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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나라당의 아성이라는 대구에서 새정치민주연합 김부겸 전 의원의 경쟁력은 막강한 것으로 조사됐다.
영남일보가 여론조사 전문기관인 폴스미스리서치와 공동으로 지난달 24-25일 이틀간 만 19세 이상 대구 수성갑 유권자 1025명을 대상으로 실시한 ‘20대 총선 대구 수성갑 가상대결 긴급 여론조사’에서 김 전 의원이 현재 새누리당 후보로 거명되는 4명 모두를 크게 앞섰다.
대구 수성갑은 새누리당 이한구 의원의 지역구로 이 의원은 내년 총선 불출마를 선언했다. 그런데 김 전 의원은 지난 6·4 지방선거 당시 새정치연합 대구시장 후보로 출마해 이 지역에서 무려 50.1%의 득표율을 보인 바 있다. 그 기록적인 득표율이 계속 이어질 것이란 관측이다.
실제 김 전 의원은 새누리당 예상후보와의 양자대결에서 모두 50%가 넘는 압도적 지지율을 보였다.
우선 새누리당 국회의원 출신으로 광역자치단체장까지 지낸 A씨와의 가상대결에서는 50.6%대 37.6%로 김 전 의원이 무려 13%포인트 앞선 것으로 나타났다.
김 전 의원은 공직자 출신의 전직 광역자치단체장인 B씨와의 가상 대결에선 더욱 격차를 벌렸다. 김 전 의원이 62.0%의 지지를 받아 24.2%에 그친 B씨를 두 배 이상 따돌린 것이다.
대학교수 출신으로 현재 공직에 몸담고 있는 여성 C씨와의 가상대결에서도 그는 67.8%대 18.0%로 김 전 의원이 무려 3배 이상 앞섰다.
이 여론조사는 자동응답 전화로 실시됐으며, 표본오차는 95% 신뢰수준에서 ±3.06%라고 한다.
물론 이번 조사에서 새누리당 예상후보는 본인의 의사와 상관없이 지역 정치권 안팎에서 거론되고 있는 전·현직 인사를 임의로 선정한 만큼, 실제 총선 때는 전혀 다른 경쟁력 있는 인물이 새누리당 후보로 나설 수도 있을 것이다.
그럼에도 한나라당 안마당 격인 이 지역에서 득표율이 50%대와 60%대를 오르내리는 것은 김 전 의원의 경쟁력이 그만큼 막강하다는 것을 부인하기는 어려울 것이다.
특히 이는 박근혜 대통령의 대구지역에서의 국정지지도 45.8% 보다도 높은 수치다.
하지만 새정치민주연합 차기 대권주자들 가운데서 그의 지지율은 초라하기 그지없다.
여론조사전문기관 <리서치뷰>와 인터넷방송 <팩트TV>가 지난 28일 오전 전국 만19세 이상 휴대전화가입자 1000명을 대상으로 정례여론조사를 실시한 결과를 보자.
새정치연합 지지층(255명)만을 대상으로 “김부겸, 문재인, 박영선, 박원순, 안철수, 안희정 여섯 사람 중에서 새정치민주연합 차기 대통령감으로 가장 적합한 사람은 누구냐”는 질문에 믄재인 대표라는 응답이 무려 60.2%에 달했다.
이어 박원순 서울시장, 17.1%, 안철수 12.6%, 안희정 3.4%, 박영선 2.3%, 김부겸 2.2% 순으로 나타났으며, 무응답은 2.2%다.
이 조사는 전국 만19세 이상 휴대전화가입자 1000명을 대상으로 진행됐으며, 표본오차는 95%신뢰수준에 ±3.1%p다.
이게 무엇을 의미하는 것인가. 적진(敵陣)인 대구에서조차 박 대통령의 지지율을 능가하는 압도적 지지를 받는 김 전 의원이지만 정작 새정치연합 지지들 사이에서는 여전히 ‘도토리 후보’로 치부되고 있음을 보여주는 것이다.
어쩌면 이는 김 전 의원에게 ‘새정치연합’이라는 옷이 걸맞지 않다는 뜻일지도 모른다.
그러면 새누리당은 잘 맞을까?
그것 역시 아니다. 그는 ‘독수리 5형제’ 가운데 한 사람이다.
독수리 5형제란 이우재· 이부영· 김부겸· 안영근· 김영춘 전 의원 등 노무현 정부 출범 초기인 2003년 7월 한나라당(새누리당 전신)을 동반 탈당한 5명의 현역 의원을 지칭하는 것으로 유권자들이 이들의 정치개혁 의지를 높이 평가해 '우주의 침략자로 부터 지구를 지켜내는 만화영화' 주인공들에 비유해 붙여준 애칭이다. 그 5형제 가운데 3명은 사실상 정계 은퇴했고 김부겸 김영춘 전 의원만 남아 꼿꼿하게 버티고 있는 것이다.
따라서 그들이 다시 새누리당으로 돌아간다는 상상은 어색하다. 그렇다면 김 전 의원에게 맞는 옷은 없는 것일까?
만일 새누리당도 아니고 새정치연합도 아니라면, 그에게 맞는 옷은 ‘제3의 정당’일지도 모른다는 생각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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