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상곤, 설마 조국 교수의 ‘얼굴마담’?

고하승 / / 기사승인 : 2015-05-25 14:49:5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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편집국장 고하승


“새정치민주연합 혁신위원장 직을 수락한 김상곤 전 경기도교육감은 사실상 조국 서울대 교수의 ‘얼굴마담’이나 마찬가지다.”

새정치연합이 4.29 재보선 패배에 따른 극심한 당 내홍을 수습하고, 당을 혁신할 혁신기구의 수장에 김상곤 전 경기도교육감을 확정한 것을 두고 지금은 현직에서 은퇴한 모 언론계 선배가 거나하게 취해서 한 말이다.

그런데 그 선배의 발언이 결코 예사롭지 들리지 않는다.

사실 김 전교육감은 외부인사가 아니다. 지난 지방선거 당시 새정치연합에 입당해 경기도지사 경선에 나섰다가 패배한 전력이 있다. 그저 여러 원외 인사들 가운데 한 사람일 뿐이다.

그렇다고 해서 현실정치 경험이 풍부한 당내 인사도 아니다. 사실 혁신위원 인선과 관련해 문 대표가 김 전 교육감을 영입하기 전부터 혁신위원장은 당무 경험이 풍부한 당내 인사가 맡아야 한다는 여론이 적지 않았었다. 경험이 부족할 경우 운전미숙으로 사고가 날 수도 있다는 우려 때문이다.

하지만 문재인 대표는 김 전교육감에게 혁신위원 인선과 조직, 운영, 활동기한에 관한 전권을 부여하기로 약속했다.

대체 문 대표는 뭘 믿고 김상곤 전 교육감에게 칼자루를 쥐어 준 것일까?

분명 믿는 구석이 있을 것이다. 어쩌면 조국 교수를 믿고 있는지도 모른다.

사실 당초 문 대표는 혁신위원장으로 조국 교수를 염두에 두었었다. 문 대표가 최근 열린 최고위원회의에서 마치 안철수 의원이 혁신위원장을 맡을 것처럼 하고, 혁신위원장에게 전권을 부여하도록 하도록 하는 결정을 내린 것은 조국 교수를 위한 포석이었을 것이다.

그런데 조국 교수에 대한 비노 측의 강력한 발발로 문 대표는 뜻을 이루지 못했다.

일단 외형상으로만 보자면 그렇다. 하지만 내면을 들여다보면 꼭 그런 것만은 아니다.

조 교수는 지난 22일 문 대표와 김 전교육감의 심야 회동에 함께 한 것으로 알려졌다. 그가 김 전 교육감을 적극적으로 설득했다는 소리가 들린다. 결과적으로 조 교수는 이미 혁신기구 구성에 개입한 상태일 뿐만 아니라, 사실상 구체적인 방향까지 제시한 셈이다.

실제 조 교수는 지난 19일 오전 트위터에 ‘새정치 혁신에 대한 입장’이라는 제목의 트위터를 통해 당 혁신을 위한 방안을 제시한 바 있다.

그가 당시 제시한 혁신안은 ▲계파 불문 도덕적 법적 하자가 있는 자의 공천 배제 ▲계파 불문 4선 이상 의원 다수 용퇴 또는 적지 출마 ▲지역 불문 현역 의원 교체율 40% 이상 실행 ▲전략공천 2~30% 남겨둔 상태에서 완전국민경선 실시”등 네 가지다.

김 전 교육감이 조 교수의 설득 끝에 위원장직을 수락했다면 이런 방향에 대해 사실상 암묵적 동의가 이뤄졌다고 해도 과언이 아닐 것이다.

그리고 문 대표를 대신해 김 전 교육감이 조국 교수를 혁신위원으로 영입할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다. 그럴 경우 비노 진영의 반발을 어느 정도 완화시킬 수 있기 때문이다. 혁신위원 임명은 문 대표가 하더라도 위원 선정은 전적으로 김 전 교육감의 의중에 달려 있기 때문에 문 대표는 직접적인 공세에서 한발 비껴날 수 있다.

실제 김 전교육감은 조 교수를 혁신위원장으로 영입할 생각을 지니고 있는 것 같다.

김 전 교육감의 한 측근은 “김상곤 위원장 체제의 혁신위는 조 교수를 비롯해 쇄신안 마련에 도움이 될 수 있는 인사들이라면 당내의 '호불호'와는 관계없이 적극적으로 참여를 제안할 것이다"고 귀띔했다고 한다.

혁신위 구상 초기부터 조국 서울대 교수를 위원장으로 추천했던 친노계 역시 “조 교수가 빠진 혁신위는 아무 소용이 없다”며 조 교수가 혁신위원으로 참여해야 한다는 주장을 굽히지 않고 있는 상황이다.

설사 조국 교수가 비노계의 극렬한 반대로 혁신위에 직접 참여하는 방안이 무산되더라도, 김 전 교육감 뒤에서 ‘훈수’를 두는 사람은 조국 교수일 가능성이 농후하다.

그 같은 훈수를 김 전 교육감이 뿌리치기는 현실적으로 어려울 것이다. 원내 지지기반이 없는 김 전 교육감으로서는 친노의 도움이 절실하기 때문이다.

한 언론계 선배가 김 전 교육감을 ‘조국 교수의 얼굴마담’이 될 것이라고 예상한 것은 아마도 이런 전후 사정을 감안한 발언인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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