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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야당인 새정치민주연합을 바라보는 호남 민심이 심상치 않다.
실제 새정치연합 전남도당과 전북도당이 내년 총선을 앞두고 실시한 여론조사 결과는 가히 충격적이었다. 전남과 전북 22곳의 국회의원 지역구 가운데 새정치연합의 지지율이 아직 만들어지지도 않은 ‘야권 신당’보다 높은 곳은 단 한 곳에 불과한 것으로 알려졌다.
구체적으로 새정치연합 전남도당이 지난 10∼12일 사흘 동안 전남지역 유권자 1만1000명을 대상으로 실시한 여론조사(표본오차는 95% 신뢰수준에 오차범위 ۭ.09%P)결과를 살펴보자.
전남 국회의원 지역구 11곳 전 지역에서 야권 신당의 지지율이 새정치연합을 크게 앞섰다. 야권 신당 지지율은 44.2%, 새정치연합 지지율은 29.5%, 새누리당 5.8%다. ‘잘 모르겠다’는 응답은 16.7%로 나타났다.
새정치연합 전북도당이 최근 전북도민을 상대로 자체적으로 여론조사를 한 결과 역시 크게 다르지 않다고 한다.
전북도당 관계자는 “전북도당이 최근 전북에 거주하는 유권자 5000여명을 대상으로 여론조사를 한 결과 차기 총선에서 지지할 정당을 묻는 질문에 ‘호남 중심의 신당’을 선택한 사람이 새정치연합보다 높게 나와 당내에서 우려가 커지고 있다”고 밝혔다.
실제 전북 10개 국회의원 선거구 가운데 새정치연합 지지율이 야권 신당 지지율보다 높게 나온 지역은 단 한 곳에 불과했다는 것이다.
그러면 광주의 민심은 어떤가.
아직까지는 광주시당이 자체 여론조사를 하지 않았지만 광주 민심은 되레 전남과 전북보다도 ‘야권 신당’지지율이 더 높을 것이란 관측이다. 지난 4월 재보선에서 무소속 천정배 의원이 광주 서구 을에서 큰 표 차이로 당선된 것 역시 새정치연합에 대한 냉랭한 광주민심이 반영됐다는 것이다.
결과적으로 광주는 물론 전남과 전북까지 호남 전체의 민심이 제1야당인 새정치연합에 등을 돌리고 있는 셈이다.
이 같은 분위기는 여론조사 전문기관이 실시한 여론조사에서도 뚜렷하게 나타나고 있다.
실제 한국갤럽이 지난 7일에서 9일 전국1001명을 대상으로 휴대전화 RDD조사 방식으로 여론조사(표본오차 95% 신뢰수준에 오차범위 ۭ.1%P, 응답률 18%)를 실시한 결과, 야당의 아성으로 불리는 광주와 전라에서 새정치연합의 지지율이 29%로 연중 최저치 수준을 기록했다. 반면 ‘지지할 정당이 없다’는 무당층은 무려 절반에 가까운 48%를 차지했다.
어쩌면 그 무당 층이 ‘야권신당’의 탄생을 기다리는 유권자들인지도 모른다.
새정치연합이 김상곤 위원장을 선장으로 하는 혁신위원회를 꾸리고 몇 차례의 혁신안까지 발표했지만, 혁신위 활동에 대한 간접적인 공감지표인 당 지지율은 여전히 하락세를 면치 못하고 있는 것이다.
물론 새정치연합의 호남 지지율은 여전히 전국 지지율 23%에 비하면 높은 편이다. 그러나 ‘전통적인 야당 텃밭’인 호남에서 전국 지지율 보다 겨우 6%포인트 높은 지지율을 받는다는 건 위험신호임이 분명하다. 호남민심이 새정치연합에 등을 돌리고 있음을 보여주는 지표나 마찬가지이기 때문이다.
그러면 대체 호남 민심이 왜 이처럼 새정치연합에 등을 돌리고 있는 것일까?
혁신위 설치 후 상당시간 흘렀지만 혁신에 대해 당내 공감대는커녕, 야권 지지층마저 회의적인 시각으로 바라보게 만들고 있기 때문이다. 특히 연이은 선거 패배에도 불구하고 친노 패권주의 등을 둘러싸고 당내 내홍을 거듭하는 새정치연합에 대한 깊은 실망감이 표출되고 있는 것이다.
한마디로 호남 민심은 현재의 새정치연합으로는 정권 창출을 기대할 수 없다는 결론을 내렸다고 해도 과언이 아닐 것이다. 사실 호남 민심이 전국의 민심을 대변하는 것은 아니다. 따라서 문재인 대표 등 당 지도부는 이런 호남의 민심을 대수롭지 않게 여길 수도 있을 것이다.
그러나 호남이 ‘야권 민심의 상수’라는 점을 간과해서는 안 된다. 먼저 호남 민심을 잡는 정당이 제1야당이 될 수 있고, 그래야만 정계개편을 주도하는 전국 정당도 되는 것이기 때문이다.
그런 의미에서 호남의 민심은 신당 창당의 바로미터인 셈이다. 그 민심이 지금 새정치연합에 등을 돌리고 새로운 야당의 탄생을 목 놓아 기다리고 있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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