편집국장 고하승


박근혜 대통령이 지난 27일 경제활성화 및 일자리 창출과 관련한 여러 법안들이 국회에서 장기간 통과되지 못하고 있는 데 대한 안타까움을 토로했다.

중소기업인과 정부 관계자들을 청와대로 초청해 '일자리 창출을 위한 중소기업인과의 대화' 시간을 가진 자리에서다. "민주주의라는 것은 모든 게 법치로 가는 것인데 법이 통과가 안 되면 어떻게 할 수가 없다"는 그 목소리에는 국민과 경제를 생각하는 최고통치권자로서의 절박함이 묻어 있었다.

크라우드펀딩법, 서비스산업발전기본법, 관광진흥법, 국제의료산업지원법, 의료법 개정안 등 청년 일자리를 창출하고, 외국 관광객들을 유치해 국내 경제 활성화를 도모하는 등의 좋은 법안들이 야당의 발목잡기로 국회에 묶여 있기 때문이다.

구체적으로 국회 법사위에 계류중인 크라우드펀딩법과 관련해 박 대통령은 "1년 전에 통과됐다면 좋은 아이디어를 올려서 십시일반으로 많은 사람들의 투자로 부담을 안 갖고도 (벤처기업이) 살아날 수가 있다"며 "그걸 해보려고 한 건데 아주 천신만고 끝에 법사위까지 올라갔지만 거기서 통과가 안 되고 있다"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누구에게 해코지를 하는 것도 아니고 좋은 법인데 1년 동안 막아놔서 젊은이들이 얼마든지 도움을 받아서 창업할 수 있는 길을 막느냐"며 "그 길을 막는 게 국회 일은 아니지 않느냐"고 목소리를 높였다.

그러면서 "너무 안타깝다"면서 "일자리를 만들고 창업도 활발하게 할 수 있도록 돕는 게 정치계가 해야 될 일이 아니겠나. 그 어떤 것보다도 중요한 사명이라고 생각한다"고 강조했다.

또 박 대통령은 2년간 국회에 묶여 있는 서비스발전기본법에 대해 “빨리 통과가 돼서 서비스 분야에서 좋은 일자리를 만들 수 있는 기회가 많이 만들어져야 (일자리의) 미스매치도 해결할 수 있다"면서 "이것도 얼마나 묵혔느냐"고 안타까움을 토로했다.

관광진흥법에 대해선 "중국 등에서 손님들이 쏟아져 들어오는데 2017년에 가면 방이 모자란다"며 "누구를 위해서 이 법을 막고 있느냐"고 질책했다.

아울러 국제의료산업지원법과 관련해선 "우리나라 의료인들의 기술이 굉장히 뛰어나고 외국에서도 상당히 호평을 받는데 더 많은 외국환자들이 와서 한국에서 관광도 하고 편안하게 치료도 받으면서 좋은 서비스를 받고 나갈 수가 있는 그 기회를 왜 막느냐"며 "누구를 위해서 막느냐"고 재차 따져 물었다.

정말 답답한 노릇이 아닐 수 없다. 정치가 이런 법안들을 볼모로 잡고 당파의 이익을 위해 정쟁이나 벌이고 있으니, 국민의 삶이 더욱 팍팍해 지는 것 아니겠는가.

특히 이런 좋은 법안들을 각종 법안들과 연계해 발목잡기에 나선 야당의 잘못이 매우 크다.

공무원연금개혁문제만 해도 그렇다.

공무원연금 개혁 문제를 논의하는 자리에서 새정치민주연합은 엉뚱하게 본질적으로 무관한 세월호특별법 시행령 문제를 들고 나왔다고 한다. 야당이 세월호특별법 시행령에 대해 4가지 구체적 문제점이 있다면서 4가지를 반드시 약속을 하라는 무리한 주장을 해서 결국 협상이 결렬됐다는 것이다.

대체 세월호특별법 시행령과 공무원연금법이 과연 무슨 관계가 있는 것인지 묻지 않을 수 없다.

그런데도 새정치연합 이종걸 원내대표는 "야당은 할 수 있는 모든 양보를 했다"라며 어깃장을 놓고 있다. 실제 그는 "박근혜정부는 세월호특별법을 무력화시키고 진실규명을 가로막는 시행령을 강행했다"며 시행령을 고치지 않는 한 공무원연금개혁 처리를 하지 않겠다는 뜻을 분명히 했다.

그러면서도 공무원연금법을 세월호특별법 시행령과 연계해 발목 잡는다는 비난에 대해선 "신뢰를 주장하는 야당에 대한 모독"이라며 발끈하고 있으니 참으로 어이가 없다.

과연 이렇게 ‘발목잡기’에 집착하는 정당이 돌아선 국민의 마음을 되돌릴 수 있을지 의문이다.

지금 각종 여론조사를 보면, 별로 잘하는 것도 없는 새누리당 지지율은 40%대를 돌파한지 이미 오래다. 반면 제1야당인 새정치연합의 지지율은 20%대의 깊은 수렁에서 좀처럼 빠져 나오지 못하고 있지 않는가.

물론 당내 친노-비노 계파 갈등이나 4.29 재보선에서 참패한 문재인 대표의 무책임한 모습 등에 국민이 실망한 탓도 있겠으나, 그보다 더욱 국민을 분노하게 하는 것은 사사건건 상관없는 법안을 연계시켜 발목 잡는 태도일 것이다.

새정치연합이 국민을 상대로 전쟁을 하겠다면, 계속 그렇게 하라. 그렇지 않다면, 이제라도 그런 못된 습성을 버려야 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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