쩌면 그 수치는 그만큼 기득권 세력의 저항이 크다는 것을 의미하는 것일지도 모른다. 다만 박 대통령은 그 수치를 통해 민심과 소통하는 방법은 배울 필요가 있다는 생각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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