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새정치민주연합 문재인 대표가 4.29 재보궐선거 완패에 따른 책임론을 일축하며 ‘버티기’에 돌입한 양상이다.
지난주 동교동계 좌장인 새정치연합 권노갑 상임고문과 박지원 의원이 회동을 하고, 문재인 대표의 거취 문제를 논의하는 등 당 안팎에서 문재인 퇴진론이 잇따라 제기되고 있다.
당시 권 고문은문 대표가 4.29재보선 패배에 책임을 져야 한다는 취지로 발언한 것으로 알려졌으며, 박 의원 역시 아무 일 없는 것처럼 지나가서는 안 된다는 취지의 망을 한 것으로 전해졌다.
물론 둘 다 ‘콕’집어서 문재인 대표가 물러나야 한다고 하지는 않았다. 하지만 사실상 문 대표 사퇴를 촉구한 것이나 다를 바 없다.
박주선 의원은 지난 9일 한 방송에 출연, “비대위 체제로 가는 한이 있더라도 문재인 대표는 책임을 지고 사퇴를 해야 한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그는 “새누리당과 박근혜 정권을 비판하고 이탈한 민심을 모아주는 광주리 역할을 하려면 당의 가치와 본질, 당 의식과 체질을 바꾸어서 대변혁을 일으켜야 되는데 방향은 친노계파를 청산하고 친노가 없는 당이라는 이미지를 심고 중도개혁정당으로 가야 한다”고 강조했다. 문 대표뿐만 아니라 나아가 친노계파 전체가 물러나야 한다는 뜻이다.
앞서 주승용 최고위원은 지난 8일 열린 최고위원회의에서 최고위원직 사퇴의사를 밝히며 “당 지도부가 모두 물러나야 한다”고 밝힌 바 있다.
하지만 문 대표는 당장 물러설 뜻이 없는 것 같다.
실제 그는 당 안팎에서 제기되는 책임론을 정면 돌파 하는 방안으로 각 계파 수장들이 참여하는 원탁회의 구성을 재추진하고 있다.
문 대표가 금주부터 원탁회의 참여 대상자들에게 개별 연락을 취할 것이고, 그 대상은 김한길, 안철수 전 공동대표 등 당 대표를 지낸 인사들이나 각 계파의 수장들이 될 것이라고 한다. 물론 당내 화합을 도모하기 위한 테이블을 만들겠다는 취지일 것이다.
하지만 그것으로 점차 거세지는 퇴진론을 막아낼 수 있을까?
쉽지 않아 보인다. 더구나 원탁회의는 이미 한번 실패했던 것 아닌가.
실제 지난달 2일 문 대표가 원탁회의를 열었지만 당시 김한길 전 대표와 박지원 전 원내대표 등이 불참했고, 이후 회의는 단 한 차례도 열리지 않았다. 그나마 당시 원탁회의에 참석했던 안철수 전 공동대표마저도 원탁회의에 대해선 부정적인 기류인 것으로 알려지고 있는 마당이다. 김한길, 안철수, 박지원 등이 빠진 원탁회의라면 그것은 무의한 것이다.
따라서 ‘원탁회의 재추진’이라는 계획에도 불구, 더욱 커져가는 ‘퇴진론’목소리를 잠재우기는 어렵다는 게 중론이다.
그렇다면, 문 대표가 결국 이쯤에서 무릎 꿇고 물러나는 것인가. 새정치연합의 입장에서 보자면 불행하게도 아직까지는 그럴 생각이 전혀 없는 것 같다.
문재인 대표가 지난달 30일 안철수 전 대표를 만난데 이어, 6일에는 박지원 전 원내대표와, 그 다음날인 7일에는 김한길 전 대표와 연속 회동한 것이 그 방증이다. 당시 문대표가 그들을 만난 이유는 하나일 것이다. 자신이 대표직을 유지할 테니 도와 달라는 것 아니겠는가.
하지만 모두가 외면하고 있는 실정이다.
특히 박지원 전 원내대표 같은 경우는 오히려 회동 직후 방송 출연 등을 통해 '문재인 책임론'을 더 강하게 요구하고 있다.
그럼에도 ‘문재인 버티기’는 결국 성공할 것이라는 관측이 나오고 있다.
그런데 그 이유가 ‘원탁회의’라는 묘수(?) 때문이 아니라, 내년 총선공천을 염두에 둔 비노 진영 의원들의 극심한 ‘눈치 보기’때문이라고 하니 참담하기 그지없다.
실제 지금 문 대표의 책임지지 않는 모습에 속으로 ‘부글부글’끓는 의원들의 수에 비하면 퇴진 목소리는 너무나 약하다. 잘못 큰 소리를 냈다가는 내년 총선에서 공천을 받지 못할 것이 우려되는 탓일 게다.
그러나 문 대표가 버티고 있는 상황에서 내년 총선을 치른다면 어떻게 될까?
여론조사 전문기관인 한국갤럽이 지난 6∼7일 이틀간 전국의 만 19세 이상 성인 남녀 807명을 대상으로 설문조사(표본오차는 95% 신뢰수준에 ۭۭ3.4%포인트, 응답률 16%)한 결과, 새누리당의 지지도는 41%, 새정치연합은 24%로 나타났다.
새누리당의 지지도는 지난주보다 1%포인트 오른 반면 새정치연합은 2%포인트 떨어지면서 양당 지지도 격차는 17%포인트로 더욱 벌어졌다. 문 대표가 버티는 상황이라면 이런 격차가 내년 총선에서 얼마나 좁혀질 수 있을지 의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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