野 미래는 이인영 승패에 달렸다?

고하승 / / 기사승인 : 2015-02-02 14:36:0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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편집국장 고하승


새정치민주연합 2.8 전당대회를 앞두고 유력 당권주자인 문재인-박지원 후보 측의 공방이 도를 넘어섰다는 지적이다.

사사건건 트집을 잡는 모습이 국민의 눈살을 찌푸리게 하고 있다는 비판의 목소리까지 나오고 있는 실정이다.

먼저 서울에서 김성환 노원구청장, 이창우 동작구청장, 차성수 금천구청장, 김우영 은평구청장 등 일부 구청장들이 문재인 후보 지지문자를 보낸 것을 놓고 양측이 공방을 벌였다.

박지원 후보 선거캠프의 김유정 대변인은 지난 30일 오후 국회에서 긴급 기자회견을 열고 "문재인 후보 지지 문자를 당원들에게 보내는 구청장들의 경선 개입을 강력하게 규탄한다"고 밝혔다.

박지원 후보 자신도 “현역 의원 지역위원장과 당직자는 선거운동을 금지하는 규정 정신에 위배된다”며 “문재인 답지 못하다”고 가세했다.

얼핏 들으면 마치 이들 구청장들이 규정을 위반한 것처럼 보인다. 하지만 기초단체장의 지지 문자 메시지 발송은 이미 당 선거규정에 위배되지 않는다는 유권해석이 있었다고 한다.

실제 공정한 경선을 위해 현역 국회의원, 지역위원장, 당직자들에 대해선 경선캠프 참여는 물론 선거에 개입하지 못하도록 규정하고 있다. 하지만 기초자치단체장에 대해선 명확한 규정이 없다. 따라서 논란거리가 될 수는 있지만, 이를 가지고 침소봉대하는 것은 그리 보기 좋은 모습은 아니다.

일반당원과 국민을 대상으로 실시하는 여론조사 규칙을 놓고도 양측은 정면충돌하는 양상을 보였다.

전대 시행세칙에 따르면 이번 당대표 경선은 대의원 45% :권리당원 30%: 여론조사(일반당원+국민) 25% 비율로 결정된다.

그런데 당 중앙선관위는 최근 회의를 열어 전대 여론조사에서 '1번 문재인', '2번 이인영', '3번 박지원' 외에 '4번 지지후보 없음'을 선택한 응답자도 득표수에 포함해 후보자별 득표율을 계산키로 확정했다.

그러자 문 후보 측이 '지지후보 없음'을 득표수에서 제외해야 한다며 공식으로 문제를 제기하고 나섰다.
선관위가 개정안대로 여론조사 결과를 처리하게 되면 일반당원 및 국민여론조사 비율이 15% 이내로 줄어드는 결과가 초래될 수 있다는 게 문 후보 측의 주장이다.

이에 대해 박지원 후보가 2일 국회 의원회관에서 기자간담회를 갖고 "어느 특정 후보가 만약 이대로 되면 경선을 보이콧하겠다는 것은 당원과 국민에게 공갈을 치는 것"이라며 "문재인 답지 않다"고 비판하고 나선 것이다.

맞다. '4번 지지후보 없음'이란 조항이 여론조사에 들어 있다면, 그것 역시 중요한 선택이다. 따라서 그 응답을 무효표로 해야 한다는 문 의원 측 주장은 설득력이 없다.

유력 당권주자인 문재인-박지원 후보 측의 이 같은 이전투구식 공방이 되레 제3의 후보인 이인영 후보에게 힘을 실어주는 양상으로 나타나고 있다.

실제 새정치연합 소속 서울시 의원 76명 중 39명은 이날 오전 10시15분 국회 정론관에서 이 후보에 대한 지지를 선언했다.

이들은 기자회견을 통해 “전당대회가 민생과 혁신의 전당대회가 돼야 하는데 계파 간의 갈등으로 비춰지는 것이 너무 안타깝다”면서 “계파 갈등을 뛰어 넘는 정책과 민생, 혁신의 기치를 내걸고 있는 이인영 후보와 함께 하기로 했다”고 밝혔다.

이들은 "불행히도 지금까지 전당대회는 기대와 다른 모습"이라며 "마땅히 있어야 할 민생은 보이지 않고 오직 정쟁만이 선거를 혼란스럽게 만들고 있다"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우리 당에 가장 필요한 것은 분열을 극복해 단결하고 현실에 안주한 패배가 아닌 과감한 혁신을 통한 승리다. 전면적인 세대교체와 세력교체를 약속한 이 후보를 지지한다"고 거듭 강조했다.

서울시의원들은 전국 지방의원들의 머릿돌이나 마찬가지다. 그들의 정치적 역량 또한 만만치 않다. 그런 시의원들이 자발적으로 ‘이인영’을 대안으로 지목했다면, 그 파괴력은 상당할 것이다.

한 시의원은 “야당의 미래는 이번 전대에서 이인영 후보의 승패에 달렸다”고 말했다. 이인영 후보가 승리하면 당의 미래에 희망을 걸 수 있지만, 그렇지 않을 경우 당의 미래를 장담할 수 없다는 취지의 발언도 했다.

과연 새정치연합 소속 서울시의원 과반이상의 지지를 받은 이인영 후보가 어떤 성적을 거두게 될지 그 결과가 무척 궁금해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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