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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29 국회의원 재보궐선거를 앞두고 신당 창당을 서두르고 있는 국민모임의 인재영입위원장으로 임명된 정동영 전 통일부 장관이 신당 창당의 필요성을 강조하고 나섰다.
제1 야당인 새정치민주연합을 믿지 못하는 불신이 깊은 탓이다.
따라서 필자 역시 신당창당 필요성에 대해선 공감하는 바가 크다.
물론 ‘국민모임’이 제 1야당인 새정치연합의 대안정당이 될 수 있겠느냐하는 데 대해선 회의적이다. 그 방향이 잘못 설정된 탓이다.
실제 정 전 장관은 국민모임의 이념성향에 대해 “기존 새정치연합과 진보정당들 사이”라고 규정했다. 즉 정의당이나 노동당 등 기존의 진보정당 보다는 우(右)측에 있으나, 새정치연합에 비하면 좌(左)측에 위치해 있다는 것이다.
그동안 새정치연합이 ‘좌클릭’으로 인해 실패해 왔던 것과는 상반된 방향을 제시하고 있는 것이다.
그럼에도 어쩌면 국민모임이 이번 4.29 재보선을 통해 파란을 일으키게 될지도 모른다는 생각이 드는 건 왜일까?
우선 광주 서을에 제법 경쟁력 있는 천정배 전 장관과의 연대가 가시화되고 있는 사실이 희망적이다.
실제 국민모임 신당추진위원회 김세균 공동추진위원장(서울대 명예교수)이 16일 4.29 재보궐 선거에 광주 서구을에 무소속으로 출마한 천정배 전 법무부 장관과 후보 단일화 논의를 진행 중이라고 밝혔다.
김 위원장은 이날 YTN 라디오 인터뷰에서 “어제 천 전 장관과 만나 야권 재구성 문제라든지, 후보단일화 문제 등을 진솔하게 얘기했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호남에서 여당인 새정치민주연합이 호남 토호세력을 대변하는 정당으로 기능하고 있기 때문에 우선 이번 보선이 호남에서 새정치연합의 일당 독점체제를 깨뜨리는 데에 기여하는 선거가 되어야 한다는 데 천 전 장관과 합의를 봤다”고 강조했다.
다만 김 위원장은 “그걸 타파하기 위해 힘을 합치자는 것까지는 서로 의기투합했던 것 같다”고 말해, 천 전 장관이 국민모임 후보로 출마하는 것까지는 의견 일치를 보지 못한 정황을 보여줬다.
즉 천 전 장관은 국민모임 후보가 아니라 무소속 후보로 출마하겠다는 의지가 워낙 확고하다는 것이다.
한마디로 국민모임과 ‘연대’는 하되, ‘합류’는 하지 않겠다는 뜻이다.
그런데 만일 4.29 재보선 불출마를 선언한 정동영 전 장관이 서울 관악을에 출마하게 된다면 어떨까?
실제 국민모임 일각에서는 정동영 전 장관의 서울 관악을 출마를 요구하는 견해가 제기되고 있다고 한다.
국민모임 관계자는 “천정배 전 의원이 국민모임과의 '연대'는 거론하되 '합류'하지 않고 있는 상황인데다가 김상곤 전 경기도교육감을 후보로 영입해 경기 성남 중원에 공천한다는 방안도 물 건너가고 있는 상황에서, 그나마 1석 확보를 위해서는 대중적 인지도가 가장 높은 정동영 전 의원이 직접 나설 수밖에 없지 않겠느냐”고 말했다.
만일 그의 뜻대로 정 전 장관이 관악을 출마의지를 굳히고 천정배 전 장관과 동반 당선된다면, 야권은 당장 정계개편의 쓰나미에 휩쓸리게 될 것이다.
새정치연합의 거대한 함선이 풍비박산 날지도 모른다. 침몰 위기를 느낀 인사들의 줄 탈당이 잇따를 것이고, 새정치연합은 유령선처럼 바다 위를 표류하는 최악의 사대를 맞이하게 될 지도 모른다.
그럼에도 국민의 뜻에 반하는 좌클릭 국민모임은 대안이 아니다. 다만 새정치연합의 침몰을 가속화하는 요인이 될지언정 국민에게 희망을 안겨주기 어렵다는 뜻이다.
국민에게 희망을 안겨주는 대안정당은 어디까지나 ‘제3섹터’의 중도 정당이기 때문이다.
새정치연합 부설 정책연구소인 민주정책연구원이 지난 8월 민병두 원장이 취임한 이후 보고서를 잇달아 펴내며 당의 중도 혁신 노선을 주문하고 있는 것도 이와 무관치 않다.
그럼에도 관악을 정동영, 광주 서을 천정배 카드는 국민모임이 생각해 낼 수 있는 최적의 카드가 될 것 같다는 생각이다.
이 발칙한 상상이 현실이 되고, 그들이 원내에 진입하게 될 경우, 문재인 새정치연합 대표의 운명은 어떻게 될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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